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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솟대 - 윤성용 국립청주박물관장

배움터에서 여가선용 장소로 박물관에 대한 인식 변화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 반영… 시민 위한 프로그램·문화행사 운영

  • 웹출고시간2015.11.08 17:18:45
  • 최종수정2015.11.08 19:02:43
[충북일보] 만추홍엽(晩秋紅葉). 국립청주박물관을 찾았다.

후덕한 우암산 능선을 따라 동쪽에 자리한 이곳은 그야말로 수려한 풍광의 최대 수혜자다.

자연의 맛을 한껏 살린 돌과 축대, 나지막한 건물의 배치, 개성적인 지붕의 선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우리 민족 고유의 심성과 전통미가 그대로 배어있다.


"멋지지 않나요? 이어령 선생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이라고 극찬했던 곳입니다."

떨어진 단풍잎이 붉은 융단처럼 깔린 그곳에서 윤성용 국립청주박물관장을 만났다.

처음엔 직원식당이었다가 도서실을 거쳐 현재는 시민들을 위한 휴게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박물관 내 북카페에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윤 관장은 '인식의 변화'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박물관의 고유기능은 보관·관리다. 여기서 확대된 기능이 전시다. 과거에는 박물관은 '공부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컸다. 현재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휴게공간이 조성되고,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즉, 주5일제 시행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배움의 목적 외에 '즐길 거리'를 찾으러 박물관을 찾는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 시민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평일 답사프로그램은 선착순 40명을 모집하는 데 10분 이내로 마감된다고 한다. 참여하는 주요 연령대는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이다.

윤 관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을 위한 문화프로그램 양성은 필수불가결하다.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시간이 많은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의 수장고 부족 문제에 대해선 "전국적으로 수장고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에서는 주요 전시물만 보관하고, 나머지 충청·영남·호남 등 권역별로 조성된 창고형 수장고에 옮겨 보관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내부를 둘러봤다. 전시실 중간 중간 복도를 지날 때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게 돼 있다. 참으로 신선하다. 창문을 통해 햇살이 포근하게 들어오고, 그 창틀은 하나의 액자 프레임이 된다. 마치 하나의 전시품처럼.

박물관에 특별전이나 문화행사가 있는 날에는 최소한의 조명과 음향 설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박물관 자체가 자연을 배경으로 특별한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윤 관장은 "국립청주박물관은 자연친화적으로 건립돼 매우 아름답다. 산의 능선을 그대로 따라 자연스럽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 1세대인 故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윤 관장은 "내년에는 건축가로서 뿐만 아니라 예술 후원자로서 큰 업적을 남긴 김수근 선생의 작고 3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전과 학술심포지엄 등 문화행사를 추진해 그의 예술정신을 가슴으로 추모해 보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획전이나 특별전을 기획하는 기준에 대해선 "보통 연 2회 대중을 위한 전시와 조사연구의 성과를 반영한 전시로 진행된다. 이런 상설전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특별전을 마련한다. 내년에 계획 중인 '김수근과 박물관 건축'과 '금속공예 특화 박물관'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국 박물관들이 기본 기능인 전시와 함께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는 등의 파격적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균형문제를 놓고 논란도 있다.

이에 대해 윤 관장은 "박물관은 혈세로 운영된다. 그래서 관람객 없는 '우리만의 잔치'로 만들 수는 없다. 기본적인 박물관의 기능을 넘어서는 과장된 행사가 아니라면 관람객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도의 문화행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박물관에서는 야외나 강당에서 계절별로 음악회 등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호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윤성용 관장은 경북대 사학과를 다니면서 박물관으로 출퇴근하는 꿈을 키웠다. 이후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팀장을 거쳐 지난 2012년 2월 청주국립박물관장에 부임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윤 관장은 "박물관의 '문화 사랑채' 북카페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배우고, 느끼고, 즐기고 갈 수 있는 '시민 사랑채' 국립청주박물관이 되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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