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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05 15:39:37
  • 최종수정2019.08.05 17:33:18
[충북일보]  열흘 동안 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바람의 말을 타고 '무사귀환(無事歸還)' 메시지가 전해졌다.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반응은 한 가지로 일파만파다. 반감 없는 기쁨의 공감이 계속되고 있다.


*** 염원으로 흘린 땀의 대가


 5천859명 242시간. 무슨 숫자일까. 조은누리(14)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기적 같은 생환의 지난 8일까지 투입된 수색인원이 애쓴 시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으로 나눠 더하면 141만7천878시간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께 조양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실종 하루 뒤인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단순 실종이 아닌 강력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조양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장소 주변 수색 작업도 어려웠다. 당시 내린 장맛비와 등산로를 뒤덮은 수풀이 최악의 수색조건을 만들었다. 나뭇잎이 워낙 무성해 드론 수색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29일, 수색 일주일이 지났다. 육군 37사단과 32사단 장병과 경찰·소방 구조대 200여 명이 투입됐다. 소방청 구조견 2마리, 군견 1마리도 힘을 보탰다. 군·경찰·지자체가 보유한 드론 10여대 도 투입돼 샅샅이 뒤졌다.

 허탕이었다. 수색 범위가 실종 장소로부터 1㎞ 밖까지 확대됐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됐다. 그래도 모두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수색 11일 째 마침내 드라마가 완성됐다. 모두의 노력이 땀의 결실로 돌아왔다.

 8월 2일 오후 2시 40분께 조양이 발견됐다. 무심천 발원지 뒤편 900m 지점에 누워있었다. 가벼운 찰과상과 전신쇠약, 탈수 증상을 보였다. 하지만 의식은 명료했다. 충북대병원 검진 결과 비교적 좋은 건강 사태를 보였다.

 조양의 무사귀환은 기적으로 설명된다. 실종 수색 기간은 유난스러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됐던 시기다. 작전을 진행하기에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민·관·경 모두 조 양을 포기하지 않았다. 내 가족을 찾는다는 염원으로 뭉쳤다.

 조양은 저체온 상태로 발견됐다. 아무리 한여름이라고 해도 견디기 어려웠을 게다. 지적장애 2급인데다 체력까지 약했다. 발목 상태까지 좋지 않았었다. 그런데 장맛비와 폭염을 열흘이나 견뎠다. 살려는 의지가 만든 기적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가 있다. 조양의 안전을 염원하는 기도가 더해졌다.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애쓴 이들의 정성이 통했다. 군 수색견이 고된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노력의 땀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수색견을 인도한 건 수색대원들이었다. 그들 모두의 땀이 기적을 만든 셈이다. 땀은 때때로 노력과 노고를 빗대는 메타포로 쓰인다. 노고를 마다 않아야 땀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처럼 염천의 계절엔 너무 더워 흘리기도 한다.

 땀은 흘린 것 자체로 소중하다. 같은 염원으로 흘리는 노력의 땀은 더 대단하다. 때론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불가능한 걸 가능케 하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조양의 무사 생환은 모든 수색대원들이 흘린 땀의 기적이다.


*** 조양 무사귀환으로 보답


 참 보기 좋았다. 소외와 불평등이 아닌 협동과 평등의 마음이었다. 그 마음은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힘으로 작용했다. 마침내 어마어마한 힘으로 한 생명을 살렸다. 모두가 함께 같은 마음으로 이룬 기적이었다.

 땀은 그저 땀샘에서 생리적으로 분비되는 액체가 아니었다. 단지 체온 조절에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 흘린 만큼 사람을 생동하게 하는 선물이었다. 조양의 무사귀환은 내 삶의 터전에서 일어난 기적이다. 경이의 장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

 기적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개'라고 '아무나'로 살면 만들 수 없다. 'must'보다 'should be'에 빠져야 한다. 고운 마음을 정하는 힘은 오롯이 내게 있다. 내 안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기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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