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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여행 - 양양 휴휴암(休休庵)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휴식…쉬고 또 쉬어가라

  • 웹출고시간2013.09.15 19:32:45
  • 최종수정2014.01.12 15:56:28

늦은 오후, 동해의 푸른 바다에 앉아 본다. 강릉에서 속초 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약 40여분 달리다 소돌항을 지나면 바닷가에 자리한 작은 암자 휴휴암을 만날 수 있다. 이름도 휴휴암(休休庵,) 즉 '쉬고 또 쉬는 절,'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만난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느낌이랄까. 휴휴암에 펼쳐진 풍경은 그대로 휴식이다. 작은 절과 이어진 너른 바위는 바다 물위 평상(平床)처럼 펼쳐져 있다. 너른 바위를 호위하는 듯한 주변 바위들의 각종 형상은 방문객의 작은 탄성을 끌어낸다. 맨발로 걸어 가 그대로 드러눕고 싶어진다.


휴휴암의 주지 홍법스님이 이곳에 암자를 짓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지 4년째 되던 해, 무지개가 뜨는 해변에 누워 있는 관세음보살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철썩거리는 파도 사이에 뽀얗게 드러난 형상은 그대로 '관세음보살상'이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넉넉한 몸피의 달마상도 닮았다. 그의 얼굴에 어린 미소는 때론 환하게 보이지만, 조금만 방향을 빗겨 바라보면 세상을 조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와(臥)불상 우측에는 관세음보살상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의 거북바위와 선명한 발가락 모습의 발 모양 바위, 그리고 손가락을 가만히 말아 쥔 모습의 주먹바위 등이 어울려 인간의 상상(想像)으로 절 하나쯤 뚝딱 만들어 낸다.


"어머나, 이게 뭐야? 다 물고기야?"

"고기 반, 물 반이 아니라 이곳은 전부 고기네?"

잠시 쉬어가려 휴휴암에 들린 관광객들이 너른 바위로 왔다 뜻밖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너른 바위 주변으로 몰려드는 검은 물고기 떼의 기습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들이다. 고기떼가 몰려온 것은 벌써 1년 전이란다. 이곳으로 몰려온 물고기는 주로 몸길이 10~50㎝ 내외의 우럭과 황어, 놀래미 등이다.

이들은 올 3월 초순부터 이곳에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은 만여 마리로 불어나 때 아닌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물고기 떼들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친 파도에도 흩어지지 않고 주변 바위틈에 몸을 피했다가 햇살이 나면 어김없이 이곳으로 몰려든단다. 물고기 떼가 몰려든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방생용 물고기와 먹이를 파는 상인은 "너른 바위에서 관광객이 먹이를 던져주니 물고기들이 찾아 온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무리지어 왔다 가곤 했지만, 지금은 아예 바다로 나가지 않고 이곳에 정착한 것 같다."라고 말한다. 새우깡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 떼들은 이곳의 엄청난 물고기 떼를 눈앞에 두고도 잡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고기 또한 힘들게 물살을 가르며 먹이를 찾기보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손쉬운 양식에 마음을 빼앗긴 모양이다. 어쩐지 신기하면서도 씁쓸한 장면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바다는 경이롭다. 바다를 가득 채우는 빛은 부유하듯 흔들거리며 바다와 한 몸체를 이룬다. 바다에 실린 빛들은 산등성이로 넘어가는 해의 마지막 흔적이다. 빛들이 수평선에서 연안으로 퍼져가다 사라지면, 남아 있는 빛의 잔영은 휴휴암과 너럭바위 그리고 사람들을 하나의 풍경으로 남겨 놓는다. 너럭바위에 서 있으면, 그대로 바다 위에 떠있는 느낌이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다 그대로 바람이 되고, 바다가 되어 동화될 것 같다. 내 안의 미움, 분노, 질투, 탐욕, 시기, 증오, 갈등과 대립, 환희의 백팔번뇌가 바람에 그대로 씻겨지고 빈자리에는 바다 위에 금방 떠오른 달만 덩그렇게 놓여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숙박을 할 수 있다면 바닷가 옆 민박집(033-671-0093)에 하룻밤 묵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집 마당에서 바라보는 일출 또한 장관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 해돋이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나서거나 높은 곳 어딘가를 올라야 한다는 부담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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