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증세와 수면장애가 있는 여성과 알고 지낸 바 있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말수는 적었다. 친분이 쌓이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친분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믿은 만큼 현금으로 돈을 빌려줬고 받지 못했다고 했다. 도리어 자신에게 모욕감을 주며 인연을 끊고 말았다고 전했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돈을 빌려주기 위해 가족들에게도 누를 끼쳤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돈을 빌린 친구는 독실한 종교를 가진 유치원 교사로서 공무원의 자녀로서 마치 좋은 사람인 척 가면을 쓴 채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불안증세와 수면장애를 앓게 된 계기였다. 빌려준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배신감과 인간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다. 현금으로 빌려주었기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아 소액 청구소송도 걸지 못했다고 한다. 돈을 빌리기에 앞서 증거인멸과 의절을 위한 친구의 표독스러운 계획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는 고전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가 생각났다. 그녀는 인간에 대한 잔인함과 혐오, 교활함과 간사함을 모두 느꼈다고 하며 몸서리를 쳤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말수가 적은 그녀였기에
외국인들은 한반도의 사계와 강산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서울 창경궁 함인정에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도연명의 오언절구 한시인 사시(四時)가 걸려있다. 함인정은 왕이 학자와 신하를 접견하는 사방이 개방된 정자다. 함인정 사방에 걸려 있는 사시는 한국 사계의 아름다움을 확증했다. 자고이래로 인간이 보는 아름다움의 눈은 같다. 봄에는 얼음 녹아 흐르는 물이 아름답고, 여름 나절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기이하며, 가을은 휘영청 밝은 달이 장관이고, 겨울에는 독야청청한 소나무가 빼어나다.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이, 가을은 달이 가장 어울린다. 나는 사계 중 가을을 좋아한다. 가을날 동산 위에 뜬 둥근 보름달이 최고의 미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배운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동산 위에 떴지'라는 동요도 좋아한다.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가을밤 하늘에 밝은 달이 뜨니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 모여서 송편을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욱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라는 서정주의 시다.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을
현대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선 매우 신중한 듯하다. 이 생각은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로써 젊은 날 연애관을 돌이켜보며 해보는 말이다. 남녀가 처음 만나 본격적으로 연애가 성립되기까지 과정을 눈여겨보면 우리 세대와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그 당시에도 이런 절차가 버젓이 존재 했는데 사랑에 눈멀어 대략 생략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땐 대부분 남녀가 눈 맞으면 몇 번 다방이나 빵집에서 만난 후 영화 몇 편 관람하는 것으로 서로의 짧은 탐색 기간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서는 참으로 용감했다고나 할까. 추호도 망설임 없이 속전속결로 애인이 되자고 손가락 걸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때와 다른 면이 있다. 다소 편견일 수도 있으나 몇 번 커피숍에서 만나서 식사를 나누고 영화 관람까지 두 사람이 마쳤다고 해서 쉽사리 사랑한다는 말을 선뜻 건네진 않는 듯하다. 당분간 시간을 끌며 과연 자신과 진정으로 연인으로서 교감이 이루어질까? 인성은 결함이 없을까? 사회적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등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듯하다. 이 기간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소위 '썸 탄다'로 표현한단다. 어찌 보면 이 편이 매우 지혜로운
