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학창시절에 나는 청주교구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하여 동아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고 이한구 신부를 비롯하여 김유철 신부, 박 실베스뜨로 신부 등이 학생회 지도신부를 번갈아 맡았다. 박 실베스뜨로 신부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아코디언, 클라리넷 등을 프로급으로 연주했고 작곡에도 능해 유명한 시에 곡을 붙여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때 배운 노래 중의 하나가 '호수'라는 곡이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밖에" 노랫말이 간단하면서도 하도 아름다워 작사자가 누구인지 신부님에게 질문을 하면 "그냥 노래나 불러"하고 번번이 핵심을 비켜나갔다. 그러던 중 문학에 관심이 많은 선배 하나가 우리를 몰래 모아놓고 귓속말로 "정지용 시인의 작품인데 다른데 가서 떠들면 안돼"하면서 입단속을 시켰다. "정지용· 정지용이 누구야·" 학생들은 연이어 원작자에 대한 물음표를 달았지만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이 노래를 불렀다. 그 당시 청주에서 가톨릭학생회 활동을 한 사람들은 거의가 이 노래를 기억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여간해서 부르지 않고 우리들끼
최근 기업의 화두는 '사랑받는 기업'이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언뜻 당연한 말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을 사로잡아왔던 논리와는 아주 다르다. 기존의 기업논리는 기업생태계 전체보다는 일부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는 새로운 경영철학의 시도가 반갑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 수 있다"앞으로 기업 간 경쟁은 한 기업의 생태계와 경쟁업체 생태계의 싸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에 앞서 제시된 전제다. 지금까지 기업경영은 늘 그래왔다. 대표적인 예가 '주주가치 극대화'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다. 하나의 기업은 그 기업 홀로 있는 게 아니다. 사회와 협력업체, 투자자, 고객,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생태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고 죽는다. 이 생태계가 튼튼하지 못하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결국 생존이 어렵게 된다. 한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가 잘 교직돼야 한다. 당연하다. 정상적 기업생태계에서 생산은 소비를 전제로 한다. 생산과정에는 많은 근로자들이 참여한다. 그래서 생
필자가 C일보 문화부 기자로 있던 지난 1981년, 한국화단의 거목인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청주에 왔다. 만년에 낙향할 곳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그는 낙향지를 찾다 어머니 한윤명 여사가 묻힌 청원군 북일면 형동리 당산(堂山) 마을을 길지로 잡았다. 뒷문만 열면 어머니의 묘소가 보이는 곳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이곳에 머물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오밀조밀한 집터와 근처의 야산도 화실을 짓는데 한 몫을 했다. 나는 필담으로 운보와 인터뷰를 했다. 어릴 때 장티푸스를 앓아 농아가 된 그는 서툰 솜씨로 말을 했지만 듣기가 힘들어서 속 깊은 이야기는 필담을 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당산마을에 한옥으로 작업실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아울러 농아복지를 위한 구상도 털어놓았다. 운보의 첫 인상은 호랑이 같았다. 호랑이 얼굴에 빨간 양말을 신고 파이프를 문 모습에서 예술가의 정열과 멋이 저절로 배어나왔다. 작업실은 예상대로 척척 진행되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대가의 작업실을 위해 서로 아귀를 맞춘 지 몇 해만에 형동리 당산마을에는 대궐 같은 작업실이 들어섰다. 마당 남쪽에 조성된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헤엄을 쳤고, 집 뒤로는 운향(雲鄕)
KTX 고장사고가 연속극이다. 국민들은 도무지 불안해서 KTX를 마음 놓고 탈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반응이 이상하다.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정작 KTX 측은 무신경한 듯하다. 고속철은 성능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고장률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다. 미세한 결함 가능성까지 제거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분명한 해명이 불안감 키워지난 26일 오전 9시27분 동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의 속도가 김천ㆍ구미역 인근에서 뚝 떨어졌다. 정상 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150㎞ 이하였다. 끝내 제 속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승객 600여명은 대전역에서 비상열차로 옮겨 탔다. 결국 예정시간을 40분 넘겨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했다. 바로 전날에도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가 경기도 화성에서 열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멈췄다. 40여 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광명역 인근에서 선로전환기가 오작동 했다. 달리던 열차 6량이 탈선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KTX의 고장사고는 2월 한 달 동안 4번이나 된다.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TX의 고장사고에 민감한 이유는 대형사고의 우려 때문이다.
