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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0.18 17:27: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삼국시대에도 성(姓)은 존재했으나 지배층 일부에 국한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성씨제도는 고려태조 왕건이 지방호족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 이른바 사성(賜姓) 정책을 시행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고려 문종 9년(1055) '성씨가 없는 사람은 과거에 급제할 수 없다'는 법령이 공포되면서 성의 보편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성씨 제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족보다. 족보는 핏줄에 대한 종적 기록이지만, 의도적인 대외 과시용 성격도 강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족보에는 '중국에서 건너온 ○○○가 고시조이고, 고려조 △△△가 중시조이다라'는 식으로 유구하게 표현된다.

물론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다. 고려의 의종대의 사료에 "옛날에는 족보가 없어 조상의 이름을 모두 잃었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이는 고려 전기까지는 최소한 족보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후부터 가문 과시용 족보가 많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조상을 바꾸는 것은 환부역조(換父易祖)와 남의 조상에 자신을 이어붙이는 가탁(假託) 현상이 일어났다. 조선시대는 족보에 대한 불법행위는 강상윤리로 다스렸다.

'삼사에서 아뢰기를, 심상운이 환부 역조(換父易祖)한 것과 같은 것은 곧 인륜(人倫)의 큰 변고인데 김상복이 스스로 주장을 하였으니, 하늘이 정한 인륜을 멸절(滅絶)시킨 것은 만번 죽여도 오히려 가벼운 일이며, (…) 청컨대 멀리 귀양보내소서."'-<정조실록>

두 글자 이상쓰는 성을 복성(複姓)이라고 한다. 남궁(南宮)·독고(獨孤)·사공(司空)·선우(鮮于)·제갈(諸葛)·황보(皇甫)씨 등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강전(岡田)·장곡(長谷)·서문(西門)씨는 복성이면서 동시에 희귀성에 속하고 있다. 이중 서문씨는 조선 전기, 그것도 우리고장 청주에 거주했던 것으로 나타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본주의 토성(土姓)이 12이니, 한(韓)·이(李)·김(金)·곽(郭)·손(孫)·경(慶)·송(宋)·고(高)·준(俊)·양(楊)·동방(東方)·정(鄭)이요, 내성(來姓)이 1이니, 황보(皇甫)이요, 속성(續姓)이 1이니, 서문(西門)이요, 없어진 내성[亡來姓]이 5이니…'-<세종실록지리지 청주목편>

청주읍성은 고려시대에도 존재했다. 이 경우 '청주읍성 서문 쪽에 살았기 때문에 서문씨가 됐었나'라는 생각을 갖기 쉽다. 지금도 청주 서문동 일대에는 '서문'이라는 상호를 단 상점이나 음식점이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이때의 '서문'은 청주읍성 서문과 전혀 관련이 없다. 복성 서문씨의 '서문'은 말 그대로 성이고, 그 본관은 '안음'(安陰)으로, 현재 경남 함안을 일컫고 있다. 따라서 본관과 성을 함께 부르면 '안음서문씨'라고 무척 긴 표현을 해야 한다.

서문씨의 시조는 고려 공민왕 때 원나라 위왕의 딸 노국공주(공민왕비)를 따라 고려에 들어와 귀화한 서문담(西門土+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경남 함안 일대에 정착하면서 당시 지명을 딴 안음군(安陰君)에 봉작됐고, 서문씨 후손들이 이를 본관으로 삼았다.

현재 전국에는 1천8백여명(2000년 기준)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지금도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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