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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묻힌 전국 지방공항 적자구조

정치인 앞장서서 국책사업 갈등 조장 '꼴불견'
17개 시·도에 공항만 19개, 공급 과잉 부채질
관련부처도 수수방관, '갈등조장방지법' 필요

  • 웹출고시간2016.06.12 18:35:15
  • 최종수정2016.06.12 18:35:15
[충북일보] 이달 말 결정 예정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 영남권이 둘로 갈라져 폭발 직전의 갈등이 휘말린 가운데, 정작 전국 곳곳에 난립된 기존 공항의 제구실을 위한 논의는 진척되지 않고 있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민 간 갈등조정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되레 대형 국책사업을 놓고 노골적으로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야 할 청와대와 국무조정실은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도 신공항 정책과 관련해 단 한번도 '소신 행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제시한 공약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남·경북·대구·울산은 밀양, 부산시는 '가덕도'를 입지로 앞세워 유치 경쟁을 벌였다.

총 14조7천억원 규모의 동남권 신공항은 올해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가 예정돼 있다.

국토부 입지평가위원회가 이달 말 공항입지를 발표한 뒤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수년 뒤 착공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총선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 지도부가 부산권 총선 승리를 위해 '가덕 신공항 유치'를 내세웠고, 문재인 전 대표는 아예 "부산에서 더민주에 5석만 주면 이번 정부 내에 동남권 신공항을 착공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더민주는 실제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부산에서 4·13 총선을 통해 5명을 당선시켰다.

현재 우리나라 국제공항만 인천, 김포, 제주, 김해, 청주, 대구, 양양, 무안 등 모두 8개다. 국내공항도 군산, 여수, 포항, 울산, 원주, 사천, 광주 등 모두 7개다.

여기에 향후 추가 건설될 공항은 제주 2공항, 동남권 신공항, 새만금 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 4개를 합치면 국내 공항은 무려 19개나 된다.

문제는 전국 곳곳의 국제·국내공항 대부분이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이우현(경기 용인갑)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공항 중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간 김포, 제주, 김해공항만 흑자였다.

나머지 대구, 광주, 울산, 청주, 양양, 여수, 사천, 포항, 군산, 원주, 무안 등 9개 지방공항은 3년 동안 적자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개 공항의 연도별 적자규모는 △2012년 596억5천600만원 △2013년 619억9천700만원 △2014년 593억6천500만원으로 3년 간 적자규모는 무려 1천81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기존 공항의 적자구조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신공항 건설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들의 대표적인 '치적쌓기 사례'로 볼 수 있다.

여의도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가사업인 국책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총량적 수요를 파악해 국토균형발전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제는 국회의원들도 각종 국책사업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치권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국책사업 갈등조장방지법' 제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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