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적이 침입하다머리에 붉은 두건을 써 이름이 붙여진 홍건족은 고려를 노략질하기 위해 1차(1359년·공민왕8), 2차(1361년·공민왕 11) 등 두 차례에 걸쳐 한반도를 침입했다. 1차 때는 평안도 함종까지 진출했으나 고려군의 반격으로 퇴각했다. 2차 때는 10만여명의 대군이 침입했다. 공민왕은 개성의 마지막 방어선인 절령(일명 자비령·개성~평양 중간)이 돌파를 당하자 남쪽으로의 몽진(蒙塵)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몽진은 왕의 피난길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본래는 '먼지를 뒤집어 쓴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공민왕 일행이 지금의 경기도 땅에 들어서자 우리고장 충주, 청주목사 등이 잇따라 알현했다. '분수원(焚修院) )에 이르니 안렴사 안종원 충주목사 박희(朴曦)가 와서 알현하고 드디어 영서역(迎曙驛 양주에 이르니 남경유수 최인원(崔仁遠), 청주 목사 김성갑(金成甲)이 와서 알현하였다.'- ◇충주를 경유하다 고려 수도인 개성은 공민왕이 이천현을 경유할 때 홍건적에게 완전히 함락됐다. 이때 천인공로할 만행이 저질러졌다. '우설(雨雪)이 내리는데 어가가 이천현에 이르니 어의가 젖어 얼어서 섶을 태워 스스로 따뜻하게 하였다. 이날에 적이 경성을 함락하고 유
고려시대 천민계급이 하나로 양수척(楊水尺)이 있다. 달리 수척(水尺)·화척(禾尺)·무자리라고도 불렀다. 그 기원에 대해서는 후삼국시대 압록강 밖으로 망명했던 후백제 잔민, 여진 또는 거란 계통의 북방 귀화인 설 등이 있으나 아직 정설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 양수척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도살, 광대 등의 직업을 갖는 등 한반도 집시처럼 살았다. 특히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왜구(倭寇)로 가장, 민가와 관청을 노략질 하기도 했다. 또 거란군이 고려에 쳐들어올 때 그 앞잡이 노릇을 하는 등 그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양수척은 조선시대에도 고민거리였다. 세종대왕이 온건책을 내놓았다. 명칭도 이때부터 지금도 사용하는 백정으로 바뀌게 된다. '병조에서 계하기를, (…) 비옵건대, 칭호를 백정(白丁)이라고 고쳐서 평민과 서로 혼인하고 섞여서 살게 하며, 그 호구를 적에 올리고, 경작하지 않는 밭과 묵은 땅을 많이 점령한 사람의 밭을 나누어 주어서 농사를 본업으로 하게 하고…'- 세종이 온건책만 구사한 것은 아니었다. 강경책도 병행했다. 누범으로 개전의 정이 뚜렷하지 않은 양수척에 대해서는 극형을 마다하지 않았다. '형조에서 아뢰기를, "백정 약로(若
1394년(태조2) 6월 14일 갑자기 대간과 형조에서 올라온 상소 한 장이 궁궐 분위기를 삽시간에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대신들이 내시 이만(李萬)이 남대문 밖에서 목이 달아나고 세자빈궁 현빈유씨가 자기 집으로 쫓겨난 이유가 무엇이냐고 왕에게 묻는 대목이 나온다, '대간과 형조에서 상언(上言)하였다. "가만히 보건대 내수(內竪) 이만(李萬)이 참형을 당하고, 현빈 유씨(柳氏)가 내쫓겨 사제로 돌아갔으나, 나라 사람들이 그 이유를 알지 못하여 의심하고 두려워함이 그치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전하께서 좌우(左右)의 친근한 사람을 법사에 내려 국문해서 나라 사람들의 의심을 없애게 하소서."'- 이에 대해 태조 이성계는 이들을 다짜고짜 순군옥에 가둬버렸다. 순군옥(巡軍獄)은 고려시대 도적질이나 난을 일으킨 사람을 잡아 가뒀던 곳이다. 이 순군옥은 조선 초기까지 유지되다가 태종 14년 의금부로 대체됐다. 모두 7명의 신하가 갖혔다. '임금이 노하여 우산기 상시 홍보(洪保)·좌습유 이조(李·)·사헌중승 이수·시사 이원(李原)·형조정랑 노상(盧湘)을 순군옥(巡軍獄)에 내려 가두었다.'- 조선시대가 일인지하의 전제정치로 흐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왕권을 견제하
마패(馬牌)는 중앙 벼슬아치가 공적인 업무로 지방 출장을 나갈 때 역마(驛馬)를 징발할 수 있는 징표를 말한다. 한쪽 면에 연호·연월일과 '상서원인(尙瑞院印)', 또 다른 면에는 가용할 수 있는 말의 수를 새겼다. 상서원은 옥새와 병부 등 여러가지 패를 관리하던 곳으로 6부 중 이조에 속했다. 암행어사와 마패는 눈익은 조합이다. 역졸이 마패를 들고 '암행어사 출두'라고 크게 외치는 모습이 사극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조선시대 마패법 실시를 처음 건의한 인물은 이응(李膺·1365∼1414)이다. '마패법을 세워 아뢰었다. 병조 판서 이응이 아뢰었다. "처음에 마패를 상서사(尙瑞司)에 속하게 하여 이를 무겁게 하였으나, 이제 정부에서 포마(鋪馬)를 발하는데…."'- 그는 장수하지 못하고 50나이에 졸했다. 그러나 그는 생전에 유난히 길(路)과 관련된 업무를 많이 처리했다. 마패가 땅길에 관련된 것이라면, 세곡(稅穀) 운반은 물길과 관련이 깊다. 실록에는 이응이 물길과 세곡을 함께 언급하는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조선 초기에는 경상도 세곡을 남해, 서해 등을 거치는 해로 운송을 택했다. 예나 지금이나 해로 운송은 거센 바람이 문제가 된다. 경상도의 조운선 34척이
