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이나 신분이 이름에 적합하지 않는 실패나 무지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일종의 의무같은 것이 한국인에게 있다. 선생님은 교사라는 이름에 대한 명분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모른다고 해서는 안된다. 교사가 모르는 것을 학생이 질문해도 교사는 모른다고 하면 안된다. 교사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럽의 교사들은 아는 체 하지 않고 솔직하게 모른다고 답한다. 최소한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가치관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다. 몰라도 아는 체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직분이나 신분의 이름에 부합하지 않는 실패나 무지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일종의 의무 같은 것이 한국인에게는 있다. 교사라는 이름의 명분 때문에 몰라도 아는 체를 해야만 한다. 옛날 마을마다 있던 서당의 훈장은 그 마을의 문화센터 같은 역할을 했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를 써주거나 배달온 편지를 읽어주는 일, 사주단자나 제사때 축문을 써주는 일, 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지어주는 일, 혼인날이나 이사하는 날 택일 등 문화적인 요소는 서당의 훈장이 대행해주었다. 그 댓가로 보릿되나 얻어서 근근이 살아왔지만 훈장이라는 명분 에 대한 의리는 대단했
신묘년 새해가 밝은지 10여일이 지났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누구나 마음의 각오를 하나쯤은 했을 것이다.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올해는 꼭 금연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을 터이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술을 끊거나 줄이길 기원했을 것이다.대학진학을 앞둔 수험생은 열심히 공부해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고픈 결의를 다졌을 것이다.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건강을, 가족간의 불화가 컸던 사람은 평화를 마음속에 새겼을 것이다.이렇게 희망한다는 것, 바란다는 것은 결과에 관계없이 그것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삶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이런 수많가지의 하고 싶은 바람 가운데 아직 뭐를 새해에 해야 할 지 정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오늘은 글을 쓴다는 것, 뭔가 기록한다는 것이 가져다 주는 행복감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솔직이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디지털시대에는 수고스럽게 글을 쓰고 적는다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비춰질 수 도 있다.때문에 많은 이들이 글을 쓴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하고 피한다. 그 이유는 글을 잘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잘쓴다는 것은 축복받을 만한 재능이지만 그렇다고 일반인
정부대전청사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말 정년퇴임해 현재 경기도에 살고 있는 지인을 최근 청원군 오송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새해를 맞아 마음도 추스릴 겸 친구와 함께 독립기념관을 들렀다가 최 기자 생각이 났다고 했다. 아니,그보다는 서울에서 생활하던 사람이 어느 날 느닷없이 시골(조치원)에 둥지를 틀게 된 배경이 너무 궁금했다는 것이었다."앞으로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이 되잖아요. 그래서 저도 이제 나이 50을 넘었으니,'제 2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왔죠." "최 기자는 그렇다 치더라도,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사모님이 어떻게 동의를 했을까요. 대다수 도시여성은 남편이 '시골로 가자'고 하면 '차라리 이혼하자'며 극구 반대하는게 현실인데…""저희 집 사람은 도시에 살 때보다 몸도 더 건강해졌고,사회활동도 많이 하는 걸요. 최근에는 동네 반장을 맡아 45가구의 심부름꾼이 됐어요.""…" 오송역으로 KTX를 타러 가며 지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최 기자,나는 대전청사에 내려올 때 서울 집 1 채를 팔아 지방에서 집 3채를 샀어요. 돈이 있더라도 지방에서는 절대로
경인년(庚寅年)이 저물고 있다.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지나간 세월을 되돌아보며 향수에 젖는 것은 나약한 감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습관처럼 한해를 반추하게 된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각오로 때론 잔잔하게, 때론 폭풍처럼 정신없이 뛰고 또 뛴 한 해지만 뒤돌아보면 아쉽기만 하다. 유달리 긴 것처럼 느껴진 한 해였다. 이런저런 일들이 한 달이 멀다 하고 터져 나왔다.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장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됐다. 전국의 대학교수 212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41%가 이를 꼽았다. 원나라 문인 왕업이 지은 '도화녀'라는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을 이르는 것이다.즉 진실을 감추려고 진땀을 빼는 인간들을 이르는 말이다. 4대강 논란과 천안함 의혹, 총리실의 불법사찰, 날치기 예산통과에 이르기까지 유난히 개운치 않을 일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그러나 감춰진 것은 머리일 뿐 꼬리는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 여와 야의 관계도 국정의 동반자이거나 선의의 경쟁자가 되지 못했다. 주먹질과 발길질로 지샌 한 해였다. 예산안과 각종 부수 법안의
