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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주 52시간 근로제가 심각하다. 산업현장 곳곳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제조업계의 초과근로시간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버스업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입법보완 등 대책은 없다.

*** 첫 단추 제대로 꿰야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지 만 1년이 다 돼 간다. 기대와 달리 '저녁이 있는 삶'은 저 멀리 있다. 근로자와 기업 모두 불만을 터트린다. 근로자는 줄어든 소득에 아우성이다. 기업은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을 하소연 한다.

 주 52시간제 의무 시행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해당 사업장 중에서 아직 준비가 안 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급작스런 근로시간 단축은 많은 걸 바꿔 놨다. 근로자들은 오후 6시면 '칼퇴근'한다. R&D(연구개발) 분야 종사자들조차 어김없다. 모든 걸 덜하면서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지 의문이다. 기업의 탄식이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산업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건설업계에선 특히 더 그렇다. 근로시간 축소는 곧 공기 지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 고려하면 주 52시간 근로제로 얻는 게 별로 없다.

 지난 1년간 드러난 현실은 일하는 시간만 줄었을 뿐이다. 생산성도 고용도 소득도 나아지지 않았다. 월 소득이 수십만 원씩 줄어든 근로자가 수두룩하다. 고용사정은 20년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도 장탄식이 이어진다.

 주 52시간제 연착륙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 관련 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조차 비정상의 국회가 가로막고 있다. 법 개정 전까지 계도기간 부여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오는 7월 1일부터 21개 업종의 노동시간이 특례에서 제외된다. 다시 말해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된다. 그동안 유예됐던 버스업계도 해당된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받아들일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청주 버스업계도 다르지 않다.

 경영여건 등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한 점이 없지 않다. 버스 노조는 대책을 요구하며 파업직전까지 갔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추가 인력 확보엔 차질을 빚고 있다. 버스기사 자격이나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는 시행될 수밖에 없다. 거스를 수 없다. 하지만 일괄 적용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정부도 지자체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칫 청주시내버스 일부 노선도 없애거나 배차 간격이 조정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주 52시간제는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근로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뤄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기업들의 수용 여건 성숙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제도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가 더 똑똑해져야 한다. '주 52시간'이 던진 질문의 답은 변화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계도기간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접근법이 바뀌어야 한다. 현재로선 그게 최선이다.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 경제는 정치와 달라

신문사 수습기자들은 잡초처럼 살아남는 훈련을 거친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이 과정에서 기자에게 요구되는 끈기와 투지를 배우고 키운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보기 어렵다. 기자 수습교육도 워라밸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경찰서에서 숙식하며 새벽까지 일하는 관행은 이미 사라졌다. 만만치 않지만 혼자 스스로 더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근로시간 단축은 기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오랜 통념을 새로 정립하는 일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추가고용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크게 빗나갔다. 고용은커녕 있는 일자리마저 줄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의 역설(逆說)이다.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근원적 정책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현실에 기초한 경제는 이상에 기반을 둔 정치와 다르다. 신념이나 구호로 경제를 살릴 순 없다. 근로시간 단축은 새로운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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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