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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03 18:03:25
  • 최종수정2017.01.04 12:36:51
[충북일보] 2017년 새해가 밝았다. 2016년은 죽는 그날까지 잊혀 지기 힘든 '악몽의 세월'이었다.

광장의 촛불은 국민의 위대한 힘을 보여줬다. 올해 23년차 기자의 눈에는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보다 훨씬 참혹했다. 그래서 '리멤버(Remember) 2016'이다.

새내기 시절 되돌아보니…

1995년 새내기 시절을 돌이켜 보면 '천방지축(天方地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1997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면서는 '악몽의 12월'이라는 말을 되뇌곤 했다. 수많은 기업체가 도산했고, 가정에서는 식비까지 줄여가며 내핍(耐乏)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1년에 두 번밖에 월급을 받지 못한 시간도 있었다.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 식당에 점심을 먹으로 갔는데 쫓겨나기도 했다. 회사가 지급할 식대를 제때 지급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두 번의 지역 주재 기자 시절, 공무원과 조폭이 공모한 산장형 빌라 경매비리를 보도했다. 충북도와 충주 법원 공무원 등이 사법처리 되는 등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불러 왔다.

연차가 쌓여 갈수록 취재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점점 더 '괴물'이 되고 있다는 아찔한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부속실장이었던 양길승씨의 몰래카메라 사건이 청주에서 터졌다. 거의 모든 중앙언론사 기자들이 청주지검에 집결한 대형 스캔들이었다.

현직 검사의 몰래카메라 사건을 취재하면서 숱한 밤을 검찰청사 등나무 아래에서 '뻗치기'로 세웠다. 대검찰청 감찰부장(검사장)의 감사가 시작되자, 언론의 취재는 더욱 치열했다.

감찰부장의 워딩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그를 에워 쌓고, 그런 장면은 내외신을 통해 1면 사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색다른 경험'은 두고두고 잊혀 지지 않는다. 검사와의 대화를 보면서 '아,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를 생각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고, 2009년 세종시 수정안은 충북도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 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세종시 '원안 +a'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여성 정치인의 소신과 원칙, 철학을 보면서 또 한번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치인이 있구나'라고 감탄했다.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고 '원안'이 확정된 날, 개인 블로그에는 도민들의 '광클(광적인 클릭)'이 쏟아졌다.

2012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날, 새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했다. 그러나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인사 참사를 지켜보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월호 참사로 수백 명의 학생들이 세상과 이별한 날, 어린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보고 분노했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던 학생들이 제대로 꿈조차 펼쳐 보지 못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

'통 큰 자세'가 필요한 정치

청와대·국회를 취재하던 시절, 낯설고 생소한 환경이었지만 중앙 정치권과 충북이 어떻게 연계되는지 큰 관심을 가졌다.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제시된 정책이 우리 지역에 어떻게 도달하는지도 따져 보았다.

한편으로는 신기했지만, 답답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았다. 취재가 불가능한 성역, 불 보듯 뻔한 정치공학적 셈법에 정파 간 갈등을 보면서 정치를 통해 희망을 찾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최순실 사태'는 기자들에게 치욕의 사건이다. 견제하지 못한 무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국정농단의 주·종범은 물론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세력도 반성해야 한다. 여당은 물론 야당도 책임을 다하지 못한 한 축의 세력이다.

정권교체만을 최종 목표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5천만 국민들이 느낀 좌절과 분노를 담을 새로운 그릇을 만드는 '통 큰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

2017년, 대한민국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체인지(Change) 2017'을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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