최근 도내 학교에서 체육용품 등을 구입하며 물품 단가를 부풀리거나 납품한 물품을 다시 반품한 뒤 물품구입 대금을 다시 돌려받는 방법 등으로 공금을 횡령한 교장과 교사, 실업팀 감독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해 교육계와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번에 적발된 교사 등은 체육용품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거나 납품단가를 부풀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도내 모 학교 교장 등 91명이 적발돼 이중 58명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고 교사 등 33명은 교육청으로 명단이 통보됐다. 이들의 위법 사례는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선수육성비가 적어 자신들의 급여까지 쏟아 부어도 모자라는 훈련비와 사랑하는 제자들의 식비 조달을 위해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묻지않을 수 없다. 사실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 참가해 메달이라도 목에 걸면 그때 선수육성비가 지원되고 그렇지 못하면 그동안 투자한 비용은 단 한푼도 보전받지 못한다.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대부분 선수를 지도하면서 교육청에서 식대 등 운영비가 제대로 지원이 되지 않자 체육용품은 물론 선수단복과 모자, 의료가방 등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
오송(五松)이 천지개벽을 하고 있다.불과 10여년전까지만해도 오송은 한적한 시골이었다. 청주사람들에도 오송은 청주와 조치원 중간쯤 되는 곳에 위치한 정도로만 인식돼 있는 청원군의 그저그런 농촌이었다.그러던 이 곳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천지가 됐다.지평선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광활한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상이 솟아나고 있다.지난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보건관련 6대 국책기관의 위용은 하늘을 찌를듯 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등 6대 국책기관은 거대한 보건의료행정타운을 이루면서 우리나라 바이오생명산업의 한 축으로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보건의료행정타운 인근에는 인체자원중앙은행, 국립노화연구소가 들어설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기관이 오송에 본격적으로 둥지를 트게 되면 그야말로 오송은 우리나라 생명산업의 메카로서 날개를 달개된다.더구나 내년부터는 오송첨복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보건의료행정타운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행정적인 측면의 한 축이라면, 오송첨복단지는 실질적인 연구와 임상을 맡는 또다른 한축이 된다. 바이오산업의 '좌 청룡 우 백호'가 모두 오송에 안착하게 되는 것이다.보건의료행정타운 맞은
오랫동안 충청지역을 달궜던 세종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세종시의 법적 지위와 관할구역을 규정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 것이다. 굴곡 많았던 지난 9년을 돌아보면 감회가 새로울 정도다. 2000년대를 관통하는 최대의 화두는 세종시 문제였다. 그 원류는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던 신행정수도론이었다.이 문제가 지금에야 세종시 원안으로 옷을 갈아 입었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렀음은 역사성이 방증한다. 노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 공약이 실행될 것으로 봤지만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잣대로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좌초됐다.대안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현재의 세종시 원안)이 제정됐고 일각의 치열한 반대 속에 여야간 표결을 거쳐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더니 2007년 대선이 큰 변수였다. 한나라당 후보로 나온 행정수도 반대론자였던 이명박 후보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됐다. 그러나 이 후보 역시 행정도시의 차질없는 추진을 누차 강조해 충청권에선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신행정수도에 반대했던 이 후보가 당선이 되면 입장을 달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
주입식 교육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교육을 그릇되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고 터득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주입식 교육은 의존적인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어머니와 아기 사이는 동일선상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어머니의 피부와 체온에 밀착돼 같은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한국의 아기다. 어머니 팔베개 배고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자며 잠을 깨면 바로 젖꼭지를 문다. 이같은 밀착관계 즉 의존적인 관계는 외국에서는 극히 드물다. 중앙아시아에서는 부덕위에 우유병을 매달아 아기가 배고파 칭얼거리면 우유병 꼭지가 입에 닿게끔 장치가 돼 있다. 이같이 격리돼 독립적으로 성장할 뿐 아니라 먹는것도 신생아 시절부터 자신이 찾아 먹게 끔 돼 있다. 중앙아시아의 부덕이 제주도의 아농인 구덕으로 제주도의 구덕이 일본의 호도기로 전승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왜 우리민족은 이같은 부덕의 민속이 없을까. 이는 어머니와 자식과의 의존적인 인간관계가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허락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적 인간 형성의 도구인 부덕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존적인 성향속에서 자라난 어린이는 일곱