늘 있어온 일이지만 날마다 하늘에 해와 달이 돋고 별이 뜨는 일이 마냥 신비롭게 느껴진다. 50억 년 전에 태어난 태양이 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1억4천960km나 떨어진 지구에 인류를 비롯하여 그 많은 동식물의 섭생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이롭다. 지칠 줄 모르는 그 에너지는 지구로 전달되며 사람이 살게끔 땅덩이의 온도를 조절해주고, 온갖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을 가능케 하여 기본적인 먹을거리를 해결해 준다. 뿐만 아니라 태양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어 사물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고 불(火)을 주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하며 세균을 죽게 하는 멸균작용도 갖고 있다. 물방울과 프리즘을 통과한 햇빛은 빨, 주 ,노, 초 ,파 ,남, 보라 등 일곱 가지 스펙트럼을 형성하며 무지개를 띄운다. 화석연료가 공해 투성이 인데 비해 태양열은 무공해 청정 에너지이다. 화학연료가 동이 나가고, 지구가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점에서 태양열 발전소, 태양열 주택, 태양열 전지 등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은 전 세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해와 달은 생명의 전제조건이었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초능력 개체였
1980년대와 90년대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다. 언제나 경영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들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어코카 등 강력한 카리스마와 원대한 비전을 가진 CEO들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전지전능 집착에서 해방돼야이제 사회는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요구하고 있다. 화려한 카리스마 리더십의 환영을 보았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로 분장한 내면에 숨어 있던 탐욕의 얼굴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리더들은 조직 전체의 이익이나 사회적 책무와는 동떨어진 행동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1990년대까지 카리스마 리더십은 대개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CEO 등 리더들은 좀 더 긍정적이고 멋있는 이미지 연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치 배우가 진짜 무대에 서기전 연습을 반복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타인의 모방이 아니다. 전지전능은 더더욱 아니다. 진성한 리더십은 자신의 자아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그래야 부하
중국, 몽골 등지를 오가며 무역을 하는 사업가 J씨는 사업접근방식이 독특하다. 그는 현지인을 만날 때, 처음 며칠간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는 딜러와 만나 그 나라의 역사 이야기나 문화예술에 관한 이야기로 협상의 물꼬를 튼다. 그렇게 하여 친밀도를 다진 후,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 성사되는 예가 아주 많다고 한다. 역사란 인류경험의 축적이기 때문에 화제꺼리가 무궁무진하다. 작가 K씨는 글을 쓰다 글줄이 막히면 역사책이나 고전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막혔던 글줄이 술술 뚫려나간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여 년의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 교과과정에서 역사교육을 비중있게 다룬다. 4학년 때는 주(州)의 역사를, 5,8,11학년 때는 미국사를, 7,10학년 때는 세계사를 배운다. 혼성국민으로 돼있는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역사교육은 국민통합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실용주의답게 고고학이나 역사마저도 상품화하여 큰돈을 벌어들이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나 '인디아나 존스'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이라' 등은 역사를 소재로 한 스릴러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최근 4편까지 나왔다. '쥐라기 공원'이 유럽무대에 소개될
며칠 전 방송된 MBC 오락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함께 출연한 동료 길을 위해 보여준 리더십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리더십을 어떤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일반적으로 집단의 리더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런데 그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다. ***변화의 힘은 내면으로부터유재석이 속한 팀의 이날 미션은 160m 위 슬로프에 눈길 덧신 하나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올라 깃발을 뽑는 것이었다. 유재석은 먼저 정상에 도달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멤버 중 1명인 길은 오르지 못했다. 이 때 유재석이 스스로 내려가 길에게 미끄럼 방지 덧신을 벗어주며 "포기하지마"라고 격려했다. 결국 길은 정상에 올랐다. 유재석의 리더십은 "잘했어.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긍정의 리더십이었다. 못 오를 것 같았던 정상을 오르게 한 힘은 긍정의 힘이었다. 훌륭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덕목 중 하나를 유재석도 갖춘 셈이다. 훌륭한 리더나 CEO가 되는 제1의 비결은 '하지만' 같은 부정적인 말을 삼가는 일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 옳다" "이건 꼭 해야 된다"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강요나 부정은 은연중에
