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신현준

현대백화점 충청점 판매기획팀장

여름이다. 아침부터 올라오는 볕의 따가움이나 대낮에 온몸을 달아오르게 하는 열기뿐 아니라 이제밤에도 창문을 열어두지 않으면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때, 여름이고 삶도 그 속에 들어있다.

이 더위를 거스르거나 싸울 수 없기에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불과 옷들은 이미 교체했고 세탁과 함께 잘 보관해두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에어컨 필터를 점검했고 선풍기를 꺼내 날개부터 먼지가 모이는 송풍구까지 깨끗이 닦았다. 이렇게 준비를 하니까 땀이 났다. 더위가 함께 올라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켰다. 아! 너무 시원했다.

생활 주기라는 2~3개월의 그림 속에서시원한 여름을 준비하는데, 지금 이 순간 마주친 여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시원함을 안겨준 것은 계획 속의 '여름 보내기'가 아닌 자연스레 더위를 식혀주기 위한 작은 지금의 실체, 한 잔의 물이었다.

우리는 항상 계획을 하며 산다. 하루, 일주일, 한달, 1년, 그리고인생. 그 계획은 목표가 되어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갈등, 극복을 통해 하나씩 성취해 나가고 중간에 수정을 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인생의 목표라는 커다란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게 삶의 전부인데, 가끔 너무 큰 그림을 보느라 내가 맞추고 있는 지금 이 한 조각의 곡선과 그 안에 담겨있는 그림의 신비함을 놓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끼워 맞추려는 이 한 조각이 어느 부분에 들어가서 역할을 해야 하는 미션도 중요하지만, 이 한 조각의 독립된 운명과 위치, 의미가 있을 것인데, 우리는 너무 큰 틀 속에서 작게 끼워지는 부속으로만생각해 각각의 조각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나중에는 미안함을 갖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작은 조각은 순간순간 잊혀질지 모르는 내 인생의 소중한 조각이기 때문이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크고 넓게 보라는 의미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무를 보지않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속속들이 다 안다는 전제를 한 후에 숲을 봐야 한다는 의미가 생략되어 있다.작은 부분이 해내는 제 역할과 기쁨으로 인해 숲 전체가 오밀조밀 풍성해지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각론에 충실하지 못한 총론은 완벽할 수 없고 벽돌 한 장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훌륭한 건물은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 독립된 작은 개체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체가 되는 것은 일, 삶, 사람 등 어떤 것,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가치다. 그러기 때문에 길고 긴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오늘 하루는 매우 소중하다.

오늘 하루 고단한 업무 중 동료가 건네준 음료수 한잔, 와이프가 보내준 아이들의 웃는 사진 한장, 인터넷 자료 검색중에 눈에 들어왔던 메이저리그 김현수의 활약 등 이렇게 순간 지나치는 '계획없는 기쁨'이 오늘 하루를 힘내게 하는 것 같다.

까르페디엠(Carpe Diem). 오늘 하루도, 지금 걷는 이 길도, 얘기를 나누는 소중한 이와의 이 시간도 하나의 작은 퍼즐 조각에 불구하지만, 지금 이때를 의미있게 해줄 나만의 시원한 물 한 잔을 찾자. 그 한 잔의 물 속에는 '당신, 단 한 순간이라도 행복을 위해 살아갈 충분한 가치가 있고,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 이라는 방울방울이 담겨 있다.

더운 여름, 긴 계획도 좋지만, 순간의 물 한 잔을 통해 시원하게지금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