얼마전 충북소주에 대해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취재의 포커스는 감성경영이었다. 이 회사 경영자인 장덕수 대표가 생각하는 감성경영의 의미와 그런 감성경영철학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그와 직접 만나 인터뷰하기 전까지만 해도 단순하게 상하간 소통을 위해 애쓰는 정도이거나 도식적으로 감성경영을 회사 모토로 내세운 경영인 정도로만 생각했다.하지만 이런 선입견은 그와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산산히 깨졌다.말로만 하는 감성경영이 아니라 실제로 지난 2004년 회사를 인수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여준 감성경영의 사례는 놀라움을 넘어 부러울 정도였다.그가 한 말 가운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말이 있다."우린 대기업이 아닙니다. 대기업처럼 월급 많이 주고 복리후생을 최고로 할 수 없지만 우리 직장은 정(情)과 흥(興)이 넘쳐납니다. 이 정과 흥이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던 충북소주를 바로 일으켜 세운 동력이 됐습니다"장 대표는 회사경영의 키워드를 바로 정과 흥으로 판단했고, 이것이 모태가 돼 감성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정립했다.그가 보여온 감성경영의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문화공연 관람, 프로야구 관람, 등산,
세종시의 법적 지위와 관할 구역을 규정하는 세종시 설치법의 정기국회 처리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통해 그동안 상정되거나 계류된 법안을 분류한 뒤 24일과 26일 두차례에 걸쳐 법안소위를 열어 세종시설치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이어 오는 29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세종시설치법 등을 통과시킨 뒤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 내달 초 심의하고, 빠르면 내달 1~2주까지 세종시설치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이번 달이 세종시설치법 조기제정에 최대 분수령이 될 듯하다. 대전·충남북도와 시·도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세종시 정상 추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행정도시 정상추진 충청권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행정도시 공대위)는 이 때를 같이 해 세종시 명칭과 법적 지위, 출범 시기, 관할 구역 등 총 8개 항의 세종시 설치법에 관한 합의안을 확정했다. 이 안을 법안논의를 앞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세종시설치법의 조속한 통과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가 합의한 사항을 보면 국토의 균형발전과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를 위한 세종시 건설 취지에 비쳐 볼 때 상식적이고 타당한 내용들로 평가된다. 골자를 보면 세
심리학에 '조하리의 창'이라는 것이 있다.그 창은 밭전(田)자 처럼 네 개의 창틀로 돼 있다. 위에 있는 두 개의 창틀은 남이 알고 있는 내 마음의 부분이다. 왼쪽창틀은 개방적으로 나와 남이 모두 알고 있는 마음의 부분이다. 오른쪽에 있는 창틀은 나의 재능이나 단점 등 다른 사람은 알고 있으나 나는 dmsvO하고 싶은 부정적인 내 마음이다. '조하리의 창'의 아래쪽은 남이 모르는 내 마음이고, 왼쪽창틀은 나는 알고 있으나 맹목적으로 억제해 노출을 하지 않는 내 마음이고, 오른쪽 부분은 남도 모르지만 나 또한 모르는 무의식의 부분이다. 세상사람들의 마음은 이 네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졌으며 사람에 따라 네가지 부분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더 크고 더 작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실수나 과오 결점도 은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서전을 쓰고 있고 지금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는 자신의 과오나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반성하거나 개선해야겠다는 글은 쓰지 않는다. 이에비해 잘한 일이나 큰 일에는 자신은 어떻게든 관여시키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윈스턴 처질의 회고록이 유명하고 널리 읽히는 이유는 그의 인생이 역
초등학교 5학년때로 기억된다. 흑백 TV를 통해 수출의 날 시상식 중계방송이 나왔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었지만 장내 사회자는 흥분된 어조로 이렇게 외쳤던 것 같다."국민여러분 드디어 우리가 100억불 수출을 이룩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수출대국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이어서 1억불 수출탑 시상, 2억불 수출탑 시상 등 수출실적에 따라 은빛 찬란한 트로피가 주어졌다. 상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해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동시에 배어 있는 듯 했다.1977년 11월 말일날 있었던 수출의날 시상식은 그렇게 성대하고 화려하게 펼쳐졌다.그로 그럴 것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 경제는 100억불 수출 달성이 지상목표였다. 40대 중반 이후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100억불 수출 달성, 1천불 국민소득 달성'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니 당시 수출 100억불 달성은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에는 획을 긋는 크나큰 사건이었다.그로부터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한 해 수출액이 4천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이제는 세계적인 수출국가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에서 베이커리나 카페 등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질 거라고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