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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03 19:30: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전철호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토끼는 만물의 생장, 번창, 풍요를 상징하며 꾀가 많고 영리한 이미지에서부터 겁 많고 약한 동물, 사냥감으로 단골이면서도 재빠르고 성질 급한 동물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불교 설화에서 토끼는 자기희생의 상징으로 묘사돼 있다. 『대당서역기』에 제석천(불교의 수호신)을 위해 스스로를 소신공양하는 토끼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석천이 노인으로 변신해 여우·원숭이·토끼에게 먹을 것을 청했을 때, 여우는 생선을, 원숭이는 과일을 가져왔으나, 빈손으로 돌아온 토끼는 불 속에 제 몸을 던져 제석천을 공양했다는 이야기다. 토끼의 소신공양에 감동한 제석천은 토끼의 형상을 달에 새겨 후세의 영원한 본보기가 되게 하였다고 한다.

토끼는 귀엽고 작지만 영리하고 큰 귀가 있어 항상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의 귀재라고 하니, 신묘년의 덕목으로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기를 권장한다. 지난 한해만 해도 공정사회를 외치면서도 독선이 가져온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오만에서 오는 말실수들이 우리사회를 어지럽게 하였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말을 많이 하면 실수가 많다고 하여 입으로 짓는 구업을 무엇보다도 경계하였으며 수행정진하시는 스님들은 묵언수행을 으뜸으로 삼기도 한다. 법구경에 이르기를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남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하지 말라. 맹렬한 불길이 집을 태워버리듯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게 된다. 자신의 불행한 운명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된다. 입은 몸을 해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다" 하였다.

사람은 입은 하나고, 귀는 둘이다. 어려서부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배운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기 보다는 일방적인 자기 말만 내쏟기에 소통이 단절되고, 대화의 상대가 되지 못하며 그러므로 불신과 오해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래리바커는 20년 이상 연구를 통해 "말을 하는 입이 아니라 말을 듣는 귀"가 모든 대화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 기업에서도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소비되는 비용만 해도 엄청남을 인식하고 CEO들이 먼저 경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형성한다. 부모형제로부터 아내와 남편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 정치적 관계, 국가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관계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이다. 대화란 서로 말하는 행위와 듣는 행위로 구성이 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또 경청하면 그 속에서 지혜를 배우고 사람을 얻게 된다. 대화와 소통의 부재에서 받은 상처와 오해는 귀담아 잘 들어주기만 해도 해결 할 수 있는 것이다. 레바카폴즈는 "서로를 치료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섬김의 정치, 공정한 사회, 소통으로 화합, 상생이라는 좋은 말들만 쏟아냈던 사람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아래로 몸을 낮춰서 상대에게 눈을 맞춘 다음 고개를 끄덕이는 몸짓까지 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준다면 불신과 오해가 하나둘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것이다. 꾀가 많은 토끼는 커다란 귀를 쫑긋하게 세워서 세상소리를 잘 들었기 때문에 지혜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연의 소리도, 생명의 소리도, 사람들의 소리도 귀 기울여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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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