기도 시간이다. 기도는 괴로움을 가볍게 하고, 환희를 순화시킨다. 그것은 마음을 안온하게 하고 향기를 주기도 한다. 스님의 법문을 열심히 듣는다. 말씀 중에, 사람도 동물의 일종으로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이 같다. 짐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적인 존재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악한 행동을 억제하고 선한 행동을 하게 하는 마음의 힘이 이성이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은 우리가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이라든가 핵을 제조한다든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 등에는 선하게 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위 법문을 듣다가 깨달은 바가 있다. 같은 업식을 찾아 나에게 태어난 아이들을 선업으로 키우느냐 악업으로 키우느냐는 내 몫이다. 악업이 판치는 말세의 세상이 된 것은 부모로 살아온 우리들의 책임이 크다. 반성한다. 나는 내 몫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 건설현장을 점검하며 돈을 좇느라 아이들을 외롭게 했다. 외로움의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낳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루 3시간 손녀를 보살핀다. 15개월 된 손녀 마음이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고 기쁨이 가득하도록 보살피며 어루만져 키운다. 내 아이들에게 쏟지 못한 정성과 사랑을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 받아온 우리 조상들은 효(孝)를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 중에서 으뜸으로 여겼다. 그래서 효자, 효녀, 효부를 기리는 기념비나 정각을 많이 세우다 보니 이에서 비롯되는 지명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청주시 남일면 효촌리는 본래 청주군 남일하면(南一下面)의 지역으로서 효자 경 연(慶延)이 그 부모에게 효를 다 하였으므로 효촌(孝村)이라 불러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송정리(松亭里), 도덕리(道德里), 대평리(大坪里) 일부를 병합해 효촌리라 해서 남일면에 편입됐다. 효촌 마을 뒤에 있는 모산(茅山)에 효자 경연(慶延)의 묘가 있고 효촌 마을 앞에는 효자 경연(慶延)의 정문인 경효자문(慶孝子門)이 있다. 이처럼 효와 연관돼 생긴 효촌이라는 지명은 전북 임실군 오봉리, 경남 거제시 연초면 연사리, 경북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 등에도 있고, 전북 무주군 안성면 사전리,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등에는 효자촌이라는 지명이 있다. 이와 같이 '효'를 지명 요소로 사용한 지명도 있지만, 효와 연관된 일화가 전해져 오는 지역도 많다. 특히 '효'는 모든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덕목이기에 전국적으로
"권력 중에서도 아무 실속없이 넘들이 흘린 부시레기나 줏어먹는 핫질(下秩) 중에 핫질이 바로 완장인 게여!" 며칠 전 다시 읽은 소설 '완장'의 클라이맥스 장면이다. 주인공 임종술은 47만 평이나 되는 저수지에서 무단 어로행위 감시원으로 일하고부터 '완장의 맛'에 취해 거들먹거리며 살았는데, 데퉁맞게도 자신을 채용한 사장한테까지 대들다가 보기 좋게 잘리고도 외려 반발하며 행짜를 부렸지만 결국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 이때 애인 부월이가 종술한테 "함께 멀리 떠나자"며 울부짖듯 각성을 청하는 대목이다. 윤흥길의 베스트셀러 '완장'은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지만 작품성 자체로도 워낙 유명하다. 완장이 '어쭙잖은 권력'의 상징어로 자주 애용되는 사연이 여기 있다. 이 소설의 미덕은 구수한 사투리와 맛깔진 묘사와 같은 문체뿐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권력에 대한 풍자가 통렬하다는 거다. 주인공 임종술의 캐릭터는 속된 말로 '단무지'다. 완장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을 일삼는, 깡패 기질이 다분한 속물 그 자체다. 시대적 배경은 컬러TV가 막 나오던 80년대 초여서 작가가 겨냥하고자 했던 당시의 권력이 그럭저럭 유추된다. 종술의 권력은 사실 쥐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아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보험 임플란트 대상의 확대로 임플란트 치료에 대한 수요 및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로 틀니 대신 각광받고 있는 임플란트는 현재 많이 대중화되어 있는 치과 치료 중 하나이다. 임플란트는 잇몸이 좋지 않거나 치아가 많이 썩은 경우 치아를 뽑고, 그 공간에 임플란트를 심어 치아의 뿌리 역할을 하게 하고,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려 치아의 외형과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술식이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는 치료 계획 및 치료 과정이다. 임플란트 개수는 치아를 뽑기 전 치료 계획 단계에서 정한다. 임플란트를 심을 턱뼈의 양이나 질, 주변 치아들의 상태를 보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개수와 형태로 결정한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임플란트를 심는 임플란트 수술 과정과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리는 임플란트 보철 과정이다. 파노라마, CT 등의 X-ray 사진을 이용하여 골의 재형성 상태를 확인하고 임플란트 수술을 진행한다. 임플란트 수술은 임플란트를 턱뼈에 심는 수술로, 뼈의 질이 좋지 않거나 뼈의 양이 적으면 골이식 수술이, 상악의
