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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현대백화점 충청점 판매기획팀장

"How gentle is the rainthat falls softly on the meadow Birds high up on the trees.(중략)"

요즘 나는 무반주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맞춰 잠에서 깬다. 바로 귀 옆에서 시를 읊어주듯 속삭이며 아침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혜림의 'a lover's concerto'를 통해서다. 영화 '약속'을 통해 잘 아는 사라 본(Sarah Vaughan)의활기찬 목소리와 달리 진혜림이 들려주는 그것은 절제된 감정이라는 공 위에조심스레 촉촉한 아침 이슬을 묻혀 놓은 것 같다.매일 아침피곤함의 연장선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을 털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알람으로 맞춰진 모닝 콜이 멈추면 나는 핸드폰에서 '아침에 듣고 싶은 노래' 폴더를 열어블루투스 스피커로 플레이 한다. 첫 노래는 같은 진혜림의 'a lover's concerto'이고 이어서 'Perhaps Love'와 'Let it be', '걱정말아요 그대'가 뒤를 따른다. 그때쯤이면 최근 더워진 날씨 때문에 거실에서 혼자 자는 나를 찾아 와이프와 두 아이가 각자의 방에서 나와 내 주위로 모여든다. 그리고 자연스레 같이 눕는다. 때로 아이들은 나와 와이프 배를 베게 삼기도 하고,두 돌이 안 된 둘째는 아예 배를 맞대고 올라타 작은 볼 살을 내 가슴에 묻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가만히 두 팔로 살짝 아이를 포갠다. 이어지는 십여 분은 서로 눈을 감은 채 마지막 잠을 보내기도 하고, 때론 웃거나 간지럼 장난을 치기도 한다. 다섯 살 큰 아이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펄쩍 춤을 추기도 한다.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행복한 시간이다.

이렇게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살을 맞대고 웃으며 행복의 시간을 열게 된 것은 모닝 콜 덕분이다. 최초 '알람'이라는 원초적 기능으로서 제때에 일어나기 위해, 늦지 않기 위해 설정한 모닝 콜은 어느 새 우리 가족이 자연스레 모여 함께 새 아침의 기쁨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

이 모닝 콜이 가져다 준 행복을 나는 올해의 일상에서도 연결시키고자 한다. 7월부터 12월까지 남은 2016년은 길다. 그리고 그 후의 인생 또한 길다. 그래서 먼저 7, 8월로 한정해서 행복 키워드를 꼽았다. '휴가, 바캉스, 음…휴가….'

막상 찾으려니까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요소가 없다. 다시 생각을 정리한다. 작은 것부터. '아이들의 성장과 웃음, 부모님의 건강한 모습과 목소리, 야근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팀원들, 힘있게 지도하시면서도 즐거움을 주시려는 리더, 그를 통해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 휴가를 계획하는 설렘, 이번 주 청주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의 선전….'

작은 것부터 꼽으라면 끝없이 많다. 행복요소는 주위에서 항상 우리가 부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핸드폰 스케쥴표에 하나씩 입력한다. 그러면 그날 아침마다 음악을 통해 집에서의 행복과 더불어 또 하나의 행복 키워드로 만들어진 '모닝 콜'을 만날 것이다.

어렸을 때 소풍이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사흘, 이틀 전부터 어떤 간식과 놀이가 있을까를 기대했고, 소풍 전날에는 그 기대와 희망이 너무 커 잠을 설치기도 했다. '소풍' 이라는 모닝 콜 자체 보다는 소풍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행복을 찾았고 하루하루 즐거웠던 것이다.

행복은 환경이나 타인이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행복은 각자가 설정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일이 힘들고 여건이 나를 어렵게 하거든, 내일 아침행복으로 깨우고, 일주일과 한달을 감사의 무지개 다리로 연결시켜 줄 모닝 콜을 찾자. 작은 것부터 그 기대에 찬 모닝 콜에 맞춰 눈을 뜨면 우리는 행복하진 않을 자신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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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