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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04 17:44: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간신으로 유자광과 임사홍이 꼽힌다. 이중 임사홍(任士洪·?∼1506)은 갑자사화를 주도, 정국을 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임사홍이 본래부터 간신 기질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 자신이 효령대군(세종의 형)의 손녀 사위가 되는 등 문벌집안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세 아들 중 두명이 왕실의 사위가 되었다. 임사홍은 이때까지만 해도 관료직을 무난히 수행, 정치적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당시 우승지(정3품)로 있던 임사홍이 성종에게 우리고장 청주와 관련된 계목을 올렸다. 계목은 중앙 관부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문서의 일종을 말한다.

"청주에 사는 전 훈도 경연(慶延)은 효로써 어버이를 섬겨서 생존했을 때의 봉양과 사망했을 때의 장례에 있어서 각기 성경(誠敬)을 다하였으므로, 향당에서 칭송하며 사모하고 있습니다."-<성종실록>

향당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향촌 자치조직으로, 달리 유향소라고 불렀다. 지금으로 치면 지역 유지들의 모임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보고가 있은 후 성종이 직접 경연을 궁궐로 불러 올렸던 모양이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오간다.
 
'임금이 말하기를, "어버이를 위하여 물고기를 구하였으니, 너의 효심(孝心)이 실로 지극하다. 그러나, 물에서 고기를 잡으려고 옷을 벗고 들어갔다가 빠져서 나오지 못한다면 어버이의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너는 끝내 효도를 다하지 못하였을 것이 아닌가"' 하니,-<성종실록>
 
성종이 도리어 '과잉효도'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 당시 경연이 한겨울에 잡았다고 하는 물고기가 어떤 종류일까 하는 점이다. 다음 문장에서 그 궁금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경연이 대답하기를,(…)그때가 정월 6일이었습니다. (…) 잠시 후에 까만 물고기가 걸렸으므로, 너무 기뻐서 잡아 살펴보니, 산 것 같지가 아니하여 신은 다시 슬픔이 북받쳐 울면서, '본래 산 물고기를 잡아 아비에게 드리려고 하였던 것인데, 지금 이 죽은 물고기를 얻었구나!' 하자, 갑자기 물고기가 가느다랗게 숨을 쉬는 것이었습니다."'-<성종실록>
 
'효성이 깊으면 잉어가 얼음에서 뛰어나온다'는 말이 있다. 지역 일부 자료도 경연이 잡았다는 물고기가 잉어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실록은 분명히 '까만 물고기가 걸렸으므로'라고 적고 있다. 이 표현대로라면 잉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잉어는 담수나 물살이 느린 곳에 사는 편이다. 얼마전 1백년전 청주의 음식문화를 다룬 '반찬등속'이라는 고문헌이 본지에 소개된 적이 있다.
 
사료에 따르면 당시 청주 사람들은 의외로 미호천에서 나오는 가물치 회를 즐겼다. 가물치의 '가물'은 '검다'에서 파생된 언어로, 실제 가물치는 몸통이 검은 편이다. 그러나 지금의 도청 주변은 7~80년대까지 '잉어배미'로 불렸던 점이 최종 결론을 유보하게 한다.
 
경연이 살았던 곳이 지금의 청원군 남일면 효촌(孝村)이다. 효촌이라는 지명은 여기서 유래했다. 현재 효촌에 우암 송시열(宋時烈)이 지은 효자비가, 남일면에는 경연의 묘가 존재한다. 효는 조선시대 최고 이데올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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