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4.05.20 10:53:36
  • 최종수정2014.05.20 10:53:29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일 년 열두 달 늘 바쁘게 살더라도 나와 내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절이다. 한데 다른 해의 오월 같지가 않다. 국민신드롬이나 국민우울증이라고 불러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온 세상의 기운이 착 가라앉아 있다.

청주교도소 한 죄수의 눈물

국내 최대 규모의 여객선이 왜 침몰했는지 원인이야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사고가 난 후에도 제대로만 대처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었던 300여 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잃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사망자와 실종자의 대다수가 이 오월에 막 피어나는 신록과도 같은 열여섯 살, 열일곱 살 아이들이란 점이다.

이런 신록의 계절에 모처럼 작은 감동을 느껴본다. 청주시내에 위치한 상당공원 '속죄의 나무' 사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1982년, 겨울이 막 시작되려는 늦은 가을이었다. 당시 충북대학교 임학과에 재직 중이던 김홍은 교수에게 청주교도소로부터 강의를 부탁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른바 죄수들의 교화교육이었다.

교도소 강당에 모인 150여명의 죄수들 앞에서 김 교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화전민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강의를 마치고 난 후, 맨 앞줄에 있던 죄수 한 명이 벌떡 일어나더니 교수를 향해 외쳤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전 재산입니다. 교수님 강의 덕분에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통장의 만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거듭 사양했지만, 죄수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간절해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그에게 받은 만원을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던 것이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나무를 사서 심기로 했다.

마침내 봄이 오자, 김 교수는 묘목장에서 6년생 느티나무 두 그루를 구입해 청주시청 산림녹지과 후배와 상의해서 볕이 잘 드는 상당공원 한쪽에 두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나무를 심은 지 몇 달이 지나자, 만원을 주었던 그 죄수가 퇴소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해 5월 초 새벽, 출소하는 그를 찾아가 반갑게 해후한 김 교수는 말했다.

"자네에게 보여줄 것이 있네." 김 교수는 그 길로 상당공원에 있는 두 그루의 나무를 보여주었다.

"자네가 준 만원으로 올 봄에 심은 두 그루의 나무일세. 앞으로 살아가면서 삶이 힘겨워 화가 날 때면 이 나무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게. 자네의 속죄의 마음이 담긴 이 나무가 그때마다 견디어 낼 용기를 줄 걸세."

그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 앞에서 한참을 울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사연이다.

올해로 벌써 수령 38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그 나무의 이름은 '속죄의 나무'다.

'속죄의 나무'사연은 후안무치한 유병언 회장 일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은 과거의 이력을 간직한 채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도 그렇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범죄행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유씨 일가와 측근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돈에 눈이 먼 유씨 일가의 탐욕이 세월호 참사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만천하에 알려진 터이다. 혹여 세간의 관심이 멀어질 때를 기다리겠다는 심산인가. 가당치도 않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는 아직도 수십 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다. 진도 팽목항의 통곡도 계속되고 있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어야

유씨 일가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유족과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한 뒤 죗값을 치르는 게 그나마 속죄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속죄해야 할 6·4지방선거 후보들도 많다.

전과 7범의 후보가 버젓이 정당 공천을 받았다. 충북 지역의 후보 10명 가운데 4명이 전과가 있다는 통계다.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이틀간(15·16일)의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모두 426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이들 가운데 전과가 있다고 밝힌 후보는 모두 165명이다. 전체 등록 후보의 38.7%에 달한다. 이유를 떠나 속죄가 필요한 후보들이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 없이 사회지도층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자세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신록의 계절 5월, 청주 상당공원 '속죄의 나무'사연이 모두에게 자기반성과 작은 감동의 촉매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