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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19 18:33: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임미옥

수필가

청풍호가 내려다보이는 제천 '금수산' 자락 중턱에 자리한 정방사(淨芳寺), 지리적 조건을 뛰어넘고 절벽위에 지은 매력적인 절이다. 세상과 동떨어진 별천지, 모든 상념들을 내려놓고 며칠정도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 사찰 입구 해우소(解憂所) 문에 '큰 근심' '작은 근심' 이란 글씨가 붙어있는데 내부풍경이 이색적이다. 호수 쪽으로 벽 한 면은 칸막이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쭈뼛거렸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다. 울창한 풀 섶 사이로 구름과 바람이 하늘바다에 펼치는 향연을, 아주 특별한 폼으로 쪼그리고 앉아 감상하면서, 작은 근심 한줄기 내려놓는 개운함이라니….

능강계곡 물소리에 보폭을 맞추며 내려오는데, 큰 근심 작은 근심이란 말이 입안에서 맴돈다. 근심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해결되지 않은 일로 속을 태우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근심은 사람의 뼈를 녹이고 기운을 쇠잔하게 한다는 성경말씀도 있고, '근심에 여위고 설음에 살찐다.' 는 북한 속담도 있다. 이는 드러내놓고 슬퍼하는 것보다 속으로은근히 근심하는 것이 더 애타고 몸이 축간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절반이 근심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크고 작은 근심들 속에 묻혀서 산다. 예수께서도 인류구원 대업을 앞두고 십자가를 지기 전날 밤에, 땀방울이 핏방울 같았다 할 정도로 무릎을 꿇고 큰 근심 중에 계셨었다. 돌아보면 나또한 근심으로 속 태우면서 우울하게 보낸 날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의 근심은 예수님이나 바울이 했던 근심이 아닌, 내안에 욕심으로 인한 근심이었다. 내 것이 아닌 것들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따라가며 집착하고, 잡히지 않는 허상들을 향하여 허공에 손을 휘젓다가 내리는 해쓱한 빈손…바로 나의 손이 아니었던가.

네발이 달린 짐승처럼 피도, 눈물도, 감정도 없는 돈이란 놈은 반평생을 근심하며 따라가도 정복할 수 없었다. 건강 또한, 약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지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쉬지 않고 흘러가는데, 사람도 함께 세월 따라서 늙어간다. 사랑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다. 아가페 즉,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사랑도 인간들의 일인지라 언젠가는 변한다. 식어진 상대방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밤을 지새우면서 근심해도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다. 온갖 정성 다하여 키운 아이들도 장성하면 곁에 두고 싶어서 근심하여도 집착일 뿐,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한다.

몇 년 전, 수술 직 후 몸의 기능이 약해지자,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기고 항문의 괄약근마저도 감각을 잃어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큰 근심을 해결하겠다고 소뇌가 요구를 해도 인지를 못하여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니 시도 때도 없이 변이 쏟아져 흘렀다. 그 후 여러 날이 지나서야 정상으로 돌아온 아픈 기억이 있다. 사람이 대소변을 원활하게 본다는 것은, 원초적이면서 심오한 일이다. 이건 당장 풀어야 할 진지하고 당면한 근심이다. 오늘 장가계원가계가 부럽지 않은 자연의 정취를 감상하면서, 스스로 작은 근심한줄기 시원하게 해결하니 참으로 감사한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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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