◇고종황제의 비 명성황후 생가를 찾아보고 신륵사는 남한강변 봉미산 아래 있다.영동 고속도로 따라 여주 I.C로 나가 좌회전 하면 장호원 쪽이고, 우회전 하면 여주읍내로 들어가는 길이다. 여주 가는 37번국도 따라 여주시내로 조금가면 전봉리로 명성황후 민비의 생가로 가는 길이다.민비는 1851년에 이곳에서 아버지 민치록과 어머니 이 씨 사이에 태어나 여덟 살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이 씨와 살아오다가 숙종의 비 인현왕후가 폐비되었다가 다시 왕비로 복위되면서 왕궁으로 돌아 간 자리 감고당으로 이사하여 십육 세에 고종황제의 비로 간택 되었다.안동김씨 세도정치의 폐단을 겪은 흥선대원군이 부모와 외척이 없는 왕비를 물색하던 중에 자기의 처 민 씨와 먼 친척이 되는 민비를 왕비로 간택 하였다.그러나 똑똑한 민비와 대원군의 갈등 끝에 견제하여 갈등의 세월을 살아오다가 민비가 1895년 일본의 낭인에 의하여 경복궁 건청궁 옥호루에서 살해되었다. 이를 을미사변이라 한다.고종은 비명에 간 민비를 위하여 생가 터 위에 고종의 친필로 쓴 탄광구리비(誕降舊里碑)와 각을 광무 8년에 세워 주었다. 생가 터가 거의 폐가되어 내려오던 중 1995년 원형 그대로 복원 수리하고 그 집 앞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간신으로 유자광과 임사홍이 꼽힌다. 이중 임사홍(任士洪·?∼1506)은 갑자사화를 주도, 정국을 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임사홍이 본래부터 간신 기질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자신이 효령대군(세종의 형)의 손녀 사위가 되는 등 문벌집안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세 아들 중 두명이 왕실의 사위가 되었다. 임사홍은 이때까지만 해도 관료직을 무난히 수행, 정치적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당시 우승지(정3품)로 있던 임사홍이 성종에게 우리고장 청주와 관련된 계목을 올렸다. 계목은 중앙 관부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문서의 일종을 말한다."청주에 사는 전 훈도 경연(慶延)은 효로써 어버이를 섬겨서 생존했을 때의 봉양과 사망했을 때의 장례에 있어서 각기 성경(誠敬)을 다하였으므로, 향당에서 칭송하며 사모하고 있습니다."-향당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향촌 자치조직으로, 달리 유향소라고 불렀다. 지금으로 치면 지역 유지들의 모임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보고가 있은 후 성종이 직접 경연을 궁궐로 불러 올렸던 모양이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오간다. '임금이 말하기를, "어버이를 위하여 물고기를 구하였으니, 너의 효심(孝心)이 실로 지극하다. 그러나, 물에
봉작(封爵)은 왕자·외척·공신에게 공(公)·후(侯)·백(伯)·자(子)·남(男) 등의 명예 칭호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섯 단계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5등 봉작제'라고도 한다. 동서양은 물론 우리에서도 조선 초기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태종대 이르러 중국의 명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사대(事大)에 어긋난다고 판단, 봉군제를 채택하게 된다. 봉군제는 '○○君'으로 칭하는 것을 일컫는다. 크게 보면 '봉군'도 봉작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으나 의미는 다소 다르다. 봉작제는 1897년 대한제국이 성립될 때 부활된다. 주체 의식이 복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회에 한상경(韓尙敬·1360~1423)이라는 인물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한명회에게 큰할아버지가 되는 한상경은 일반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청주한씨 문중으로부터는 높은 추앙을 받고 있다.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으로부터 옥새를 넘겨받아 이를 태조 이성계에게 건넨 인물이 바로 한상경이다. 그는 효심도 남달랐다. 한상경은 자신의 병이 깊어지자 부모보다 먼저 죽을까봐 노심초사했다. "내가 병이 있은 지가 오래 되었으므로, 다만 먼저 죽어서 늙은 어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 하였는데, 지금에 와서 자
