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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6.24 18:22: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장안의 화제다. 전편의 경우 하는 일마다 실패만 하는 래리 데일리(벤 스틸러)가 아들에게만은 떳떳한 아버지로 남고 싶은 마음으로 자연사박물관 야간 경비원으로 취직하지만 박물관이 살아 움직이는 기이한 장면을 목격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유쾌한 웃음으로 소개하는 액션 판타지 어드벤처였다.

최근 개봉한 숀 레비 감독의 '박물관이 살아있다2'는 박물관 전시물들이 밤만 되면 살아 움직인다는 설정은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영화의 무대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박물관으로 옮긴 만큼 캐릭터나 스케일, 디테일이 대폭 강화됐다. 박제와 모형물, 미니어처 중심의 전작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줬다면 우주로켓이나 링컨 전 대통령 동상과 같은 덩치 큰 캐릭터와 프랑스 나폴레옹 등 미국사 이외의 다양한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면서 그 규모와 볼거리에서 전작보다 몇 배는 화려해졌다.

사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람을 했고 예매율 경쟁 순위가 어떻게 되었는가는 중요치 않다. 이 영화가 주는 의미가 어떤 것이고 관객들이 무엇을 가슴속에 품었느냐가 중요하다. 전편이든, 속편이든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는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박물관이 환상적인 모험의 공간으로 무한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데 있다. 유리관 속의 오래된 유물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시품들을 통해서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으며 역사의 생명력으로 가득한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물관이 시대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닫힌 공간, 고고학자 등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열린 문화의 창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아 박물관이 참여와 상생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청력과 시력을 잃은 헬렌 켈러는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란 글에서 첫째 날은 인생의 스승을 찾아갈 것이고, 둘째 날은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 종일 인간이 진화해 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며, 마지막 셋째 날에는 출근길의 사람들 표정을 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사흘 동안만이라도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암흑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왜 세상을 볼 수 있는 사흘 중 하루를 박물관 투어에 몰두하겠다고 했을까? 박물관에 어떤 진귀한 보물들이 있기에 그녀의 마음을 이토록 흥분시켰을까? 그녀는 박물관에 전시된 자료는 나 자신의 발자취이자 우리 이웃의 모습들이며 역사의 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한 자료나 유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역사를 꿰뚫을 수 있으며 미래의 모습까지 예언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 고장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놓칠 수 없는 박물관이 여럿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충북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건축미는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을 만큼의 매력을 갖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세계 인쇄문화와 직지의 제작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세연철박물관은 제철문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고 한독의약품박물관은 한방에서부터 양방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 한국의 종을 집대성한 진천종박물관, 실크로드의 살아있는 교과라 할 수 있는 한국잠사박물관, 맥주 포도주 소주 등 세계의 술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술박물관 리쿼리움, 숨쉬는 옹기의 삶과 문화를 꾸며놓은 옹기박물관, 현대공예 다양한 작품을 엿보고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한국공예관 등 모두가 아기자기하고 생명력으로 가득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이야말로 품격 높고 아름다운 도시의 지름길이다. 가치 있고 개성미 넘치는 삶으로의 첫걸음이자 희망의 매트릭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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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