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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두

청주시립미술관

분주하게 준비했던 미술관의 첫 전시는 끝났다. 아쉽기도, 공허하기도 하지만 비어있는 미술관 공간은 금세 새로운 작품들로 채워지고, 어떤 전시일까, 무슨 작품이 있을까 궁금해 하는 관람객들로 가득찰 것이다. 전시가 끝난 이후 미술관 공간은 잠시 동안 자신의 알몸을 들어내고 짧은 휴식을 갖는다. 미술관의 전시장은 수많은 전시의 시작과 끝을 반복하며, 다양한 작가들과 작품을 받아들인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품처럼 다양한 작품을 위해 존재한다.

미술 장르 중 설치미술이라는 형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시장 벽면에 구성되는 이미 만들어진 회화나 조각이 아닌 각종 오브제와 장치를 이용해 전시형태의 변형이 가능하고 장소와 공간속에서 작품이 만들어내는 체험과 소통이 가능한 현대미술 전시형식이다. 설치미술은 작품과 공간을 잇고 공간에 흐르는 결을 읽어낼 힘이 설치될 작품과 그것을 구성하는 작가와 상호작용 할 때 작품이 설치된 공간 전체를 관람이 아닌 체험으로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술관의 전시는 미술관 중심으로 작품을 서술하듯 구성하는데 이는 개별 작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별된 작품들을 나열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대부분 미술사의 중요도에 따라 구성되며, 작품이 걸리는 방식은 해석과 가치의 문제에 대해 논하며 작품형식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전시형식은 현재의 동시대 미술관에 전반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관람객에게 미술사의 흐름을 정리해주는 가장 수동적으로 증명된 작품구성의 최우선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부정적 측면에서 주류의 형식을 규정짓고, 이질적인 것과 구분을 통해 미술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도록 한다.

이러한 신격화된 미술은 동시대 현대미술에서 거부되며 총체적 구현이 아닌 파편화된 개별 작품들이 생성하는 중첩된 의미의 장으로 변화되었다. 이에 전시는 미술관 밖의 공간을 찾게 되었고, 일상의 공간, 선택된 공간들에 침투하여 사회 환경적 문맥에 침입하는 공간을 선택한다. 설치미술이 이러한 공간과 일탈에 중요한 전시형식으로 작용하며 공간자체를 압도하는 스케일로 관람자의 감각에 직접적으로 호소하고 반응하며 시각적 자극들을 제공한다. 또한 미술관에 들어온 일상적 대상들은 작품으로 재탄생하고, 단순한 사물이 아닌 온전히 낯선 물체, 때로는 상상하지 못한 낯설음으로 전혀 다른 대상으로 전환된다. 그것이 미술관이 보유한 전시공간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현대미술 전시는 사회적 소통을 중시하고 일상적인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그곳의 작품들은 때로는 불완전하고 비결정적이며 모순적이여 기존의 관념을 거부한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익숙한 환경이 아닌 일상적인 곳에 놓인 작품은 낯설고 불편하여 어렵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일상적인 공간에 설치된 매력적인 작품을 발견할 때 현대미술의 변혁과 조우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기대할 수 있다.

미술관의 전시는 다시 시작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관람객들과의 교감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에 어떤 작품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그것은 작은 간격과 흔들림, 공간과 공간의 기운을 읽을 면서 자신의 작품 의도를 최대한 보여주길 원할 것이며,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관람객과 소통을 위해 작가들과 소통하고 배치할 것이다. 이것은 어머니처럼 모든 것을 받아주는 미술관 공간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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