추석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엄마는 준비에 바쁘셨다. 푹푹 찌는 더위가 사라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떡쌀을 팔아오시고 들기름 참기름을 짜러 방앗간에서 줄을 서고 계셨다. 이것저것 김치를 담글 준비도 마치고 추석빔으로 온 식구 양말까지 일찌감치 마련해두셨다. 엄마 힘으로 되지 않는 제일 큰일은 산소 벌초를 하는 일이다. 형제들이 바쁘다 보니 벌초는 늘 사람을 사서 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산소 주변의 나무를 다듬는 일은 생략되기 마련이고 군데군데 거칠게 예초기가 지나간 흉내만 낸 곳도 있었다.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가끔 아버지의 산소에 들를 때면 송구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여름 장마에 나무가 쓰러져 아버지 산소를 덮쳤다는 것이다. 긴급 형제들 소집이 이루어졌다. 친정 일에 항상 뒷전이었던 나지만 쓰러진 나무도 치우고 벌초도 할 겸 형제들을 따라 산소를 찾았다. 진입로부터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어른 예닐곱이 힘을 모아도 꿈적도 하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예초기와 낫을 챙겨 들고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며칠 전까지 계속된 비로 숲길은 질척거리고 미끄러웠다. 그래도 온 가족이 아버지를 찾아가
밤에 제법 선선해졌다. 한창 기승부리던 더위도 시간 앞에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는 자연 이치가 고맙기도 하고 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기도 하다. 한창 무더울 때,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조령산 자락에 터만 남긴 상암사지를 찾아 보고자 했다. 일행은 나름 답사를 즐기는, 고생을 자처하는 이들이었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분들이다. 오래전 안내를 받으며 올랐던 기억을 믿으며 자신만만하게 앞장을 섰다. '그저 나만 따르라' 하면서 발길을 내디뎠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분명 길이 있었는데 숲이 우거지고 잡풀이 무성해 길이 덮히고 있었다. 초입에 설치된 안내판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오른쪽, 오른쪽 하면서 길 모양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점점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무릎도 살그머니 쑤시기 시작했지만 자신만만하게 앞장 선 입장에서 약한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그저 걷는 것이었다. 나무가 울창해서 햇살은 가렸지만 땀은 온 몸을 적셨다. 이젠 길도 아닌 곳을 올랐다. 나무를 잡고, 실개천을 겅중거리면서 가다 보니 점점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막연히 이 방향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헤집고 있었다. 지쳐서 숨을 헐떡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도도하고 광범위하게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에 밀려들고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이었던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고 현실 공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3차원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 메타버스는 신세계의 새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양상은 그 속도와 범위와 깊이 면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잊거나 간과해서는 안 될 역사적 교훈이 있다. 2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추격자의 신세가 돼 세계사에 불어 닥친 혁명적 발전의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니 무지했다. 그런 반면 일본은 2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서구 열강들로부터 새로운 물질문명을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을 추진하여 제국주의의 틀을 짜고 이를 기반으로 대륙 진출을 시도했다. 그 격동의 와중에 우리는 식민지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고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진 결과는 참담했다. 국권을 상실한 우리는 30여 년 동안 나라 잃은 국
