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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09 19:41: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임진년을 맞이하면서 온통 세상은 흑룡의 이야기가 난무한다. 승천하는 용을 노래하고 비룡이 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용틀임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선거철이기도 하니 잠룡들이 고개를 들고 세상 밖으로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벌써부터 자기를 알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면서 지지층을 확보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세상은 다원화 되면서 일방적인 상의하달식의 권위주의는 사라지고 아래로부터 의견이 상달되고 있고, 절대적이던 종교의 영역도 세속화 되어 가고 있으며, 개성이 존중되고 지시나 명령보다는 대화와 소통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1%의 독점에 이끌려 가는 시대가 아니라 99%의 사람들이 숨겨놓았던 목소리를 드러내는 세상이다.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절박감에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서민들과 소통을 하기위해서 갖가지 방책을 내어놓기도 하고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올 한해는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는 말들이 얼마나 난무할 것인가.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가져올 불신과 냉소는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정이신 법전스님의 신년 법어 중에 "비우지 않고는 일체를 포용하는 기략을 얻을 수 없으며 낮추지 않고는 바다 밑 소리를 듣는 귀가 열리지 않습니다"라고 하셨다. 자기만을 위해서 채우려고 욕심이 있는 사람은 일체를 담을 수 없으며 자기를 낮추지 않으면 민심의 소리를 어찌 들을 수 있을 것인가. 진정한 마음으로 자기를 낮출 때 작은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명재상이었던 맹사성이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이제 막 군수가 되려는 자만심 가득한 어느 날, 유명한 선사를 찾아가 선정을 베풀기 위한 자문을 구하게 되었는데, 선사는 맹사성의 큰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나쁜 일은 하지 말고 착한 일만 많이 하라."는 상식적인 말만 하였다. 그런 선사의 말이 너무도 못마땅했던 맹사성이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던 찰나, 선사가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권했다. 맹사성이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자 이윽고 선사가 맹사성의 찻잔에 찻물을 따르는데, 찻물이 차 넘치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따라 붓는 것이었다. 맹사성이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신다고 소리치자 선사가 "찻물이 넘쳐 방바닥 적시는 건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른단 말이오!" 선사의 말에 맹사성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서둘러 방을 나서려다 그만 문틀에 이마를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선사가 빙그레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소이다." 이후 맹사성은 자신의 알량했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평생 겸손한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고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많은 불자들로부터 존숭을 받았던 성철스님은 수행자들은 좋고 영광스러운 것은 항상 남에게 미루고 부끄럽고 욕되는 것은 남모르게 내가 뒤집어쓰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하시면서 마음을 낮추는 하심의 5가지 덕목을 강조하셨다. 그 덕목의 첫째는 도가 높을수록 마음은 더욱 낮추어야 하니 모든 사람을 부처님같이 존경하며 원수를 부모와 같이 섬기며, 둘째는 어린이나 걸인이나 어떠한 악인이라도 차별하지 말고 극히 존경하여야 한다. 셋째는 낮은 자리에 앉고 서며 끝에서 수행하여 남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 넷째는 음식을 먹을 때나 물건을 나눌 때 좋은 것은 남에게 미루고 나쁜 것만 가지며, 다섯째는 언제든지 고되고 천한일은 자기가 하여야 한다. 아만심에 들뜨기 쉬운 수행자들을 경계하여 자신을 낮추라고 가르침을 주신 것이다.

임진년 새해에 용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먼저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낮추고 서민의 소리를 경청하는 하심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늘을 나는 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낮추면 온갖 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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