명절날을 전후하여 가정에서 가장 즐기는 놀이는 무엇일까. 모 설문조사기관에서 이를 조사해봤더니 유감스럽게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투호 등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를 제치고 왜색 짙은 고 스톱이 1위에 올랐다. 즉 고 스톱이 어느새 국민오락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막상 일본에서는 고 스톱을 찾아볼 수 없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선 오래 전부터 널리 유행하고 있고 안타깝게도 토종 민속놀이인 윷놀이 등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다. 우선 고 스톱은 게임의 법칙상 그리 신사적이지 못하다. 대다수 게임은 초반전에 약자는 탈락하고 강자끼리 만나 최후의 승부를 겨루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승자승의 원칙이다. 그런데 유독 고 스톱은 강자와 약자가 끝판까지 가면서 한 쪽은 승승장구하고 또 다른 쪽은 중간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주눅이 드는 이상한 게임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점수를 많이 확보한 강자는 '투 고' '쓰리 고'를 외치며 길길이 뛰는데 비해 점수가 적은 약자는 그저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승자가 패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너무 많다. 쓰리 고에다 피박 씌우고 흔들었으면 패자가 승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몫이 4배, 8배, 16배 등으로 엄청나게 늘어난다. 고 스톱은 약자를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이면 끝나겠지, 내일이면 없어지겠지 하는 소망은 언제나 과거가 됐다. 구제역 이야기가 그렇다. 충북에서는 구제역이 60개교 1천276명 학생의 등교까지 막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학교당국이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에서 내린 고육책이다. 결국 구제역이 학생들의 교육활동까지 막는 셈이 됐다. ***형식적 방역의 결과는 확산두 달도 넘는 공포다.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위협 때문이 아니다. 요즘은 구제역이란 놈이 제일 무섭다. 전국에서 두 달 동안 무려 300만 마리 가량의 소·돼지가 '구제역 살처분'의 재물로 생매장됐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 보면 '구제역 파동'은 인재(人災)다. 그래서 더 참담하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할 당시 여유로웠다. 예년 경험을 토대로 차단방역만으로 조기종식을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국 백신접종'이라는 극약처방에도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충북에선 설 연휴 나흘 만에 60건이나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에 첫 유입된 지 40여일 만에 7개 시·군 214개 농장으
일반적으로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한 존재로 인식돼온 것이 동서고금을 통한 사회적 통념이나 역사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독백에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라고 말했지만 역사상 대영제국을 가장 빛낸 왕은 빅토리아 여왕이고 지금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연방에 군림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도 선덕여왕이 전성기를 이끌었다. 삼국통일의 위업은 문무왕 때 이룩했지만 벌써 선덕여왕 때부터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의 행주산성은 임란당시 권율장군과 더불어 여인들의 호국정신이 어려 있는 곳이다. 권율장군과 군사들이 왜적과 일전을 벌일 때 여인들이 치마에 돌을 담아 날라 석전(石戰)으로 승전을 했다는 것이다. 행주치마의 유래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행주대첩에 앞서 간행된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행주치마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행주치마와 행주산성은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아무튼 그런 속설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전북 고창읍성을 축성할 때도 여인들의 역할이 컸다. 이 성을 쌓을 때 여인들이 머리에 돌을 이어 날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까닭인지 지금도 여인들의 성돌이가 하나의 민속행사처럼 이어진다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학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새로운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은 '자율권 침해'라며 맞서고 있다. 충북 지역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결정은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주요 사립대들은 여전히 인상 추진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적립금만 늘려선 곤란얼마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대학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부 사립대 총장들은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 장관은 "등록금을 동결하면 정부가 최대한 재정을 지원해 부족분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과도한 간섭이란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약발이 안 먹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충북에선 현재까지 충주대와 충북도립대, 대원대학, 충청대학, 꽃동네대학, 청주교대 등 6개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반면 청주대와 서원대 등은 3% 내외의 인상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 의지가 강한 이유는 뭘까.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