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6.06 15:35:16
  • 최종수정2023.06.06 15:35:28

선우혁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 주임

소외(疎外)라는 단어가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의미다.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해 한자의 어원을 풀어 보자. 疎(성길 소)는 疋(무릎 아래의 다리), 束(묶인다)라는 의미가 합쳐진 형성 문자이다. 여기에 예외적인 일이 발생했다는 外(바깥 외)까지 함께 결합되어 쓰이는 단어이다.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여 발이 묶여 버린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추상적이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해당 문장을 반추해 보면 대다수는 크든 작든 소외를 겪었던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외와 관련된 문제는 수 세기 동안 여러 학자들이 천착해 온 문제이다.

학술적인 의미의 소외는 '인간이 지닌 자기의 본질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소외와 관련된 이론의 전개 과정을 크게 개괄해 보면 "종교에 의한 소외→노동에 의한 소외→산업사회(제도)로 인한 소외" 순으로 체계화되고 확대 재해석 되었다. 먼저 종교에 의한 소외는 신(神) 중심의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된다. 신이 인간보다 더 주체적이고 인간적일수록 인간은 자기의 주체성과 인간성에서 소외된다는 것이 요지이다. 중세 시대 음악과 같은 예술 작품을 살펴보면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신의 감정으로 환원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노동에 의한 소외가 있다. 이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노동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타인의 지배, 강압, 속박하에 노동과 생산물에 대한 통제를 상실한다는 것이다. 즉, 노동이 타인의 재산 증식 수단으로 전락함에 따라 소외가 발생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마지막은 산업사회(제도)로 인한 소외이다. 인간의 창의성이 사회제도의 압력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그 결과 일단(一團)의 분리된 역할 속에 대체되어 자아 정체감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외는 특정 시대에 인간이 어떠한 대상과 관계를 맺고 목적을 부여받게 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신권정치(종교), 봉건제(계급), 근대화(노동, 산업)가 소외의 주요 원천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살펴본 소외문제가 현시점에서도 적절한 개념인지와 유효하게 작동하는지의 여부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교회도 많고 나름 계급(?)도 엄연히 존재하고, 기업들의 입김도 세다. 물론 그 정도는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인간(人間)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대만 바뀔 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가정 또는 직장에서의 가벼운 소외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일을 해도 보람이 없으므로 직장 생활에 염증이 생긴다든지 가족 구성원과의 불화로 가정이 도리어 위협으로 다가온다든지 등이다. 개인에서 사회로 시야를 넓히면 소외 현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서열화와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소수의 사람(특정 계층)들을 빼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인의 전형적인 특성인 남과 비교하고 자기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무시하고 이득이 되면 뭐든지 하는 행태까지 결합되니 소외감은 배가(倍加)된다. 암울한 상황이지만 "무엇으로부터 소외당하는지?", "소외의 원천은 무엇인지?", "소외의 양상은 어떠한지?", "더 나아가 극복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외라는 고차원적인 실타래를 형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짜임새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이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사회학자 멜빈 시먼(Melvin Seeman)은 소외문제로 발생하는 양상을 6가지로 규정했다. 무력감(powerlessness), 무의미감(meaninglessness), 무규범성(normlessness), 문화적 소원감(cultural estrangement), 자기소원감(self-estrangement), 사회적 고립감(social isolation)이다. 개인의 힘으로 이러한 양상들을 극복하기란 요원(遙遠)하기만 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고까지 느껴진다. 그래도 탈피 시도라도 하다 생을 마감하는 것이 더 나은 인생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