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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10 14:11:03
  • 최종수정2025.04.10 14:11:03

김소영

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서비스업이나 판매업, 혹은 콜센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감정 노동자라고 일컫는다. 감정 노동자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해 고객이나 타인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직업군을 감정 노동자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공무원을 철밥통에, 규정에만 맞춰서 일하는 융통성 없는 직업군으로 생각하지만 앞서 얘기한 조건을 차근히 살펴보면 공무원도 저 조건에 몹시 부합한다.

아무리 법과 절차에 따라서 행정을 수행한다지만 민원인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줄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는지 찾아보지 않는 공무원은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본 적이 없다.

물론 그들이 그런 규정을 찾아보기까지 민원인들의 말도 안되는 폭언을 감수하는 모습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감정 노동자의 정의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직업군'이라고 한다면 공무원도 감정 노동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많은 직종에서 활동하는 직업군을 감정 노동자라고 한다면 민원인과의 상호작용이 많은 공무원도 감정 노동자라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절차나 처분 결과를 설명했을 때 민원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언이나 욕설을 하게 되면 마음이 몹시 떨리지만 그럴 때는 욕을 듣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담당자'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저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공무원을 탓하는 것이라고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해도 그 여파가 바로 수그러드는 것은 물론 아니다. 민원인 응대가 끝나고 나서도 주변에서 나를 보는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여기는 회사이기에 감정을 표면상 드러내지 않은 채로 혼자 삭히고 가라앉혀야 하는 상황들이 매번 발생한다.

언젠가 내 전임자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말을 항상 기억한다. "나는 돈을 벌러 나온 것이고, 또 돈을 벌러 나왔기 때문에 일을 할 때만큼은 간도 쓸개도 다 빼놓고 일한다." 는 마음으로 출근하신다고 했었다. 그 말을 들은 후부터는 왠지 힘든 일을 겪어도 그분의 말을 떠올리면 우울한 기분이 상쇄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언뜻 생각하면 간, 쓸개까지 다 빼놓고 일할 정도로 나의 존재감이 무시되는 것인가로 해석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다. 일을 할 때만큼은 나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해석했고,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는 순간은 온전한 나 자신으로 돌아와 내 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라 받아들였다.

하여 나는 직장에서는 '주무관'으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행한 적법한 행정절차 때문에 민원인이 나에게 화풀이를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들을 욕이 아니라 내 자리에 있는 그 어떤 주무관이라도 피해 갈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최대한 나의 본래 자아와 분리하여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것은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 만든 최소한의 방어기제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다른 공무원들도 모두 자신만의 방어기제를 만들어 매일을 버티는 힘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만의 방어기제로 오늘도 열심히 버티시는 감정 노동자들께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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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