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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사막을 건너다' ⑤ 원격협진 현장의 의사들

서울대병원 파견 고아령(가정의학과 전문의)·이응준(신경과 전문의) 교수

  • 웹출고시간2024.09.19 15:42:11
  • 최종수정2024.09.19 15:45:09

고아령 교수가 원격협진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서산의료원이 실시하고 있는 '의료취약지 원격협진 사업'은 병원 방문 문턱이 높은 지역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중 서울대학교병원 파견 고아령(가정의학과 전문의)·이응준(신경과 전문의)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11일 본보가 만난 두 교수는 외래 진료 틈틈이 원격 화상 협진으로 의료 사각지대 환자를 만나고 있었다.

고아령 교수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경증에서 중증으로 병을 키우는 환자들의 사례를 종종 접한다며 의료취약지 원격협진 사업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고 교수는 "일반적으로 만성질환 환자들은 3개월에 한 번씩 약을 처방받는데 약을 먹는 중간에 조절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느끼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 없이는 거동이 안 된다거나 하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미루고 방치하다가 나중에 응급실로 오시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응준 교수가 원격협진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이응준 교수도 환자들이 병원을 적시에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교수는 "서울에서 근무하다 서산의료원으로 발령받아 일하게 되면서 서산·태안 지역에 홀몸노인 또는 이에 준하는 고령 환자가 많고, 이들이 병원에 오는 것이 제한적이다 보니 꾸준히 병원 다니면서 약 복용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과 전문의가 환자의 상태를 보면 파킨슨병인 걸 알고, 이에 맞춰 약을 투약하면 어느 정도는 호전이 돼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예 병 자체가 뭔지도 모르고 노환인 줄로만 알고 참고 지내는 경우도 봤다"며 "병원에 못 와서 혹은 약을 못 먹어서 보행이 안 된다거나 하는, 삶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은 최소한이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원격 협진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교수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연신 프로그램을 확인하며 바쁘게 마우스를 잡은 손을 움직였다.

이들은 본원의 진료를 보면서도 원격 협진을 병행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격협진 사업이 보다 확대되려면 예산, 시스템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 교수는 "현장이 조금 더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전담 코디네이터, 전담 주무 부서 그리고 전담 과장 이 세 박자가 모두 맞아야 한다"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 되는 일이고, 제가 맡은 가정의학과를 비롯한 신경과, 내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과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점차 고령층이 늘면서 원격 협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사업이 꾸준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원격 진료가 의료법상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 임선희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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