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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수필가

인류 역사는 언어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덴동산에서도 언어가 있었고 선사시대부터 인간은 말을 하면서 살았다. 지금처럼 체계적이진 않았지만 언어가 있어서 소통했고, 언어의 발전과 함께 인류는 눈부신 발달을 해왔다. 언어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환경, 인격의 수양 정도를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나들이 가는 관광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신을 소개하는 순서가 되자 어느 여성이 '삼행시'란 말로 삼행시를 짓겠다면서 운을 띄우라고 주문했다. 좌중이 삼! 하고 외치자 '샴푸로 머리를 감았다.' 행! '헹구고 또 헹구었다' 시! 하자 억양에 힘을 주더니 'x발 퐁퐁 이잖아!' 하고 쌍 시옷자로 농도 짙은 말을 하는 바람에 나는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밉상으로 들리지 않았다.

삼과 샴, 그리고 행과 헹, 머리글자가 전혀 다르지만 발음상 뜻이 통하는 국어의 특성을 살린 광의의 유머는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언어의 일탈과 변칙을 담은 유머가 지나치게 만연하여 세종대왕이 노하시겠다는 부정적인시각도 있지만, 비규범적인 말의 일탈성이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서 유대 강화 동기가 되기도 하니 아이러니다. 신세대들 간의 일탈언어가 그날 기성세대인 내게 먹혔다.

가족처럼 지내는 교우가 티코를 몰고 가다 대형트럭과 충돌한일이 있었다. 티코는 휴지처럼 구겨졌는데 하나님은혜로 논바닥으로 튀어나가 타박상만 입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누군가 내게 전해 줄때 대형트럭과 티코가 충돌하여 티코는 휴지조각 됐고 그는 병원에 있다는 말을 먼저 한 다음, 타박상만 입은 말을 나중에 말했다. 그 정도 사고면 죽지 않았다 해도 중상 아니던가. 무사함을 알기까지 심히 놀라 정신이 없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화자가 발화할 때 순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언어의 중요성을 성경은 여러 곳에서 강조한다. 예수님은 말로 병을 고치시고 사탄을 물리치셨다. 죽고 사는 것은 혀의 권세에 달렸다 했고, 혀는 곧 불이며, 온몸을 더럽히는 악이고 사람을 죽이는 독이라는 말씀도 하셨다. 반면 지혜로운 자는 입술로 스스로를 보존하며 사람을 살리며 입의 열매로 복록을 누린다고 가르친다. 그 외에 여러 곳에서 스스로 삼가 조심하여 언어를 사용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사람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만 한다. 국어를 파괴하는 지나치게 축약한 말이나 자음모음을 해체한 오락성을 담은 말을 권장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화자의 기술에 따라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사람을 울리기도 하고 웃게도 하는 것이 말이다. 허위가 아닌 사실적인 교통사고정보는 전달하는 화자로 인하여 나를 놀람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언어의 일탈과 변칙성을 띈, 규범을 벗어난 짧은 유머 한 토막은 나를 맘껏 웃게 했으니 언어 사용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국어의 격을 하락시키지 아니하면서 상대방을 웃게 하는 유머들은 무엇일까. 화자나 청자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건강하고 착한 유머 공부 좀 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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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