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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는다

기부천사 김해림(27) KLPGA 투어프로

  • 웹출고시간2015.02.16 17:59:50
  • 최종수정2015.02.16 17:59:50
◇재능기부를 말하다


"해미야, 리듬과 템포를 잊지 마."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김해미(16·청안중3)에게 KLPGA 김해림(27)투어프로의 말 한마디는 그대로 뼈가 되고 살이 된다.

해미에게 김 프로는 거대한 산이다.

작년 처음 연습장에서 처음 김해림 프로를 만났을 때는 꿈만 같았다.

TV에서만 보던 프로선수가 눈앞의 현실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김 프로의 말대로 천천히 아이언을 들고 부드럽게 볼을 향해 힘껏 채를 휘두른다.

볼은 멋진 궤적을 그리며 목표점에 안착한다.

"굿~샷!"

기부천사 KLPGA 김해림 투어프로는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제자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김 프로는 제자란 말에 고개를 젓는다.

"제자라니요. 엄연히 스승이 있는데요. 전 그냥 해미랑 연습하는 겁니다. 먼 미래의 동료로요. 아직은 어리지만, 언젠가는 저와 함께 시합을 뛰게 될 겁니다."

현역 투어프로에게 직접 지도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간단한 '원 포인트 레슨'만 해줘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단 한 푼도 받지 않는다. 그냥 자신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준다.

"언니랑 함께 볼을 치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TV에 나오던 언니를 실제로 처음 봤을 때, 잘 믿어지지 않았어요.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세요."

김 프로가 드라이버 클럽을 잡자, 일순 해미의 눈이 커진다. 부드럽게 어깨를 넣고 클럽헤드로 공을 강하게 때리자, 270m라고 쓰여 있는 목표점을 그대로 맞춘다. 마음먹고 날리면 280m도 충분히 날릴 수 있는 장타자로 거듭났다.

◇2014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김 프로는 지난해 드라이버 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중을 불리고 필요한 근육을 함께 강화했다.

그러자 평균 240야드 정도 나가던 드라이버 거리가 260야드로 늘어났다.

"하루 30개씩 계란 흰자위를 먹었어요. 체중을 불리면서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자, 거리가 20야드 이상 늘어났죠."

최근 미국프로골프(LPGA)를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거리와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코스가 점점 길어지고 있는 탓에 거리를 늘리지 않고선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없었다.

KLPGA 투어 7년차 김해림은 2009년에 데뷔해 아직 우승이 없다.

2012년 부산은행·서울경제여자오픈 준우승과 작년 7월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조짐이 좋다.

10위권에 드는 횟수가 늘어났고, 꾸준히 우승을 넘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김해림 프로의 기부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충북 아너소사이어티 11번째 가입자로 이름을 등록하면서 홍보대사도 맡았다.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한 기부자 모임으로 김 선수는 충북에서 11번째, 전국에서 404번째 회원이 됐다.

앞으로 김 선수는 5년간 총 1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고,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2천만 원을 기부했다.

그녀의 기부는 홍보를 위한 일회성이 아니다.

2011년 12월 KLPGA 2부 투어 상금왕에 오른 김해림은 충북 청원군에 우승 상금 중 10%인 610만 원 기탁을 시점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기부는 또 다른 기부를 낳는다

서울서 학교를 졸업하고 프로골퍼로 활동한 김해림이 청주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청주시 오창읍으로 이사한 다음부터다.

전국 투어 등 이동하는 데 허비하는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기 위해 골프 인프라가 다른 지역 보다 좋고 청주공항과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형성된 오창을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것이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알려진 김해림은 "서울보다 이곳 지방이 좋다. 연습에 몰두할 수 있다"며 "이곳에서 얻는 혜택을 지역민들과 나누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해림 프로는 KLPGA투어에서 '기부천사'로 통한다.

2007년 프로데뷔 후 처음 받은 상금부터 현재까지 상금을 수령한 대회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그녀는 왜 끊임없이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일까.

"부모님의 권유에 의해 처음 기부를 하게 됐다. 기부는 돈의 액수를 떠나 행위 자체에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해보면 안다. 결국 나를 위해 하는 것이다. 나의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을 준다면 가치 있는 일이다. 앞으로 1부 투어 첫 우승상금은 전액 기부할 것이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낳았다.

세상과 자신의 몫을 나누고, 골프를 시작한 어린 후배에게는 재능기부를 실천한다.

그녀를 좋아하는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는 또 다른 기부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해림 프로골퍼가 팬클럽 20여명과 함께 "사랑의 연탄나눔"을 2일 청주 사창동 일대의 저소득가정 30가정에 전달했다.

김해림의 팬클럽 '핀 하이 골프'는 2015년 새롭게 기부모임으로 만들었다.

그녀가 작년, 연탄봉사를 할 때 팬들이 손을 걷고 나섰다. 그것이 작은 나눔의 불씨를 만들었다.

올해부터 김 프로가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회원들은 천 원씩 적립한다. 적립금은 연말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

그녀의 상생(相生)의 마음은 다시, 나눔의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핀 하이 골프'모임 임찬수(54)회장은 "김해림 프로의 골프경기도 좋아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좋아 모였다.

나눔에 앞장서는 그녀를 통해 우리들도 뜻을 모아 함께 동참하자고 했다" 라며 "아마도 연말이 되면 400만 원정도 모아질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해림 투어프로의 아름다운 기부는 주변을 환하고 따뜻하게 물들이며 또 다른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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