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충주 25.4℃
  • 맑음서산 21.4℃
  • 맑음청주 25.4℃
  • 맑음대전 25.8℃
  • 맑음추풍령 26.0℃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맑음홍성(예) 23.7℃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고산 18.1℃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제천 23.9℃
  • 맑음보은 25.4℃
  • 맑음천안 24.9℃
  • 맑음보령 22.5℃
  • 맑음부여 24.9℃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2.03 17:50:04
  • 최종수정2016.02.03 17:50:08

 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다. 굳이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어머니의 손맛을 닮은 집들을 찾곤 한다. 맛은 기억이라 했던가. 기억 속의 맛을 찾아 추억앓이를 한다. 참으로 간사한 게 혀다. 냄새와 혀끝을 자극하는 맛으로 우리는 많은 날의 기억을 한다. 그것은 때와 장소 불문이다. 맛을 통해 재생되어진 날들을 곱씹으며 의도하지 않은 기억을 공유한다. 그러나 진정한 맛은 기억 속에 있는 맛이 아닌 가슴 속에 있는 맛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다.
 
설 명절이 다가왔다. 이럴 때면 집집마다 제사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음식은 그 자체로 역사의 의미를 맛으로 표현한다.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 음식문화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화석과도 같다. 비록 요즘 제사상에 서양과일이나 비스킷까지 오르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입맛은 유전처럼 세대를 넘어 전달된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다보면 음식프로그램 일색이다. 생활이 넉넉해지고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다 보니 웰빙하는 방법으로 음식에 대한 프로가 많아진 것이다. '백종원'이나 '이연복' 등의 요리사들이 대세다. 결코 나쁘진 않다. 그러나 어디 한군데 허전함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러나 몇 십 년 연구한 맛의 노하우를 시청자들에게 공개를 강요하는 모습이나 그들의 살며 아픈 흔적을 희화화하는 모습은 괜한 헛웃음만 나오게 한다. 그것은 대부분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저 수많은 프로그램의 레시피와 음식정보가 결코 음식이 갖고 있는 기억너머 저 편에 있는 눈물을 재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본 영화중에서 '라따뚜이'라는 애니매이션 영화를 잊을 수 없다. 생쥐가 주인공인 영화로 '구스또'라는 전통 있는 식당에서 벌어지는 기발한 요리에 관한 것이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라는 명대사를 남긴 이 영화는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생쥐 '레미'와 별 취미 없는 요리 견습생 '링귀니'의 좌충우돌 요리여행이다. '라따뚜이'는 그 주인공들이 온갖 역경을 이기고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켜 나간다는 뻔한 이야기를 참으로 완성도 있게 만든 보기 드문 수작이다.
 
'라따뚜이' 마지막 부분에 음식평론가인 '안톤 이고'는 말한다. "솔직하게 말해 예전에는 믿지 않았다. 구스또 주방장의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말을, 하지만 지금은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 없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레미'가 '구스또'라는 요리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음식에 구현하면서도 자신만의 재료와 노력을 더하였기에 새로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레미'의 모습에서 또 다른 맛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기억 속에 공유되는 어머니의 손맛과도 같이 그 어디에도 없는 맛의 그리움은 그 것을 찾아다닌다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겠지만 기억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구스또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그것이 인생에 있어 선입견을 배제한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혀나 머리로 기억하는 맛이 아닌 가슴으로 기억하는 맛, 그 것이 진정한 맛이고 감동의 재생인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