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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4.05 16:03:49
  • 최종수정2017.04.05 17:53:01
기자가 30여년간 거래한 모 은행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는 3천만원이다.

봉급이 나오면서 신용카드 사용 대금 등을 갚는 월말만 되면 "이번 달에는 적자를 1천만원 아래로 줄여보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 그나마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데에서 위안을 느낀다.

마이너스 통장이 없으면 노숙자로 전락할 수도 있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39만원으로 2015년보다 0.6% 늘었으나,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0.4% 줄었다. 마침내 작년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천344조원을 기록했다. 가구 당 7천만원 꼴이다.

소득이 줄고 빚은 늘어나자 가계들은 씀씀이를 줄였다. 그 결과 작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액은 2015년보다 0.5% 줄어든 255만원이었다. 먹고 살기가 힘들다 보니 전체 가구의 보험 가입률도 1년 사이 5.4%p 떨어진 81.8%였다.

기자는 1993년 이후 매년 3월말 발표되는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내용을 볼 때마다 "저들은 '딴 나라 사람'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왔다.

이른바 '봉급을 빵빵하게 주는' 중앙 언론사에서 20여년 간 재직한 기자가 이런 생각을 했으니, 소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올해처럼 일반 국민이 먹고 살기가 정말 어려운 시기에도 그들 중 대다수의 재산목록에서는 경제난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우선 독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자.

18대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12년 11월 21억8천104만원이었던 그의 재산은 2016년 12월말 기준 37억3천820만원으로 늘었다. 4년 1개월 사이 15억5천716만원, 매월 웬만한 근로자 연봉과 맞먹는 '3천178만원'이 증가한 셈이다. 공시가격으로 신고된 삼성동 사저(27억1천만원)를 시세로 환산하면 실제 재산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봐야 한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에는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이른바 '세종 드리머(Sejong Dreamer)'가 많다. 8년째 이 도시에 살고 있는 기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하지만 생존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신도시 자영업자 중에는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진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올해 세종시청 고위 공직자(시의원 포함 18명)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역시 '딴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직계 존비속을 포함한 1인당 평균 재산이 9억 1천만원, 지난해 늘어난 금액만 1억5천232만원(20.1%)이었다. 1인당 평균이나 증가액이 서울시청은 물론 웬만한 중앙기관보다도 훨씬 많은 데 대해 놀라게 된다.

예컨대 30대인 고준일 시의장은 지난해 '-3억100만원'에서 올해는 '+1억2천600만원'으로 4억2천700만원이 늘었다. 작년 7월부터 의장을 맡고 있는 그는 "공시가격 7억6천여만원 짜리 신도시 상가 한 채를 신고 대상에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춘희 시장은 본인 명의의 10개 통장 예금액만 8억8천436만원에서 13억3천480만원으로, 1년 사이 4억5천44만원(51%)이나 증가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민간인이든 고위 공직자든 재산이 많은 건 일단 축복할 일이다.

특히 스스로 기업을 일궈 모은 재산 중 1천억여원을 기부했다는 모 정치인의 미담 사례는 대다수 국민에게 귀감이 된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이 땅의 상당수 고위 공직자는 매월 은행 이자 갚을 걱정을 하는 소시민들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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