조선의 여류시인 난설헌(蘭雪軒) 허씨. 그녀의 가을 시 '감우(感遇)'를 보면 새삼 감상에 젖게 된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 가을바람 잎 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빗대어 쓴 것인가. 죽음이 임박했던 비애를 표출한 것만 같다. 문학소녀 난설헌은 매우 불우한 삶을 살았다. 요즈음 흔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신의 처지를 들어 줄 사람도 없었다. 뼈대 있는 양반가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친정이 역모에 몰린 후 부군 김성립과도 금슬이 좋지 않았다. 호색했던 남편은 이런 부인을 살갑게 대하지 않았다. 아마 조정을 의식하여 부인으로서 대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기방(妓房)에서 매일 밤 외박하며 아내를 멀리 한다. 난설헌은 매일 독수공방에서 고독한 일상을 보낸 것이다. 난초와 같이 청초했던 난설헌은 남편 대신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에 빠져
쑥부쟁이꽃, 뚱딴지꽃, 오이풀꽃, 들국화꽃, 다섯 살배기 외손녀가 유치원에서 가을에 피는 꽃을 배웠다며 꽃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아이가 부르는 꽃 이름에서 무르익은 가을 풍경이 눈에 아른거린다. 쑥부쟁이? 뚱딴지? 이름이 새롭고 재밌는지 "할미! 이 가을꽃 알아요?"라고 물었다. 글쎄! 뚱딴지 꽃이 뭘까?하고 검색을 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돼지감자 꽃의 또 다른 이름이며 뚱딴지는 돼지의 사투리였다. 가을 둔덕에 샛노랗게 피어 눈길을 끄는 이 꽃은 언뜻 보기에는 작은 해바라기꽃 같고 삼잎 겹 국화인 키다리 꽃과 유사하게 보인다. 소박하고 어여쁜 노랑이 꽃 이름이 뚱딴지라니…. 미덕이라는 꽃말에 호감이 더하다. 마을 어귀 빈터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돼지감자꽃을 볼 때면 뚱딴지·같은 어감에 마냥 행복한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손주들에게 가을꽃을 보여주려고 들녘으로 나섰다. 황금 물결 사이로 길섶에 마른 풀꽃 향기가 가슴으로 스며든다. 아이들 손을 잡고 코스모스가 살랑대는 가을 길을 걷자니 저만치 논둑 끝자락에 노랗게 핀 뚱딴지 꽃이 눈에 들어왔다. 외손녀에게 꽃 이름을 가르쳐주려니 나에게 처음으로 돼지감자꽃 이름을 가르쳐주던 남편과 애틋했던 추억이 멀어져
[충북일보]당초 올 여름부터 추진될 예정이었던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 조성사업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 조성사업이 연기된 것은 지난해 청주시의회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시는 6월이나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대현지하상가 운영권자인 대현프리몰과의 협의과정에서 보상금 산정 등을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현지하상가 운영권을 가지고 있던 대현프리몰의 운영권 취소 절차가 지연됐고, 이에따라 공사 자체가 늦춰지게 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올해 초부터 시는 대현프리몰 측과의 협의를 통해 계약 잔존기간에 대한 보상액 협상에 나섰다. 대현프리몰은 오는 2028년까지 성안동 지하상가를 기부채납방식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기에 영업을 종료했다. 이에따라 시는 이곳을 청년특화공간으로 꾸미기로 결정하고 대현프리몰의 남은 계약기간에 대한 보상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보상비 지급과 운영권 취소 절차가 지연되면서 전체 공사 기간도 늘어나게 됐다. 그러면서 시는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강원과 충청, 호남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망 완성을 위한 핵심 시설인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조기 추진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기존 경부선과 연계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한반도 X축 철도망 구축도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2025년도 2회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예산이 100억 원 감액됐다. 애초 이 사업은 올해 본예산에 199억 원이 반영됐다. 지난 4월 확정된 1회 추경에도 변동이 없었지만 이번 추경에서 사업비의 절반이 삭감됐다. 정부는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과다 증액되면서 이에 따른 사업 적정성 재검토가 시행되며 이월액이 누적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가철도공단에 유보금 582억 원이 발생한 만큼 이를 우선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충북선 철도 고속화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8월 기본설계에 들어간 이 사업은 애초 2019년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노선의 고속화와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일부 구간의 직선화 등이 추가됐다. 이에 총사업비는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