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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1.04 15:48:04
  • 최종수정2024.11.04 15:48:04

이은양

충주시 대소원면 부면장

충주시 대소원면사무소에서 근무한 지 어느덧 10개월이 흘렀다.

바쁜 일상에서도 출퇴근길에 내 시선을 사로잡는 작은 이발소가 하나 있었다. 대소원면사무소와 100미터 거리 밖에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낡고 오래된 간판이 달린 그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70년대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스타 이발소'라는 이름을 단 이발소는 외관만으로도 지나가는 사람들을 잠시 멈추게 했다.

나 역시 그 낡은 간판을 볼 때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그저 스쳐 지나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 여유가 생기자 문득 그곳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건물 앞에 서서 잠시 머뭇거리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이발소 안은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주었다.

낡은 의자와 오래된 거울,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벽지가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왔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발소의 정돈된 공간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그 시절의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이발사님은 하얀 가운을 입고 조용히 앉아 계셨다.

나는 어색하게 "사장님, 대소원면 부면장인데 차 한잔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이발사님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해주셨다.

그 미소 속에는 반가움과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이의 여유가 담겨 있었다.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이발사님은 대소원면 성마루에서 태어나 지금 이 자리에서 30년 넘게 이발소를 운영해 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공간을 지켜온 그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발소의 낡은 모습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발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동네 아저씨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발사님의 능숙한 손길에 머리를 맡기는 모습은 자연스러웠고,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해 보였다.

가위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소리는 이발소의 고요함을 깨우며 그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 가위질 소리는 마치 이발소의 심장 소리 같았다.

이발사님의 오랜 세월이 깃든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그 소리와 손길 속에는 따뜻한 정성과 진심이 묻어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문득 시골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3남 1녀 중 막내였던 나는 동네 이발소에 아버지와 오빠들과 함께 미용실이 아닌 이발소로 머리를 자르러 가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났다.

이발소는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곳이 아니었다.

그곳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소통의 장이었다.

이발사님의 능숙한 손길과 나누는 이야기들은 마을 사람들 사이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머리를 자르러 온 사람들은 머리를 다듬는 동안 서로 안부를 묻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다.

대소원면의 '스타 이발소'는 그러한 추억을 간직한 채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최신식 미용실이나 트렌디한 바버샵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이발소만의 따뜻한 정취와 고요한 시간은 이발사님의 오랜 삶과 맞닿아 있었다.

이발사님의 진심 어린 손끝에서 전달되는 온기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묘한 안도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내가 먼 훗날 이곳을 다시 찾아왔을때 이 작은 '스타 이발소'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이발사님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이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기를 조심스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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