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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8.11 15:36: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어부의 요새. 1899년에서 1905년 사이에 지어졌으며 도나우강의 어부들이 강을 건너 기습적인 적을 막기 위해 요새를 방어하였다는 유래에서 그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는 '마챠시사원'과 바로 인접해 있는데, 헝가리에서는 '겔레르트 언덕' 다음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아름다운 도나우강, 마챠시 사원, 국회의사당을 비롯하여 부다페스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어부의 요새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어부의 요새와 기마상

교과서에서 주로 슬픈 노래의 주인공으로 자주 나오던 음악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중 '헝가리 무곡'이 분명하게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음악교육과였던 나는 대학교 때 이곡으로 합주를 했던 경험이 진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뽀족한 고깔 모양의 일곱 개의 타워로 설계되어 있고, 각 타워들은 수 천년 전에 나라를 세운 일곱 개의 마자르족을 상징한다고 한다.

19C에는 어부들이 여기에서 적의 침입을 막았기 때문에 이곳을 '어부의 요새'라는 의미에 걸맞게 전망이 매우 좋다고 하는데 오늘은 운 좋게도 날씨가 쾌청하여 이곳에서 페스트 지역과 멀리 평야까지 볼 수 있는 행운까지 거머쥐었다.

하얀 빛깔의 뾰족 지붕 요새 위에서 도나우 강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기마상은 헝가리 최초의 국왕인 '성이슈트반'으로 기념비에는 그의 생애가 오밀조밀하게 묘사돼 있다.

어부의 요새

사람들이 오랜 시간 공산주의와의 싸움으로 지쳐 있는데다가 날씨 영향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고 하니, 가슴 한구석이 짠하게 무너져 내리 듯 시려왔다. 이곳 헝가리 날씨는 늘 어둡고 해를 보는 날이 거의 없다고 하니 이런 침울한 분위기 때문에 세계에서 자살율이 가장 많은 나라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듣고 나서 보는 헝가리의 고독과 애환이 거리 곳곳에 스며 있어서인지 참으로 애잔한 마음이 가슴 깊이 밀려 들어왔다. 앞으로 더욱 활기찬 모습으로 변모해 갈 헝가리를 꿈꾸어 보며 나도 어느덧 이곳 사람이 다 되어 한가지로 꿈꿀 수 있음에 감사했다.

구소련 공산주의 철의 장막이 걷히고 서구 자본주의의 물결이 확산되어서인지 첫인상은 이 나라가 빠르게 발전하고 번영하고 있다는 점을 거리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오랜 고생 끝에 찾아온 자유에 대한 열망의 나라에서 만나는 '어부의 요새' 위에서 바라본 풍경 하나하나에 애착이 가기 시작했다.

헝가리 역사 속에서는 그 조상들이 몽골족의 피가 섞여있다고 한다. 지금은 많은 시간 덕분에 서구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어부의 요새' 모태가 된 7개의 부족을 상징하는 탑들이 몽골족의 천막과 많이 닮았다는 것도 그 때의 생활상을 잘 나타내주는 듯 하다.

버스에서 듣는 헝가리의 슬픈 음악들이 이곳의 정취에 더 빠져들도록 최면을 걸었다.

# 흰드레스를 두르듯 아름다운 마챠시 사원

컬러 타일을 붙여논듯 화려한 빛깔의 마챠시 사원.

아리다운 신부의 미소를 닮은 마챠시 사원. 13세기 몽골 침입 이후 부다왕궁과 함께 만들어 졌다고 전해진다. 이 성당의 이름은 헝가리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마챠시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으로 역대 왕들의 대관식과 결혼식이 이곳에서 이루어져 '대관식성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었으나 14C때 지금의 신고딕 양식으로 개축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이유로 내부는 이슬람적인 분위기가 풍기며 여러 가지 원색 타일을 사용한 지붕과 내부 장식이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데 일조하였다. 현지 가이드의 리얼한 설명 덕분에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고 헝가리 역사에 대해 다시 듣는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다른 유럽의 교회들만큼 크지는 않지만 시기별로 다양한 양식으로 개축되었기 때문에 비대칭적인 모습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 이슬람사원으로 쓰여서인지 모양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무늬나 색감이 유럽의 교회와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과거 헝가리 이중 제국 시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대관식이 열렸던 곳이라 그런지 그 때의 화려함과 숭고함이 오랜 세월을 초월하여 아직도 그 때의 맥박이 뛰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날을 보내었다.

