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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8.22 07:29: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낮선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는 부부의 삶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 단꿈을 꾸는 신혼생활을 제1단계라 할 것이다. 그 달콤한 신혼을 거치면서 자식을 낳게 되고, 양육이란 고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기간을 제2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을 키워서 결혼시킬 때까지 2,30년을 한눈 한번 팔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야만 한다. 이를 농사에 비유한다면 이른 봄에 씨앗을 뿌려 한여름에 땀을 흘려야만 가을에 수확을 거둘 수가 있는 이치와 같다.

맏이를 결혼시킬 때면 개혼이라고 해서 긴장도 하게 마련이지만 둘째 셋째 쯤 되면 이골이 나게 되는데, 이때를 제3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시집 장가를 보낼 때마다 방이 한 칸씩 남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렇게 좁던 집이 점점 커 보이 게 된다. 결국 큰 집에 부부만 남게 되면서 방 하나 씩을 차지하게 된다. 남편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던 아내가 이기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차 한 대를 둘이서 탈 때 아내는 한 번도 세차를 한 적이 없었지만 자기 차를 갖고 난 이후부턴 닦고 쓸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것을 보면서 공산주의가 왜 망했는지, 자본주의는 어째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알게 된다. 비슷한 생각은 외식할 때도 자주 든다. 단 둘이 살다보니 음식을 해 먹는 것보다는 사먹는 게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외식할 기회는 많아지지만 서로 식성이 다른 게 문제다.

젊었을 때의 아내는 남편 식성에 잘 맞추는 편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입맛에 맡는 음식만 먹으려고 든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먼저 가자고 한 사람이 돈을 내기로 한 것이다. 여간해서는 외식하러 가잔 소릴 안하는 아내가 밥을 먹자고하면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난 광복절에 아내는 칼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칼국수를 난 지독히 싫어했다. 그렇더라도 아내가 모처럼 돈을 쓰겠다는 것이니 호의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따라나서기로 했다.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 건 물론이다. 식사 후 다소 멀더라도 우암산 순환도로를 한 바퀴 돌아서 들어가기로 하고 드라이브를 즐기다가는 생태터널 앞에 이르러서 갑자기 산에 오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7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너무 늦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내의 표정을 훔쳐보았다. 아내는 칼국수 때문인지 기꺼이 따라 올라올 기세였다. 우암산을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올라간 것도 처음이었지만 등산길에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것도 처음이었다.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는 생각을 하며 내려오는데 혹시 멧돼지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이 스쳤다. 대낮에 도심에도 나타난다는데 이렇게 어두운 시간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갑자기 야호! 하고 소릴 쳤다. 아내는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혹시 멧돼지 떼가 망중한을 즐기다가 사람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공격을 할지도 모르니까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아내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자주 다니는 산길이라고는 해도 어두워진 상태라서 다칠 위험이 있어보였다. 그래서 아내에게 당신이 만약 멧돼지라면 우리 둘 중에서 누굴 먹겠느냐고 물었더니 신기하게도 아내의 발걸음은 다시 느려졌다. 살집 좋은 남자를 두고 비쩍 마른 여자를 먹을 멧돼지는 없을 거란 계산을 한 때문이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도 헛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여자들이 자식을 키울 때는 남편 말에 순종을 잘하지만 결혼을 다 시켜놓곤 사뭇 달라진다. 몸 달아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잘 살던 부부들이 황혼에 이혼을 많이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노후를 편히 보내고 싶다면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의식으로 아내를 업신여기는 버릇부터 고쳐야 할 것 같다. 아내의 마음은 이미 변해있는데 고집만 부리다가는 홀아비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최종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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