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3.01 17:26:12
  • 최종수정2015.03.01 17:26:12

봄이 오는 청주의 아침이 향기롭다.

아침 햇살을 담은 커피 한 잔과 음악을 곁들여 먹는 '브런치콘서트'가 지난 25일 오전 11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브런치((Brunch)란 아침을 의미하는 블랙퍼스트와 점심을 나타내는 런치의 합성어다.

원래 브런치는 오전을 나타내는 프랑스어 마티네(matinee)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마티네 문화가 하나의 공연문화로 정착된 지 오래다. 파리의 성당에서는 평일 낮 무료 클래식콘서트가 열리며 런던 세익스피어 글로브극장에서는 매일 오후 2시면 연극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브런치콘서트를 기획한 청주시립예술단 김대종(57)사무국장은 "브런치콘서트를 오전 11시로 정한 이유는 주부들이 집안일을 끝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숨 돌릴 여유의 시간"이라며 "단돈 '8천원'으로 간단한 쿠키와 차 를 곁들이며 클래식의 품격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청주시립예술단이 기획한 이번 브런치콘서트는 심플한 소품과 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져 흡사 아늑한 응접실에 들어온 듯 친근감을 주었다.

거기에 디저트처럼 진행자의 해설도 곁들여 주니 감상하는 주부들의 안목이 환해진다.

'커피클래식'이라는 부제를 달고 시작한 이번 공연은 작은 무대에 맞게 프로그램도 실내악과 독주로 구성했다.

첫 연주는 금관악기의 화려한 사운드를 내세워 대중에게 친숙한 곡 '어메이징 그레이스' 와 트럼펫의 현란함과 경쾌함을 느낄 수 있는 르로이 앤더슨의 '나팔수의 휴일' 이 관객을 이끌었다.

두 번째 무대는 바이올린 차석 김근화씨가 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연주자 겸 작곡가 헨리크 비에냐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제1번'이다.

이 곡은 비에냐프스키가 18살 때 작곡한 곡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김근화는 음(音)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은 듯 깨끗하게 빚어냈다.

무엇보다 공연 중간, 청주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의 깜짝 출연은 객석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지휘자의 유학생활 에피소드와 클래식음악의 생활화, 그리고 청주시향의 훈련방법 등에 대해 차분하고 위트 있게 대화를 이끌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오페라 '파우스트'로 유명한 구노의 작은 교향곡 목관7중주의 다장조가 연주되자, 온 몸이 감미로웠다.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감상하니 목관앙상블의 진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플루트 수석 우영욱씨의 연주로 들은 '렌스키의 아리아'는 보다 인상적이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의 2악장에 나오는 아리아로 친구 오네긴과 결투를 앞 둔 렌스키가 부르는 아리아를 플루트곡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인간 세상의 비정함과 무상함을 동시에 집어내야 하는 섬세한 감정을 플루티스트 우영욱은 자신이 가진 음악적 테크닉으로 이끌어냈다.

이번 브런치콘서트의 대미는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였다.

젊은 멘델스존의 힘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이 곡은 우리에게 익숙한 선율이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조화를 이뤄 현악기 특유의 앙상블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청중의 박수를 이끌어 낼 만큼 흥겹고 반가웠다.

다만, 피날레 부분에서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느낌을 주어 아쉬웠다.

이날 브런치 콘서트에 참석한 서연희(37·가경동)씨는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구성과 연주가 마음에 들었다. 정규연주에 비해 한결 가벼운 느낌으로 보니 부담 없어 좋았다"며 "반면 연주자들이 쉽게 생각하면 공연의 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처음 시작이니만큼 매너리즘과 안이한 자세를 경계해 관객들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프로그램의 수위를 적절히 안배했으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015 브런치 콘서트는 2월 공연을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총 10회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티켓을 구매한 모든 관객에게는 공연 전에 로비에서 차 한 잔과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올 상반기에 열리는 브런치콘서트는 △3월 25일 청주시립합창단 '봄, 그 향긋한 느낌 OST콘서트' △4월 29일 청주시립무용단 '여유, 그 설레임' △5월 27일 청주시립국악단 '봄의 플라타너스' △6월 24일 청주시립합창단 '6월의 하모니'로 이어진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