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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31 15:29:42
  • 최종수정2014.07.31 15:29:02

조혁연 대기자

팔영(八詠)은 8곳의 경치를 읊었다는 뜻이다. 김득신이 '괴협취묵당팔영'의 제 1, 2영에서 일대의 서경을 노래했다면 제 3영은 생활의 정감을 노래했다.

'우리 집은 강위에 있는데 / 문밖에 상선이 정박했네 / 달 밝은 백사장에 닻을 내리고 / 안개 낀 옛 골짜기에 돛을 내렸네 / 한수(漢水) 입구에서 바람을 타고 가 / 탄금대 곁에서 노를 두르리네 / 내일 고기와 소금을 팔면 / 촌민들 수 없이 모이겠지.'-<제목 강구상선>

김득신의 생활공간이자 창작 장소인 취묵당 앞의 괴강으로 서해안 상선(商船)이 거슬러 올라와 소금과 고기를 팔고 있다. 인용문 중 '한수'(漢水)는 남한강을 의미하고 있다.

지금도 괴산 불정면 목도강변에서는 백중이 되면 매년 황포돛배의 정박 행사가 재현되고 있다. 제 3영은 그것을 문헌적으로 고증하는 시로 봐야 할 것 같다.

제 4영은 괴강가에서 밤중에 물고기 잡는 모습이 마치 소설을 쓰듯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십분 발휘된 시로 볼 수 있다.

'오래된 나루의 어부들의 횃불 / 초저녁부터 밝게 빛나네 / 여울머리에선 잠든 해오라기 놀라고 / 물 밑에선 물고기 숨고 달아나네 / 반딧불은 백사장 가에서 반짝이고 / 별빛은 선궁(仙宮)에 떨어지네 / 내 장차 살찐 물고기를 잡아 돌아갈 때 / 그물을 묶어놓아 놓치지 않으리.'-<제목 도두어화>

어부들의 횃불, 놀라 잠을 깬 해오라기, 달아나고 숨는 물고기는 동적인 이미지다. 반면 백사장의 반딧불, 물에 비친 별빛 등은 지극히 정적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별빛은 선궁에 떨어지네'라는 표현에서는 여름밤의 아스라한 분위기와 함께 코끝을 스치는 듯한 청명한 공기가 느껴지고 있다. 물을 것도 없이 '선궁=취묵당'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횃불을 든 어부의 모습에서는 별 걱정이 없는 듯한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있다. 제 5영 역시 생활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그 내용은 제 4영과는 사뭇 다른, 행상의 고행을 읊었다.

'저 멀리 떠 있는 듯한 긴 다리 / 행인들은 항상 바쁘고 / 갈 길은 멀고 멀다네 / 새벽닭 울 때 길을 떠나고 / 해가 져서야 산점에 묵네 / 다만 먹고사는 일에 매였으니 / 언제나 쉴 수 있을까.<제목 야교행인>

김득신은 괴강가 폭우로 산능선이 사라졌다고도 읊었다.

새벽에 길을 떠나고 객점에 숙박하는 사람은 등짐을 지고 다니는 장돌뱅이임이 분명하다. 김득신은 그런 상인들을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시 역시 김득신이 생존한 17세기 후반 괴산지역에 상업과 주막문화가 정착됐음을 보여주는 사료이기도 하다. 제 8영은 폭우에 갖힌 괴강가를 노래했다.

'백길이나 되는 깊은 용추 / 언제부터 노룡이 첩거했나 / 깊은 밤엔 괴이한 기운 나타나고 / 한낮엔 상운이 짙네 / 하늘 밖에서 천둥이 치고 / 강에 저녁비 몹시 내리니 / 발(簾)을 걷고 보아도 날이 개지 않아 / 산 모습 사라진 걸 새삼 깨닫네.'-<제목 용추모우>

하늘 밖에서 천둥이 요란하게 치더니 저녁무렵 괴강에 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취묵당의 발을 걷어도 가까운 산이 보이지 않은 정도로 괴강 수계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청각과 시각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나, 취묵당 현장을 찾으면 이런 시를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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