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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성안길 화재에 안전한가

1천100여개 점포 '다닥다닥'… 대부분 30년 넘은 낡은 건물

  • 웹출고시간2010.11.14 18:24: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의 '명동' '성안길'(청주시 상당구 북문·남문로)이 대형화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소화기를 제대로 비치한 매장이 거의 없는데다가 화재감지기가 작동을 멈춘 상가도 있었다. 1.5㎞남짓한 성안길에는 1천100여개의 점포가 밀집돼 있다. 대부분이 3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이라 화재 시 막대한 피해는 불 보듯 뻔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충남 태안의 한 상가에서 시작된 불로 인근 점포 45개가 전소되는 화재가 발생, 성안길에도 화재예방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 소화기 없고 화재 감지기는 먹통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한 상가건물안에 설치된 화재감지기가 전원이 나간 채 방치돼 있다.

ⓒ 강현창 기자
한파가 몰아친 14일 오후 2시,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좁은 골목안 한 옷가게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빈틈없이 진열된 옷가지가 진열돼 있었다. 낡은 전기배선과 난로에서 불꽃이라도 튀면 가게 전체로 불이 번지는 건 막을 길이 없어보였다. 매장 안에는 4명의 손님이 열심히 옷을 고르고 있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소화기 한 대 보이지 않았다.

건물 복도에는 각 방마다 설치된 불꽃감지기를 제어하는 'P형 1급 수신기'가 설치돼 있지만 전원램프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시스템 점검 버튼을 눌러봐도 먹통이었다. 뽀얗게 쌓인 먼지로 보아 고장난지 한참 된 듯 했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소화기나 화재감지기를 관리할 의무는 상점주가 아니라 어디에 사는 지도 모르는 건물주에게 있다"며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관리를 하면 좋겠으나 현행법 상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값싼 가연성 소재… 화재 시 전소 불가피

청주시 사당구 성안길 한 상가 2층에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는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이다.

ⓒ 강현창 기자
옆 건물에서는 상가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었다. 인부들이 사용하는 자재는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채운 일명 '샌드위치 패널'. 이 자재는 불이 붙을 경우 철판 사이로 불이 옮겨 다녀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건물이 모두 불탈 때까지 대책이 없다.

그러나 개업과 폐업이 자주 있는 성안길의 특성 상 빠른 시공성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이 상가 리모델링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건물 인테리어를 불에 타기 쉬운 나무를 사용한 곳도 눈에 띄었다. 한 건물은 1층 입구에서부터 2층에 올라가는 외벽을 전부 목재로 꾸몄다. 보기에는 예뻤지만 불이 붙을 경우 탈출구나 소방용 진입로로 이용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허술한 법규정… 영세상가 화재 사각지대

청주시 성안길 한 상가 내부 계단에 불법 적치물이 쌓여 있다. 이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소방법 위반 사항이다.

ⓒ 강현창 기자
큰 화재는 소화시설이 부족한 작은 가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4일 밤 10시 충남 태안 서부상가의 한 상점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1시간 동안 인근 45개 점포를 모두 태워 소방서추산 3억8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그러나 현행 소방관련법들은 아파트와 백화점, 쇼핑센터같은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연면적 400~600㎡인 중소규모 방화관리대상 건물에 대해 2년마다 있던 정기점검은 지난 2004년 관련법이 폐지되면서 중단됐다.

자동화재탐지설비 설치의무가 없는 연면적 400㎡ 이하의 건물은 소방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돼있지 않다. 성안길 영세상점 대부분이 화재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평주 성안길연합번영회장은 "그 동안 실질적인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신경 쓰지 못했다"며 "우선 소화기 비치와 감지기 작동 유무 등을 번영회 차원에서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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