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3.16 19:50:04
  • 최종수정2015.03.16 19:50:10

혜철스님

옥천 대성사 주지

절에 다니는 신도 한 명이 헐레벌떡 찾아와 우리 딸이 남자를 만났는데, 궁합을 봐줄 수 있냐고 인생 상담을 해왔다.

나는 한 마디로 딱 잘라 거절했다. 그렇게 삶이 두려우면 대웅전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부처님께 알려 달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얼마동안 대웅전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신도가 나오지 않았다.

점심공양 시간이 돼서야 절뚝거리며 나온 신도의 얼굴이 어둡다.

"그래, 부처님께서 뭐라 하십니까?"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세요. 별로 좋은 궁합이 아닌가 봐요."

"보살님, 궁합은 별게 아닙니다. 뜻이 같으면 좋은 것입니다. 어서 돌아가서 따님과 그 상대자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맞대고 비교해 보라고하세요. 서로 닮은 구석이 많으면 천상의 배필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십계명을 적어드일 테니 그대로 한 달만 지켜보라고 하세요. 그러면 좋은 궁합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진작 그렇게 말씀하실 것이지. 그런 비법이 있으시면서 이제야 알려주세요. 스님도 참!"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손과 발을 맞대어 비교해보란 말은 의미심장한 말이다. 취미와 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의 손과 발은 서로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가꾸는 손, 꽃을 가꾸는 손,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손, 책장을 넘기기를 좋아하는 손은 대부분 취향이 비슷함 때문인지 지문과 생김새가 닮아있다. 의심이 가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처음에는 닮지 않았다 해도 사랑이 존재하는 한 닮아간다는 것은 분명한 이치다. 사랑의 십계명이란 계산하지 말 것, 후회하지 말 것,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말 것. 조건 달지 말 것, 다짐하지 말 것, 기대하지 말 것, 의심하지 말 것, 비교하지 말 것, 확인하지 말 것,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운명에 맡길 것이다.

그 사랑의 십계명을 경면주사를 풀어 흰 종이에 반듯하게 써주었다. 그리고는 따님의 지갑 속에 넣어두었다가 힘들 때마다 꺼내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당부했다. 어찌되었든 신도는 경면주사로 쓴 십계명을 들고 서둘러 절을 내려갔다.

그리고 몇 달 뒤 "스님은 진짜로 용하세요. 우리 딸 결혼해요."라고 하는 반가운 전화 한통을 받았다.

알고 보니 서로의 손가락이 닮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동안 빙그레 웃었다.

모든 것은 보기 나름이고,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던가.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