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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8.10 18:22: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달했다. 이번 주를 고비로 꿀맛 같은 여름휴가는 얼추 끝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여름휴가는 가도 스트레스, 안 가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남들 다 가는 휴가 나만 안 가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족들의 눈초리도 꽤 부담이 된다. '쪼다 남편' 소리 듣기 싫어서 카드빚까지 내며 떠난 휴가는 떠날 때 들뜬 마음과 달리 이내 '왕짜증'에 부대끼게 된다.

고속도로, 국도 할 것 없이 숫제 주차장으로 변한 꼴을 보면 짜증이 안 날 수 없다.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안을 찾자면 족히 10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하고 가까운 서해안이라도 3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런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은 참을 수 있으나 용변문제만은 매우 곤란하다. 남자들은 정당히 해결 한다 쳐도 여자들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우산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딴 사람의 시선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산은 여름휴가의 필수품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부터 피서전쟁은 시작된다. 주차 문제를 필두로 여러 바가지 상혼이 발목을 잡으며 여름휴가의 멋과 낭만을 망쳐놓는다. 숙박시설, 식사대, 파라솔 임대료 등은 무싯날에 비해 껑충 뛰며 피서객을 괴롭힌다. 현지 상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 철 벌어서 일 년을 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항변이다. "까지 것 쓰는 김에 조금 더 쓰지 뭐" 가장의 한숨 섞인 푸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고성방가는 피서객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다. 불결한 화장실,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연신 악취가 진동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으로 오는 게 아닌데..." 피서지를 잘못 선택했다는 후회가 막급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국립공원에서 입장료가 없어진 것만 해도 큰 다행이다. 여름휴가는 당당한 권리인데 어쩌면 의무처럼 느껴진다. 여름피서를 갖다 와야 뭔가 가장 노릇을 하는 것 같고 여름나기의 필수코스를 돌아온 것 같다. 현대인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절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 지친 심성을 추스르고 자기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름휴가를 갖다오면 왠지 모르게 더 피곤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휴가'가 아닌 '휴가전쟁'을 치르고 왔기 때문이다.

휴가가 끝난 후면 비설거지가 일손을 기다리고 있다. 비에 젖은 옷이며 텐트 등을 말리고, 말끔히 정비해야 한다. 이런 물리적인 비설거지는 부지런만 떨면 별 문제가 아니나 마음의 설거지가 꽤나 어렵다. 피서지에서의 추억도 그리 유쾌하지 않았는데 내일부터 출근하여 밀린 일들을 할라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몸의 때는 닦아내기가 쉬워도 마음의 때를 닦는 일은 몹시 어렵다.

이제는 들뜬 마음을 정리하고 차분히 삶의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그게 짜증이 나더라도 실업자보다는 백배 행복한 게 아닌가. 실업자에겐 여름휴가가 없다. 1년 365일이 휴가이니 구태여 휴가를 낼 필요도 없다. 월요일 날 출근하가 싫은 '월요병'이 있듯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에는 이른바 '휴가 증후군'을 앓기 십상이다. 의학적으로 병명이 붙은 것은 아니지만 왠지 밥맛이 없고 매사에 무기력하다. 때로는 일시적 우울증을 앓기도 하며 적응장애가 올 수도 있다. 대개 이런 증후군들은 며칠 있으면 저절로 없어진다.

악기는 연주하기 전에 조율을 해야 한다. 기타라는 악기는 연주할 때 줄을 팽팽히 조여 놓아야 제소리를 낸다. 그러나 연주가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풀어놓아야 한다. 그게 귀찮아 오랫동안 기타 줄을 조여 놓은 채로 방치하면 기타 등이 굽어 제소리를 못 내거나 악기를 망치게 된다. 우리네 일상사도 기타 줄의 조임, 풀음과 같다. 바캉스가 풀음이라면 일상사는 조임이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어느 CM문구가 있다. 아무리 안락한 휴가지라도 집만은 못하다. 굳이 개고생을 각오하며 휴가를 떠나는 것은 집의 고마움을 재인식하는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휴가로 충전된 마음을 정돈하면서 내일을 위해 할 것이 무언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휴가와 직장 일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 기타 줄을 조여 매듯 다시 생활의 끈을 조여 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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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