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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내용과 제목에 대하여

신문읽기는 우선 제목이 결정
지나친 충격요법은 자제해야

  • 웹출고시간2009.12.23 15:54: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임병무 논설위원

기사의 제목이 문패라면 내용은 집안사람들이다. 문패만 보더라도 집안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 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제목은 불가피하게 압축미를 가져야 한다. 제목의 조건은 또 있다. 압축미에다 신문 제목으로서 품위를 지녀야 한다. 요즘 신문의 제목을 보면 실로 기발하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재기가 넘쳐흐른다.

신문 편집에서 편집자들은 멋진 제목을 뽑기 위해 머리를 짜 낸다. 근래의 편집은 레이아웃보다 제목 뽑기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신문 매체가 폭주하다보니 독자들의 시선은 제목에 머무르기 일쑤다. 그 많은 신문기사를 하루에 다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선택권은 독자에게 있다. 따라서 신문 읽기의 패턴도 바뀌어 간다.

독자들의 신문읽기는 점차 '읽기'에서 '보기'로 변화한다. 처음부터 특정기사를 읽는 것이 아니라 대충 제목을 훑어본 후에 읽을 기사를 결정한다. 즉 자기에게 관심이 있는 기사 읽기를 제목으로 결정하게 된다. 신문은 저마다 가독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해법은 탑재된 양질의 콘텐츠에 있는 것이지만 제목이 신통치 않으면 고급의 콘텐츠라도 외면을 당하게 된다.

독자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면 선정적인 제목을 뽑기가 일쑤다. 편집자들은 제목이 다소 충격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야한 제목도 불사한다. 그러나 독자들도 신문의 그런 충격요법에 상당한 면역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자꾸 충격요법을 쓰다보면 약발이 줄어든다. 나중에는 웬만한 충격으로는 반응하지 않는다. 독자와 영합하는 상업적 속성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다. 제목의 과잉처방은 금물이다. 적당히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신문마다 특성이 있고 격(格)이 있다.

편집자들은 말한다. "개발 새발 써와도 때 빼고 광내는 것은 편집부라고..." 시장을 봐 오는 것이 시원찮으면 요리도 그저 그렇다. 그러나 훌륭한 주방장은 빈약한 장보기에도 맛깔 나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그것이 편집부의 마술이다. 편집부가 마술을 부리기전, 일선 기자는 기사작성 시, 편집자를 홀리게 한다. 거창한 리드기사, 그럴싸한 가제목을 달아 온다. 그런 기사의 상당부분이 끝까지 읽어보면 알맹이가 없거나 부풀리기 기사다. 그래서 어떤 신문사는 편집 데스크로 넘어가기 전, 기사의 가제목을 달지 못하게 한다. 가제목에 편집자가 현혹되기 때문이다. 취재기자와 편집기자의 신경전은 날마다 계속된다.

기사의 제목과 본문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편집을 하다보면 제목 따로, 본문 따로 노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떤 때는 정반대로 편집하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취재기자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 "그게 아닌데..." 12월8일자 사회면 '중국 유학생에 뺏긴 대학생 알바'는 중국 유학생과 한국대학생의 관계를 마치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로 몰고 갔다. 이보다는 대학가의 풍속도나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취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학생이 한국학생보다 더 성실하고 절반의 시급에도 열심히 일한다는 식의 접근은 갈등만 부추기게 된다.

12월 14일자 사회면 '잘 나가던 똥차, 아 옛날이여'는 아주 쉽게 뽑은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꼭 '똥차'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일말의 아쉬움이 있다. 12월 17일자 2면에 '확 바뀐 청주 권 도로망' 관련기사는 내용, 제목 모두 미흡했다. 부제로 '내년에도 명암지~산성 등 개통 예정'이라 했는데 이 도로는 벌써 개통되었다. 본문에 '공정률 95%를 보이고 있다'고 했으니 편집자는 헷갈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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