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문화솟대 - 공기태 청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합창(合唱)은 배려가 만든 화음(和音)

  • 웹출고시간2015.11.29 18:33:59
  • 최종수정2015.12.13 15:28:58
[충북일보] 지난 달 6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는 아름다운 낙엽의 향연을 보여주고 떠나는 가을을 배웅하듯, '가을편지'를 전송하는 자리가 있었다. 청주시립합창단(이하 시립합창단)이 선보인 '가을편지' 공연은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우러진 뜻 깊은 자리였다. 무엇보다 곡의 선곡과 조화로운 화음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헨델의 대관식 송가는 장중하게, 마지막 테마 '가을의 사랑'에서는 단원들이 안무와 대중들에게 익숙한 명곡들 위주로 터치를 해 균형미가 뛰어났다.

공기태 지휘자에게 시립합창단의 역할을 물었다.

"시립합창단은 시에서 운영되는 단체다. 시민의 합창단이다. 어려운 점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문화의 느낌을 반영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면이 있다.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도 해야 하지만, 다소 어려워도 좋은 음악을 소개해야 하는 책무도 있다. 시립합창단은 시민들과 늘 가까이 있으면서 예술적 장르로 성장시키고 공유해야 한다고 믿는다."
지난 5월 시립합창단 공기태 상임지휘자의 취임 후, '카르미나 부라나'를 필두로 브런치콘서트, 숲속콘서트, 오페라 '카르멘', 지난 달 '가을편지' 공연까지 공기태 지휘자가 이끄는 시립합창단 호가 순항하고 있다. 그가 느낀 시립합창단의 첫 만남과 각오는 어떠했을까.

"청주시립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여러 번 연주를 통해서 보고 심사도 했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가진 단원들이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합창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합창은 협동이 필요하다. 화음을 이루는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는 것이 합창이다. 단원들과 합심하여 혼신의 노력으로 합창이라는 진수를 이끌어내 청주의 소리로 남고 싶다."

어떤 지역의 문화예술 척도를 가늠하려면 그 지역의 시립·도립예술단체를 둘러보면 된다. 공연장이 널려 있어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예술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시립합창단의 위상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합창단원들은 그 분야의 전문인이다. 이미 어느 정도 수준의 실력은 갖추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실력보다 팀워크가 필요한 것이 합창의 묘리다. 각 개인의 소리를 융화시키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합창단이다. 다양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다. 시립합창단은 전통 클래식부터 가요장르까지 소화해서 대중들에게 음악적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합창단이다."

지천명(地天命)을 목전에 둔 공 지휘자는 여전히 동안의 모습으로 맑은 느낌이다. 수많은 소리들을 모아 화음으로 이뤄내는 섬세한 손끝의 지휘자를 언제부터 동경하게 됐을까.

"어릴 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종탑을 보고 자랐다. 교회 종탑이 너무 좋았다. 5~6살 때, 찬양대를 들으면서 음악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 단상에서 여러 사람을 이끄는 지휘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음악에 빠져들었고 지휘자의 꿈을 갖게 되었다."

예술인의 특징 중 하나가 무엇보다 개성이 강한 점이다. 그런데 합창은 개인보다는 전체의 화합, 화음이 중요한 분야다.
"사람의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목소리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공명(共鳴)과 울림을 통해 하나가 된다. 성당이나 커다란 공간, 산에서 여러 명이 '야호'라고 소리치면 멀리서 하나의 소리로 들려온다. 울림판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나의 완성된 최상의 합창을 이끌어 내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다."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다양화와 특별함을 요구하는 창조융합의 시대다. '노래만'이라는 인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 달 공연, '가을의 테마'에서 합창단들은 안무와 함께 관객들에게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갈채를 받았다.

"합창단에게 안무는 어려운 일이다. 율동과 노래를 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서로 한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다보니 우스운 일도 많았다. 노래는 뛰어나지만, 반면 몸치인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부딪히면서 이뤄내는 무대도 가치가 있다. 때론 갈등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음악가로서 꿈꾸는 그의 희망을 물었다.

"모든 음악가의 꿈은 최고의 음악이다. 지휘자로서 생각해보면 먼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합창단으로 남고 싶다. 그것이 우선이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 관객들이 좋아하는 음악만 하다보면 대중음악 쪽으로 쏠리게 되고, 무거운 음악을 하게 되면 거리가 생긴다. 그 간극을 조화롭게 메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청주 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위해서도 클래식한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 현대 무반주 음악들도 선보일 것이다. 합창음악 중 클래식은 화음과 가사가 어렵다. 쉬운 해설을 통해 연주를 이어가고 싶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 잡힌 음악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나의 가치다."

다채로운 목소리를 모아 한 폭의 멋진 비단을 펼쳐놓는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윤기윤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이 기사 주변 소식 더 자세히 보기
현재위치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