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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20 15:38: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혜철

옥천 대성사 주지

전 세계가 점점 거대한 거미줄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스마트 폰이 출몰하면서부터 더욱 신분이 노출 될 위험에 처해있다.

나 같은 스님에게 캐낼 것이 뭐 있으랴만, 사찰이니 뭐니 자꾸 떠들어대니까, 가끔은 레이더망에 걸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청주 여자교도소 법회가 있는 날이었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진참회의 한 구절이 갑자기 떠올랐다.

일념돈탕진(一念頓蕩除). '한 생각으로 참회하면 그 죄가 찰나에 소멸되고 일념(一念)은 지극한 마음이며, 부처님의 마음과 한마음, 한 생각이 될 때 그 죄가 소멸된다'는 얘기다.

관세음보살 어머니가 보내온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창으로 보이는 녹음들, 설핏 꽃이 반발한 들녘을 바라보니 호흡 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그 향기가 관세음보살님이 뿜어내는 것 인양 가슴이 따뜻해져왔다. 아직도 어머니 품속 같은 포근한 느낌에 젖는 것을 좋아하다니 웃음이 피식 나왔다.

오전 10시 교도소 정문을 통과하고, 여자 수용자들이 모여 있는 법당으로 향했다.

철커덕! 여러 차례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그 소리가 가슴 속을 아릿하게 헤집어 놓는다. 얼마나 많은 수용자들이 이 문을 통과할 때마다 세상과의 단절을 느껴야했을까. 그 고통이 고스란히 내게로 다가온 것이다.

관세음보살 어머니! 입안에서 맴돌고 있던 그 소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이었다.

아기를 안은 젊은 수용자가 내 앞으로 지나갔다. 아기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 해맑은 아이에게 제 어미의 죄가 걸림돌이 되지 말아야할 텐데. 돌아서서 그 불자의 뒷모습을 향해 합장을 했다.

법당 안으로 들어서자, 대부분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3년 만에 오는 발걸음이었다.

그동안은 남자교도소에서 법회를 가졌었다. 잠시 부처님께 알현을 하고, 불자들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몇몇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아, 모두가 진 참회를 한 수행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목탁을 치고 있던 반장님이 나와 눈빛이 마주치자,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분은 관세음보살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십년 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지낼 때만해도 몹시 힘들어했던 수용자였는데, 이제 죄를 짓고 들어오는 신참 수용자들에게 진참회의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인연이 떠올랐다.

이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고통을 나누는 동안에도 알 수 없는 레이더망에 걸려 옴짝할 수 없는 나를 발견했다.

그건 바로 부처님의 천개의 눈과 천개의 팔 안에 살고 있는 우리 중생들의 그 모든 것들이었다.

크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결코 크지 않는 것들이었으며, 작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결코 작지 않는 것들이었다.

합장을 하고 있는 여자 수용자들의 진참회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문득, 이 모든 이들의 죄가 모두 없어져 남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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