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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생산업체 정화조 사고…"의로운 죽음 왜곡 안타까워"

최초 진입자 구하려던 40대 2명 중 1명 숨지고 1명 중태
"안전불감증 사고 아닌 사람구하려다 희생된 것"

  • 웹출고시간2016.08.29 18:54:33
  • 최종수정2016.08.29 19:35:03
[충북일보] "이번 정화조 사고는 단순 안전사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20일 청주 한 유제품 생산공장 정화조에서 유해가스 질식사고(추정)로 모두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발생 당시 정화조에서 40대 근로자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는 데 이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다.

현재까지 진행된 경찰조사 등으로 미뤄봤을 때 정화조에 별다른 안전장비 착용 없이 가장 먼저 진입한 A(46)씨가 '살려달라'는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이후 B(44)씨와 C(49)씨가 A씨를 구하기 위해 잇따라 정화조에 들어갔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직후 취재진은 C씨의 친동생 금모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고 장례식장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친형을 잃은 금씨는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던 금씨가 '형의 장례식을 잘 마치고 돌아왔다. 이제는 형의 죽음을 바르게 알리고 싶다'며 취재진에게 연락해 왔다.

금씨가 기억하는 친형 C씨는 자녀 3명을 둔 책임감과 희생정신이 강한 가장이었다. 누구나 꺼릴 만한 일에 먼저 나섰고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속 깊은 사람으로 기억했다.

금씨는 "형은 해당 업체 생산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정화조와 관련된 설비담당 직원이 아니었다"며 "사고가 나기 전 정화조 인근 휴게실에서 생산부서 동료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들려온 A씨의 비명에 곧바로 현장으로 뛰어갔고 다급한 상황에 안전장비를 따질 틈도 없이 사람을 구하려고 정화조로 뛰어들었다"며 "하지만 곧바로 유독가스에 의식을 잃은 채 1.5m아래 정화조에 추락했고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방치되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고 전했다.

금씨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형의 의로운 죽음을 단순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로 바라보는 주변 시선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C씨의 죽음을 두고 '대체 그 더위에 아무 생각 없이 왜 안전장비도 없이 들어갔냐'는 주변의 이야기가 남아있는 가족에게 큰 상처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B씨 역시도 자신의 형과 마찬가지로 A씨를 구하려 한 것이라고 그의 가족은 설명했다.

B씨의 가족 박모씨는 "경찰 등을 통해 당시 현장 CCTV 일부를 확인했고 B씨는 사고 당일 A씨의 요청으로 작업을 돕기 위해 정화조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CCTV에는 A씨를 구하려고 들어갔던 B씨가 정화조에 들어간 뒤 밖으로 나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시 정화조로 들어가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대전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가던 택시기사가 의식을 잃자 그대로 자리를 떠난 손님들에 대한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뛰어든 이들의 행동이 바로 눈앞에서 누군가 어려움을 당해도 외면하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각박한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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