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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12 16:24:48
  • 최종수정2015.01.12 16:24:46
강원도 영월 청령포엘 다녀왔다. 청령포 가는 날은 궂었다. 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렸다. 그 옛날 호됐던 추위를 상기해주는 듯했다. 청령포 앞은 얼음 천지였다. 나룻배도 강과 함께 얼었다. 그래도 배는 조심스럽게 얼음을 깨고 나갔다.

***거문고와 비파의 어울림처럼

지난 주말 청령포 나루는 얼어있었다. 누군가 방문객들을 위해 조금의 길을 터놓았을 뿐이다.

그래도 얼음 밑으로 흐르는 강물이 참 맑았다. 흐르는 소리가 깨질 듯이 청아했다.

강 건너 청령포 입구에 눈사람 하나가 서 있었다. 눈이었다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 옛날 왕비 송 씨를 그리워하던 슬픈 단종의 모습 같았다.

어느새 먼 옛날의 슬픈 풍경처럼 청령포가 애잔하게 다가왔다.

영월은 부챗살처럼 접힌 산세를 하고 있다. 여기에 용트림하듯 굽이치는 동강과 서강이 조화를 이룬다. 그 빼어난 풍경 속에 청령포가 깃들어 있다. 청령포의 단종애사가 더욱 깊게 여운을 남기는 까닭도 여기 있다.

청령포는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소재한다. 서강이 동·남·북 삼면을 휘돌아 흐른다. 한쪽으로는 육륙봉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다. 나룻배를 타고 서강을 건너야만 청령포로 갈 수 있다. 단종의 표현처럼 '육지고도(陸地孤島)'다. 천혜의 유배지다.

청령포를 휘도는 강물은 옛일을 잊은 듯 무심하게 흘렀다. 얼음 속에 단종의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5분 정도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곧 청령포에 닿았다. 솔숲이 아름다웠다. 신령스럽기까지 했다.

단종어가와 관음송, 망향탑, 노산대 등이 모두 솔숲 안에 조성돼 있다. 관음송 뒤편으로 나무계단이 있다. 계단 꼭대기가 전망대다. 이곳에 오르면 청룡포를 둘러싼 서강과 험준한 육륙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종이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 씨를 그리워하며 쌓았다는 망향탑에 눈길이 머물렀다.

역사적 슬픔보다 현실적 감각이 나를 깨웠다. 스치는 찬바람이 머리를 때렸다. 솔숲에 놓인 데크길이 제법 운치 있다. 소나무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서 있다. 단종의 부부 금실을 떠올렸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외롭고 슬펐을까. 마음이 애잔해졌다.

단종 부부의 슬픈 부부애가 바람결에 들려오는 듯했다. 부부의 사랑은 금실(琴瑟)로 비유된다. 부부애가 거문고와 비파의 어울림과 같다는 뜻이다. 해빙의 시간처럼 조급했던 단종의 마을을 헤아려 봤다. 살얼음처럼 조심스러웠던 그 때 그날을 떠올려 봤다.

부부애는 지난해 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각인됐다. 4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평범한 시골 노부부의 소소한 일상에 울고 웃었다. 꾸밈없는 백년해로(百年偕老)의 모습 때문이다.

부부애의 부상은 우리 사회에 아주 긍정적이다. 가족 관계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현대 가정의 축이 부모·자식에서 부부로 바뀌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끝까지 내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은 자식이 아니라 배우자란 인식변화다.

지금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청령포에서 돌아오는 길에 단종 부부가 켜는 거문고와 비파 소리가 들렸다. 우리 부부의 부부애를 생각했다.

***조화롭게 부부의 의무 다해야

부부는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사랑하는 두 남녀는 결혼을 통해 부부관계를 완성한다.

결혼은 두 남녀의 합의를 전제로 해 이뤄지는 개인적인 계약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동시에 법적인 승인도 얻어야 한다. 한 성인 남자와 한 성인 여자의 사회 제도적 만남이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결합은 당연하다. 결혼엔 출생하는 자녀들에 대한 일정한 권리와 의무도 포함된다. 사랑하는 남녀가 좋아서 그저 한 집에 산다는 자체만으로 결혼의 의미가 완성되지 않는다.

결혼은 남녀의 결합을 부모 및 친지와 사회에 공포함으로써 완성된다. 그렇게 결합된 남녀만이 부부로 인정된다. 그런데 그런 부부라도 나날이 행복할 수는 없다. 부부가 함께 사는 동안 순탄치 않은 굴곡이 수없이 있게 마련이다.

영화 속 노부부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알뜰살뜰 사랑을 나누며 76년을 해로한다. 궁극적으로 부부의 의무를 다 하며 살았다. 그게 평생을 행복한 부부로 살게 한 힘이었다. 청령포 여행에서 배운 부부 사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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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