동유럽 여행의 특징은 오전에 관광을 하고 점심을 먹으면 이웃 나라 국경을 넘는 일로 오후의 일정을 보내었다. 말하자면 하루 종일 관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나절만 관광을 하고 나머지는 버스 안에서 4-5시간 정도 창밖의 경치를 보며 간다든지 피곤하면 눈을 붙이고 다음 여행을 위해 재충전을 하는 일 등을 반복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짜여져 있다.

동유럽 여행에는 반 정도는 공무원 출신으로 퇴직하신 분들이 많았고, 나머지 반은 40대 정도로 보이는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자녀들과 함께 동반해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두들 즐기는 것의 참의미를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대다가 여행 경험도 풍부하였으며, 그중 부부팀으로 아들과 함께 온 팀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유인즉 아들이 하는 말이 한국에 있을 때 부모님이 이렇게 다정하게 지낸적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여행이란 부부간의 없던 금슬까지 챙겨주는 오묘한 마법의 힘이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여행은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하고 분주함을 일상으로 만들었던 조건으로부터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되돌려 놓는 작업이라고 한다. 위급한 때일수록 작은 여유로움을 챙기는 것만큼 지혜로움은 없다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는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칫 멈칫거리기 일쑤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잘 풀린다는 이야기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 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행은 생각을 받아내는 숭고한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함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로 성장시키는 위대한 힘을 전해주는 인간이 누리는 최대의 축복인 것이다.

# 아름다운 신의 얼굴 부다왕궁

아름다운 신의 얼굴 부다왕궁의 입구

드라마 '아이리스' 의 배경이 되었던 부다왕궁.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빛나는 이곳은 우리나라 서울시보다 인구가 적은 나라인데, 노벨상 수상자가 무려 19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 중 기초 의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12명이나 된다고 하니 의학이 극도로 발달된 나라임에 틀림없다.

13세기 몽고 침입 이후에 '에스테르곰'에서 이곳으로 피난 온 '벨라 4세'는 방어를 위해 높이 솟은 부다의 언덕에 최초로 왕궁을 지었다. 이후 마차시 왕 시절에 모든 건물들은 르네상스 스타일로 변형되었고, 궁전은 중부 유럽의 문화, 예술, 정치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17세기에는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지아'에 의해 현재의 크기로 개축되었고, 지금은 역사 박물관과 국립박물관, 국립도서관 등으로 쓰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현장을 복구하면서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었는데, 이 유물들은 역사박물관에 고스란히 전시되어있다고 한다.

왕궁을 둘러보면서 그 거대한 몸집에 놀라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칙칙하기만한 날씨에 오묘한 분위기의 이곳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신비한 매력에 푹 담금질된 느낌이어서 쉽게 떨쳐버릴 수 없었다.

헝가리는 개혁의 물결이 요동치고 있는 나라이며 공산 이데올로기가 무너진 동구권 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와보니 이런 현상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세체니 다리를 중심으로 나뉘어 있는 '부다 지역'과 '페스트 지역'

부다페스트의 문화유적은 대부분 '부다지역'과 '페스트지역'에 골고루 산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체니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부다 지역, 다른 한쪽은 페스트 지역으로 나뉘는 것 또한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부다 지역에는 부다성과 왕궁 일대에 역사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밀랍인형전시관 등이 있으며, 특히 이곳에 우리가 둘러본 마챠시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페스트 지역에는 영웅광장, 루터교회, 110년된 지하청, 성스테판 성당, 국립박물관, 란치드, 세체니 온천, 시민공원, 현대미술관, 고전미술관, 공예박물관, 마르기뜨섬, 바치우쩌 등 유명한 관광 명소들이 손꼽히고 있다.

부다왕궁의 모습들.

'부다왕궁'은 적으로부터 방어할 목적으로 높은 곳에 지어졌다는 이유를 가이드를 통해 전해들었다.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부다지역 높은 곳에서는 세체니 다리의 웅장하고 늠름한 모습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고 다리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도나우강이 드넓은 평야처럼 물결치고 있다.

왕궁의 서쪽에 멋진 조각상들은 헝가리 민족과 1차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인 '마자르족'의 사냥을 나타낸 분수 조각상인데 진짜 개들이 살아움직이며 달려들 것 같은 모습은 실제 보지 않고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생동감이 넘쳤다.

우리는 도나우 강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정담도 나누며 내려오는데 이런 음울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큰 딸의 예술적 기질은 점점 짙어져 갔다. 평소 책을 좋아하고 악기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회색빛 도시의 풍경들은 아주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이곳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요즘 들어 칙칙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큰 딸이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인생에서 이런 모호한 분위기가 마치 청춘을 대변이라도 하듯 불확실하고 모호한 자신을 닮아있다고 느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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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