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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종주 산행 - 덕유능선

짙은 구름 드리운 자태 ‘변화무쌍’

  • 웹출고시간2008.08.15 21:59: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운무 속 덕유능선

남덕유산에서 바라본 덕유능선은 운무에 휩싸여 신비감을 연출하고 있다. 지나온 길이 아득하지만 한걸음 한걸음이 만들어낸 결과이기에 뿌듯하다.

8월 둘째 주말 도심의 염천(炎天)을 피해 1박2일로 덕유산(1614m)을 찾았다.
이번 산행은 덕유산 주능선 종주 산행이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가는 방법을 선택,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설천봉, 이름만으로도 하얀 그림이 그려지는 봉우리다. 시원한 느낌이 이마를 스친다. 바로 아래 무주리조트와는 아주 딴 세상이다. 설천봉에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붐볐다. 가볍게 정상에 올라 세상을 담아보고 싶은 사람들 때문이다.
향적봉에 도착했다. 채 5분도 안 돼 폭우가 쏟아졌다. 빗속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향적봉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향적봉대피소에서 하룻밤은 가히 기억에 남기에 남을 만 했다. 맑은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길 반복했다. 식사를 마치고 덕유산의 밤을 맞았다. 우신과 운신, 풍신도 휴식을 취하는지 밤하늘이 잠시 맑아졌다. 선선한 날씨 탓인지 모기 한 마리 구경할 수가 없었다. 덕유산의 별은 정말 따고 싶을 정도로 총총했다. 동틀 무렵 덕유산군을 뒤덮은 운무는 신통하고 영묘했다.
9일 오전 6시35분 향적봉 대피소를 출발했다. 덕유산 주능선 종주 시작이다.

산행코스는 설천봉~향적봉(1614m)~중봉(1594m)~송계삼거리(백암봉1503m)~동엽령~양재기봉~무룡산(1497m)~삿갓골재대피소~남덕유산(1507m)~영각사다.

향적봉 대피소를 나와 중봉으로 가는 능선 길에는 각종 야생화들이 많다. 비 온 뒤 끝 제철을 만나 활짝 피고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중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오수자굴로 내려서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덕유평전을 거쳐 동엽령으로 가게 된다. 동엽령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안개비도 간간히 내린다. 전망을 즐기기 어렵다.

곧 덕유평전에 도착한다. 전망이 트인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는 덕유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어머니의 품안 같다 능선 위에선 ‘꿩의 다리'가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어느덧 송계삼거리다. 주능선을 계속 가기 위해 우측방향으로 내려선다. 완만한 능선은 구름 속에 가려 있다. 그 끝을 가늠 할 수가 없다. 대신 스쳐가는 구름이 몸의 열기를 식혀 준다.

울창한 숲길을 반복해 가다 보니 주능선의 중간 지점인 동엽령에 도착한다. ‘시작이 반'이라했던가. 이미 반을 걸어왔다. 목적지에 다다를 희망을 갖는다.

동엽령 전망대에선 양재기봉을 볼 수 있다. 이름 한번 특이하다. 그러나 여전히 하늘은 짙은 구름을 드리운 채 변화무쌍한 조화를 부린다.

동엽령을 지나 조록싸리가 군락을 지어 피고 있고 드문드문 암릉 지대를 지나면 양재기봉 이정표를 만난다. 무룡산은 여기서 2km정도다. 드디어 덕유산 주능선 한 가운데 볼록 솟아있는 무룡산이다.

무룡산을 지나 삿갓골재대피소까지는 완만한 내림 길이 이어진다. 삿갓골재대피소로 내려가는 능선에서는 나무데크로 된 계단길이다. 주변을 조망하며 걷기에 아주 좋다. 청량하고 시원한 바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삿갓골재 대피소다. 이곳에서 라면과 참치를 넣어 끓인 참치라면을 점심으로 먹는다. 그동안 조망까지 방해하던 날씨는 다시 염천으로 변한다. 야속했다. 하지만 자연에 순응하니 땡볕에서도 맛이 좋다.

삿갓골재 대피소에서 직진하면 삿갓봉으로 해서 황점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좌측계단으로 내려가도 황점마을로 갈 수 있다.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점심 식사 후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배가 불룩하도록 물을 양껏 들이킨다. 그리고 빈병에다 다시 물을 채우고 삿갓봉을 향해 직진한다.