경대수 한나라당 충북도당 위원장경대수(53·사진)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최근 정치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지방에까지 미치고 있다. 충북은 10·26재보궐선거에서 충주시장 재선거를 치른다. 이미 충북도당은 제천·단양(송광호)과 충주(윤진식)를 탈환해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에서 승리하면 말 그대로 충북 북부권을 석권해 남으로 중부4군과 청주·청원을 공략할 전략기지를 마련하는 셈이다. 내년 대선을 향한 10·26재보궐선거, 내년 4·11 총선에 대한 경 위원장의 도전 전략을 들어본다. -충북도당위원장에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간 도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충북에서 저희 한나라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새삼 느끼고 있다. 충북에서만큼은 한나라당이 집권당이 아니라 정말 야당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충북도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아 진정한 집권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도당위원장으로서 주어진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파문으로 정치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10·26 충주시장 재선거
지리적으로 이름없는 남쪽산(1097m)과 북쪽산(1057m)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고도 810m로, 저수령(850m)에 이어 백두대간 충북 고개중 두번째로 높다. 행정적으로는 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와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를 남북방향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곳도 지난주 소개한 고치령과 마찬가지로 충북과 경북의 도계가 영로 정상에 위치하지 않는다. 경북땅이 고개 정상을 넘어 북쪽으로 약간 더 들어와 있다. 따라서 북쪽사면 고개 밑에는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가 위치하고 있다. 이는 영춘 의풍리 일대가 조선시대 순흥도호부에 속했던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경상도 순흥도호부는 금성대군 역모사건 후 행정구역 자체가 해체돼 지도에서 사라졌다. 이후 1687년(숙종9) 옛 행정지위를 회복했으나 의풍 일대는 영춘현 소속으로 그대로 남았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영춘을 생활권역으로 하고 있다. 경사도는 남쪽사면이 훨씬 가파르고 굽이가 많다. 특히 고갯길 바로 옆에는 낭떠러지가 곳곳에 위치, 운전대를 잡은 초행자는 어깨에 힘이 잔뜻 들어가게 된다. 마구령은 정상 일부를 제외하고 양사면 모두 포장돼 있다. 그러나 위 모습 때문에 산사람들로부터 '백두대간의 차마고
칠거지악(七去之惡)은 고대 중국에서부터 존재하던 제도로, 조선시대 이혼의 근간이 됐다. 시부모를 잘 섬기지 못하는 것,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것, 부정한 행위를 하는 것, 질투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나병·간질 등의 유전병을 가진 경우, 말이 많은 것, 도둑질 행위 등도 포함된다. 대부분의 이유는 봉건적 가족제도의 필연성에서 나왔다. 시부모를 잘 섬기지 못함은 불효의 표현이고, 아들이 없음은 가계 계승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며, 부정한 행위는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세종대에 이맹균(李孟畇·1371∼1440)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이조판서, 예문관대제학을 지내는 등 관료로서는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질투심이 강한 부인이씨 때문에 불행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질투심이 병적으로 강했던 부인 이씨는 집안의 종을 의심, 그녀를 죽였다. 의정부에서 이를 인지, 세종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 '의정부에서 사인(舍人) 이인손(李仁孫)을 시켜 아뢰기를, "이맹균의 처 이씨가 죄 없이 집 여종을 죽였으므로, 전하께서 듣고 깜짝 놀래시어 곧 헌부(憲府)로 하여금 논핵하게 하였는데…'- 아내의 질투는 칠거지악의 네번째에 해당한다.
