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8.06.03 21:12: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민선 4기 후반기로 접어들며 ‘경제 특별도’를 지향해온 충북도는 ‘문화선진도’를 중점 도정 시책으로 발표했다. ‘문화선진도’의 요체는 충북문화 헌장 제정, 충북을 빛낸 올해의 역사·문화인물 선양, 문화재단의 설립, 문화예술진흥기금의 확충, 충북문화포럼 운영, 도립예술단 창단, 문화유산의 전승 및 창조적 계승, 지역특화 문화산업의 활성화, 생활밀착형 문화시설 확충, 메세나 운동 적극 전개 등이다.

이 시책이 발표된 후 충북개발원은 ‘충북도 문화발전 중장기 계획(안)’을 공개하며 지난달 27일 문화예술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여기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개발원 측은 ‘문화선진도’발표와 타이밍을 맞춘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계획은 지난해부터 추진된 것이다”라고 응수하였지만 두 시책은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물려 있어 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인식을 지워버릴 수 없다.

두 시책이 설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상상을 해도 이를 탓 할 생각은 없다. 문화강도(文化强道)를 지향하는 이런 시책은 다다익선이다. 충북개발원에서 마련한 청사진도 충북도의 ‘문화선진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다만 충북도의 이런 구상이 선언적 의미를 지녔다면 충북개발원의 청사진은 선언적 의미를 구체화하는 실천적 방안을 담고 있다.

300쪽에 이르는 충북개발원의 ‘충북도 문화발전 중장기 계획’을 보면 충북도 문화선양의 지향점을 명시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점을 적시하고 그 해답을 구하는 데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중원문화권의 설정, 문화 인프라의 구축, 문화예산 및 충북도 문예진흥기금의 확충, 문화재단 설립, 메세나 운동 등에 관한 것을 총 망라하였다. 계획의 일부인 나제(羅濟)문화권, 직지문화권의 설정 등에 대해선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충북도의 문화발전을 이끌고 갈 문화청사진으로 손색이 없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속앓이는 이런 문화비전이 불충분해서가 아니라 실천적 의지를 얼마나 담고 있느냐에 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계획에 그치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충북도 문화예술인들은 여기에 대해 누차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10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구상이 나왔었는데 실천된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예를 들면 도립미술관, 시립미술관의 경우 20여 년 전부터 예술인들 간에 논의된 사항인데 여태껏 성사되지 않고 있다.

교육문화도시, 더 나아가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하는 이곳에 도립, 시립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여간 창피한 일이 아니다. 다행히 이번만은 충북도에 이어 충북개발원의 청사진이 제시되었으므로 의심의 여지는 없으나 과거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일단의 문화예술인들은 ‘믿어도 되나요 충북도의 그 발표를’하는 식이다. 그 계획이 차질 없이 수행된다면 충북도는 획기적 ‘르네상스’를 맞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창작공간에서, 집필실에서, 무대에서 창작의 열기가 넘쳐나고 거리에서는 마임 극이나 퍼포먼스가 열리며 무심천 제방에서 이젤을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는 ‘청주 판타지’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연중 문화예술의 향기가 도시를 감싸고 세계인의 발길이 그것을 보려고 찾아드는 세계적 문화도시를 꿈꿔 보는 것이다.

경제와 문화는 상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동전의 앞뒤와 같은 ‘짝꿍의 개념’이다. 경제와 문화는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두 바퀴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의 큰 바퀴와 대조적으로 문화라는 아주 작은 바퀴를 양쪽에 달고 수레를 끌었기 때문에 선진국의 문턱에서 모가지가 꺾인 풍뎅이 마냥 제자리를 맴돌았던 것이다.

문화는 이제 단순 소비가 아니가 생산자가 되었다. 문화의 부가가치는 웬만한 기업의 매출액을 훌쩍 뛰 넘고 있다. 21세기에는 문화산업을 선점하는 나라가 경쟁대열에서 우뚝 서게 된다. 사람은 밥만으로 살 수 없다. 육체적 에너지 못지않게 정신적 에너지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정신적 에너지의 공급원은 바로 문화예술에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은 시점에서 우리의 정신적 국민소득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도 2~3천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다. 정신문화와 물질문명이 균형을 이룰 때 그 지역은 비로소 풍요로운 고장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특별도를 외치며 15조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하였으니 이제는 문화특별도로서 뭔가 특별한 게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지역 주민들이 문화의 포만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전국 각지, 세계 여러 곳에서 충북의 문화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그런 날들을 기대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