어지간히 덥다. 땀이 그치지 않는다. 경사가 급한 구간을 지루하게 오르니 삿갓봉이다. 더위도 체면은 있는지 잠시 한 숨 돌릴 여유를 준다. 그동안 제대로 보지 못한 주변의 아름다움을 조망하고 다시 최종 목적지를 향해 간다.

월성재를 쉬지 않고 지난다. 계획된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남덕유산 정상까지 1.4km 남았다. 쉽지 않다. 오르고 오르기를 반복했다. 정상 300m 를 앞두고 정말 가기 싫어진다. 체력도 소진됐다.

설천봉의 시원함

향적봉 오름길에 바라본 설천봉의 풍경은 벌써 초가을이다. 시원한 설천봉의 느낌은 여름산을 찾는 매력중의 매력이다.

억지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600걸음을 내딛으니 드디어 정상, 2년 전 겨울에 만났던 반가움이 아직 남아 있다. 산은 만날 때마다 새롭고 반갑다.

자연은 아름답다. 다시 만난 기쁨은 가슴에 담아 두고 영각사로 향한다. 또다시 짙은 먹구름과 함께 비가 쏟아진다.

영각사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가파르고 위험하다. 바위에 이어놓은 철계단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구름 속으로 간간히 나타나는 암릉의 자태는 신령스럽다. 자칫 천상에 오르는 착각을 하게 한다.

오후 5시30분. 아찔하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지나온 흔적들을 되짚어 본다. 팔월의 염천을 견디고 긴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다.

도상거리 약 22km·소요시간 11시간. 모두 파김치가 됐다. 그러나 가슴은 시원했다. 서로를 쳐다보며 기쁘게 웃는다. 뿌듯함 때문이다.

동자꽃과 산오이풀, 긴산꼬리풀, 모싯대, 바위채송화, 중나리, 온갖 날 것들을 불러 모으는 궁궁이, 향적봉 대피소 옆에서 만난 노랑물봉선, 원추리 군락지를 무색케 한 비비추 군락은 벌써 덕유산을 그립게 한다.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풀빛 라인이 눈에 아른거린다.


/함우석 편집국장

덕유평전 원추리

덕유산은 전라북도 무주군과 장수군, 경상남도 거창군과 함양군 일대에 산재한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해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이면 덕유평전을 비롯한 20km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 군락이 볼만하다. 여름이면 시원한 구천동계곡에 피서객들이 가득찬다. 가을이면 골짜기마다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이 아름답다. 그리고 겨울이면 구상나무와 주목이 만들어내는 상고대가 환상적인 설중미인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덕유산은 사시사철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명산중의 명산이다. 지난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최고봉은 향적봉(1614m)이다. 북덕유산(향적봉)과 남덕유산(1507m)으로 나뉜다.
남덕유산은 경남 거창군·함양군과 전북 장수군 경계에 솟아 있다. 두 산봉 사이의 약 20㎞ 구간에는 해발고도 1300∼1400m의 백두대간 주맥이 북동∼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다.

향적봉을 중심으로는 삼봉산(1254m)과 대봉(1300m), 덕유평전(1480m), 중봉(1594m), 무룡산(1492m), 삿갓봉(1410m) 등 해발고도 13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줄 지어 솟아 있다.

동·서 비탈면에서는 황강과 남강, 금강의 상류를 이루는 여러 하천이 시작돼 낙동강 수계와 금강 수계의 분수령 역할을 한다.

식생은 250여 종의 식물과 116종의 조류, 446종의 곤충류, 19종의 어류, 95종의 거미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곡은 모두 8곳이 형성돼 있다. 특히 무주구천동은 북동쪽 무주와 무풍 사이를 흐르면서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흘러드는 길이 30㎞의 계곡으로 유명하다. 무이구곡 등 구천동 33경, 칠연폭포와 용추폭포 등은 언제나 장관이다. 안성계곡·송계사계곡·산수리계곡 등도 명소로 꼽힌다.

구천동을 지나 향적봉을 약 3㎞ 남겨 둔 곳에는 천년 고찰 백련사가 있다. 이곳에는 매월당부도(전북유형문화재43), 백련사계단(전북지방기념물42), 정관당부도(전북유형문화재102) 등의 문화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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