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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류귀현 운초문화재단 이사장 인터뷰

"100여년 일제 잔재 청산… '동진강'으로 명명해야"
통합청주시 출범 후 명칭 변경 논의 활발
대동지지 등 고서엔 '동진강'으로 기록
정비·개발 이전 역사적 정체성 회복 필요

  • 웹출고시간2021.02.18 20:11:08
  • 최종수정2021.02.18 20:11:08
[충북일보] 본격 미호강 시대의 도래에 앞서 '미호천(美湖川)'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민족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강(江)을 천(川)으로 격하하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는 옛 이름인 '동진강(東津江)'으로 바꾸거나 하천 규모에 맞춰 '강(江)'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귀현 운초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나 옛 기록 속 미호천의 흔적을 통해 명칭 복원의 역사적·지형학적 당위성을 들어봤다.

"'미호천'이라는 명칭은 명백한 일제 잔재죠. 이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동진강'으로 명칭을 바꿔 얼과 영혼이 흐르는 강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합니다."
ⓒ 김태훈기자
류귀현 운초문화재단 이사장이 역사적 배경을 들어 미호천 명칭 변경의 당위성·타당성을 역설했다.

발원지 관련을 제외하면 대체로 미호천 수계에 대한 제원은 어느 정도 정리됐으나 명칭에 대한 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하천 승격 이후부터 최근까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미호천 명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2014년 통합청주시가 출범하고, 세종시가 들어오면서 미호천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미호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유역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미호천유역협의회추진협의회가 구성됐으며, 2017년 '상생의 미호토피아 선언'도 있었다.

당시 여기에서 통합적 물환경관리를 위한 주민참여형 유역관리체계의 모델 구축, 상하류 지역 상생의 유역공동체 설계 등 10가지 핵심전략을 제시하면서 그 첫 번째로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부를 것을 천명했다.

'미호는 강(江)이다. 천(川)이 모여 강(江)을 이룬다. 미호강은 이미 마을과 지역을 넘어 진천, 음성, 청주, 세종 등 여러 도시문명을 잉태하고 문화적으로 융합시켜 온 광역적 젖줄이다'라는 선언이다. 이후 미호강유역협의회추진위원회 참여기관·단체에서는 '미호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옛 지도에는 미호천의 형세가 매우 크고 뚜렷하게 묘사돼 있지만 하천지명은 표기돼 있지 않다. 각종 문헌을 살펴보면 미호천이라는 이름은 근대 이전에는 없던 이름이다.

류 이사장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대동여지도' 등의 지도에는 청주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흘러 동진강(미호천 하류 연기군에서 금강 합류점까지)으로 흘러드는 하천의 상류에서부터 오근진, 작천, 진목탄, 망천, 부탄이 차례로 표기돼 있다"며 "이를 통해 당시까지는 여러 가지 지명으로 불렸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1918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근세한국오만분지일지형도(近世韓國 五萬分之一地形圖)'에는 '미호천'이라는 지명이 뚜렷하게 표기돼 있다.

'조선지지자료'에 '미호천'은 금강의 지류로 경기도 안성군 이죽면과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2개 지역에서 발원해 진천~연기~안성~음성~청주를 지나 충남 연기군 동면과 남면으로 흘러드는 하천으로 수록돼 있다. '미호천'이 예로부터 불리던 이름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근대적인 지도를 만들면서 새롭게 붙여진 이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류 이사장은 "미호천이란 지명은 고지도나 지명 관련 고서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이름은 조치원읍 연동면 예양리 '미곶(미꾸지)에서 유래돼 미곶천(彌串川), 미호천(眉湖川·美湖川) 등으로 불리다가 1914년 일제강점기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따라 미호천(美湖川)으로 통일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동지지, 청주읍지, 해동역사 속집, 동국여지승람 등 고서에는 미호천의 지명이 '동진강(東津江)'으로 기록돼 있다"며 "미호천의 명칭을 복원해 문화도시 청주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해진 규격으로 하천과 강을 구분하고 있지는 않지만 강(江)은 큰 물길을 말하고, 천(川)은 작은 물길로 이해된다. 하천의 규모를 이야기할 때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유역면적과 하천연장이다.

금강은 9천912.15㎢의 유역면적과 397.79㎞의 유로연장을 갖고 있고, 미호천은 1천855.35㎢, 89.2㎞ 규모다. 미호천보다 유역면적과 유로연장이 작은 하천임에도 강으로 불리고 있는 하천으로 동진강, 태화강 등을 찾아볼 수 있다. 강과 천의 구분에 있어 절대적 구분이 있지 않음을 의미하지만, 이미 미호천은 강이라 불리기에 손색없는 유역면적과 유로연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미꾸지'로 불렸던 어원의 유래 등을 종합해볼 때 '강(江)' 승격에 중점을 둬 '동진강'이 아닌 '미호강'으로 명명하자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가 개최한 미호천 명칭 복원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당시 토론자로 나선 박희두 서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조선시대 주민은 미호천을 '미꾸지'라 부르고 '미곶'이라 표기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이는 산줄기가 뾰족하게 뻗어 내려온 지형으로서 양옆에 물이 흘러 삼각형 부분을 만드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어원의 유래 등을 종합해볼 때 작천을 중심으로 한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 김태훈기자
'동진강'이라는 이름이 타 지역 명칭과 중복된다는 점, 100년 이상 불려진 이름임을 고려할 때 주민 인식도와 행정적 편의상 '미호강'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류 이사장은 '미호천'이라는 명칭 자체가 일제가 국민을 미사여구로 호도하기 위해 만든 이름이라고 강조한다.

류 이사장은 "'미호천'은 일제가 영원히 식민지화하기 위해 그럴싸하게 붙인 이름으로, '호수 호(湖)'자와 '내 천( 川)'자간 상충해 조합도 맞지 않는다"며 "100년 이상 부르던 일제 잔재를 후손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천 명칭의 통일은 일제강점기의 식민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전통성·정체성 회복이라는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점에 불과하지만, 지명 선정의 당위성은 물론 지역 대표성·확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류 이사장은 "예전 청주시의원을 지내던 시절부터 하루빨리 미호천 시대를 청산하고, 동진강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죽기 전에 이 일을 꼭 마무리 짓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류 이사장은 현재 몸담고 있는 재단을 통해 숙원을 현실화할 참이다. 운초문화재단은 지역의 문화·역사 관련 공헌자들을 시상하고, 문화 관련 단체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창립 5주년을 맞아 이사회에서 지역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연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미호천'의 명칭을 '동진강'으로 변경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재단은 목표로 각종 연구 사업을 계획 중이다.

류 이사장은 "미호천 정비·개발사업이라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명칭 변경이 우선돼야 한다"며 "개소를 앞둔 재단 부설 청명연구소를 통해 앞으로 '동진강' 명칭 변경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단이 민간과 협력해 물밑에서부터 꾸준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며 "관련 연구용역과 주민공청회 등 지자체와 지방의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유소라기자

류귀현 프로필

1939년 청주 출생(만 81세)

現 운초문화재단 이사장, 청주화물터미널 대표이사 회장

前 충청북도문화원연합회 회장, 청주문화원 원장, 4대 청주시의회 의원, 로타리3740지구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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