충북일보가 주최한 '41차 클린마운틴 아카데미' 행사가 지난 27일 부산 태종대 일원에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충북일보 임·직원과 시민 등 150여명이 참가했다.이날 낮 12시 75호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김웅식 교수에게 산행에 알맞은 걷기 요령, 산행 시 마음가짐 등에 대해 배웠다.김교수는 "발의 뒤꿈치는 정력을 좋게 하고 엄지발가락을 자극하면 뇌에 영향을 줘 집중력이 좋아지기에 발 모양을 '11자'로 해 걷는 것이 좋다"는 조언과 함께 "단순히 관광을 왔다는 생각보다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행사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75호 광장에서 감지해변길을 향해 걷는 해안선 트래킹 코스는 하늘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넓고 푸른 바다의 정취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안절벽을 개조해 만든 코스라 가파른감이 없진 않았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바다의 풍경을 따라 걷는 길인만큼 참가자들은 힘든 것도 느껴지지 않는 듯 연신 탄성을 자아내며 씩씩하게 길을 걸어갔다.감지해변 산책로엔 이름 모를 꽃들과 푸르른 나무들이 가득했다. 유난히 더운 날씨였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하고 청량한 바닷바람에 온몸을 적셨던
◇히로세 데이조(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교수)=가해와 지배의 입장에 있던 일본의 역사기술 내용은 한국과 북한·중국 등에서 자주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의 교과서는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명백한 역사적 사실에 의거해 일본정부는 그 기술 내용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 속도가 더디기는 하지만,정보화·국제화의 진전에 따라 한·일 양국의 교과서 내용은 서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35년전에 일본에서 한국사를 배운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 강하다. 과거에는 정부의 의향만을 따르며 자국민만을 대상으로 삼아 폐쇄적이었던 교과서는 정보의 공개,사료 공개,번역서의 확대,공동연구의 증대, 인터넷의 확대 등에 따라 '타자의 시점'으로부터 늘 검증받게 됐다. ◇김형목(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동서고금을 물론하고 지배층은 항상 역사교육에 관심을 기울였다. 자국 중심의 역사교육은 객관성·합리성을 배제한 채 '뜬구름' 같은 왜곡과 미화를 일삼는다. 한국사의 과도한 '외인론(外因論)'은 역사적 사실과 현격한 거리감을 준다. 역사교육도 '순진한' 한국과 '교활한' 일본으로 대비시킨다. 그러면서도 선린우호를 강조하는 등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는 점을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청주시설관리공단을 도시공사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16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청주시의회 정례회에 '청주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조례안에는 기존 청주시설관리공단의 기능을 확장해 도시개발사업과 위수탁·대행사업을 수행하는 통합형 공사를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시가 공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지역에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개발사업을 타 기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청주시는 개발사업을 주도할 주체가 없어 대부분의 개발사업을 LH나 충북개발공사, 민간사업자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설관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주시설관리공단으로는 각종 개발사업을 처리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도 시가 새로운 컨트롤타워 조직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청주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역이고 공항과 철도, 도로 모두 발달해 앞으로의 개발 수요는 차고 넘치기 때문에 도시공사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는 시설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 도시개발에 따른 이익이 지역에 환원할 수 있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