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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7.31 19:00: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알다가도 모를 게 여자의 마음이다. 한 남자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절개가 있는 반면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가 있는 양면성도 있다. 남자 입장에선 자신만을 위해서 순정을 받쳐주기를 바라는 제도가 일부종사로 상징되는 결혼관이다. 허지만 틈만 나면 그 굴레를 벗어나려고 노리는 게 바로 여성의 자유분방한 속성이다. 그런 속성을 이용하는 게 여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5천년 역사는 주변강대국들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아온 수난의 역사였다. 외침을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이 죽고 재물을 빼앗기기 때문이지만 부녀자들이 수난을 당하고 타국으로 끌려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을 하다가 보면 병사들은 주린 배를 채우는 게 가장 급한 일이지만 일단 기아에서 벗어나면 성욕을 채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쟁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것은 부녀자들을 겁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들릴 정도로 부녀자들의 수난은 다반사였다.

허지만 젊은 병사들의 본능을 억제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군령은 없다. 병사들의 사기를 생각해서 모른 척 눈을 감거나 은근히 부추기기까지 하는 게 승자의 야비함이다. 적군에게 무참히 짓밟히는 현장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해야 한다는 게 바로 전쟁의 비극이었다. 문제는 욕을 당하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젊고 예쁜 여자들만 골라서 자기 나라로 끌고 갔다는 사실이다. 당나라도 그랬고, 명나라도 그랬으며, 청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이라고 다를 리 없었다.

심지어 젊은 여자들을 뽑으러 다니는 일을 하는 것도 감투라고 세도를 부렸던 매국노도 역사에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전쟁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여성들의 마음이다. 강제로 욕을 당하는 게 싫어서 자살하는 여성도 있는 반면, 젊음을 밑천삼아 성공해보려는 여성들도 많았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에는 일정시대 조선여인들이 살길을 찾아 하와이로 시집가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미국만 가면 잘 살 수 있다는 꿈에 취해 사진으로 맞선을 본 신랑을 찾아 바다를 건너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7,80대의 노인이었다. 뒤늦게 함정에 빠진 것을 알고 후회를 해봐도 그 함정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말이 통하나, 지리를 알기를 하나, 한 발 짝만 집을 벗어나면 굶어 죽을 판이니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낮엔 사탕수수밭에서 노예처럼 일만 하고, 밤엔 늙은 남편의 성노리개 노릇을 하면서 뿌리를 내린 게 바로 미국 이민사였다. 신기한 것은 그런 오욕의 역사가 5천년이나 이어오다가 우리 시대들어 역전되었다는 사실이다.

거리에서 조선족 처녀와 결혼하라는 현수막을 본 것은 한 참되었다. 얼마 전부터는 베트남이나 필리핀 처녀가 등장하더니 요즘엔 북한처녀에게 장가가라는 말도 보인다. 그만큼 한국은 외국여성들이 동경하는 나라가 되었다. 실제로 우리주변엔 70대 노인이 처녀장가를 들었다거나 자기 집도 못 찾아 갈만큼 저능한 40대가 대졸여성과 결혼을 한 예도 있다. 심지어 간암 말기의 노인이 건강한 여자를 신부로 맞았다고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전쟁 때마다 중국이나 일본으로 끌려가며 절규하던 여인들의 모습이나 하와이 이민사를 떠올리는 건 우리 시대에 역전된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일 것이다. 겨우 사진을 몇 번 보고는 하와이로 시집을 갔던 조선여인들처럼 동남아 여자들이 잘사는 한국을 찾아 무작정 시집을 오고 있다. 실로 5천년 만에 오역의 역사를 역전시킨 것이니 얼마나 감격적인가. 이렇게 좋은 세상이 오래가야 할 텐데, 단 몇 년도 못 버틸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게 필자뿐일까.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살길을 찾아 중국으로 무작정 시집을 가고, 늙은 남편의 성노리개 생활을 하는 세상이 다시 올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드는 건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혼란스럽다는 얘기일 것이다.
/ 최종웅 <논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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