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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7.21 16:47: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영수

수필가, 전 청주문화원장

장엄한 대자연이 유혹하는 북유럽에 갔다.

오래 소망해 오던 먼 북극 여로, 더구나 여행단 30여 동행자 모두가 생면부지의 4,50대들이어서 가슴이 설레고 긴장이 되기도 했다. 허지만 배낭을 멘 '꽃보다 할배'가 뜨는 요즘 아닌가. 노년의 느긋한 감성에 불을 지폈다.

첫 기착지 덴마크의 코펜하겐에는 세계 3대 썰렁문화유적으로 불리는 '작은 인어상'이 아직도 건재했다. 관광객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프레델릭스성(城)의 정원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하루를 머문 덴마크는 노르웨이를 가는 경유지에 불과했다. 스웨덴, 핀란드도 그랬다.

원시적 자연경관이 경이롭기만 한 노르웨이 산하, 그 중에도 빙하가 깎아 만들어 낸 협곡(피요르드)이 장관이었다. 그림 같은 산 속의 작은 마을에서 피요르드 탐사가 시작되었다. 바다가 강처럼 길게 뻗어나간 협곡 양 옆으로 절벽을 이룬 산들이 만년설 녹아내린 물을 끝도 없이 아래로 쏟아 붓고 있다. 폭포의 물줄기가 검푸른 산에 하얀 광목천을 아래로 길게 펼쳐 놓아 별천지에 온 듯했다.

환상의 뱃길 여행은 푸른 빙하와 로맨틱열차로 이어 지면서 절정을 이루는데,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 대다 보니 필름이 바닥나고 말았다. 처음엔 남남이던 동행들이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서 마음이 열려 친숙한 사이가 되어 버렸다. 연일 험로를 오르내리는 강행군이었으나 피곤하지가 않았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배에서, 열차에서 한국어 방송을 해 주고 있다.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 유럽의 최빈국이었다. 오랫동안 이웃나라들에 예속되는 아픈 역사도 있으나 지금은 잘 사는 나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절규'의 화가 뭉크와 '페르귄트의 조곡'의 작곡가 그리그 등 천재적 예술가들에 대한 긍지 또한 대단했다.

9세기 초에 건조된 세 척의 바이킹선이 복원, 전시된 오슬로의 바이킹 박물관에 뭉크의 걸작들이 전시된 미술관보다도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바이킹 하면 약탈을 일삼는 해적선이란 우리들의 인식과 달리 이곳 사람들은 조상들의 도전, 개척 정신의 표상처럼 떠받들며, 그 후손임을 자랑스레 생각하고 있었다.

박물관 마당에 부부의 흉상이 서 있다. 가이드 이복규 씨가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람은 바이킹"이란 학설을 증명하는데 평생을 바친 고고학자 헬게 잉스타 박사 내외라고 했다. 콜럼브스 보다 4백년이나 앞서 아메리카 대륙에 올라 그곳에서 살다가 뼈를 묻은 선조의 유적을 찾아낸 분이라는 것이었다. 지난 2000년에는 수상까지 참석하는 미 대륙 발견 천년을 기리는 성대한 기념행사가 열렸다고 했다.

아하, 그랬구나. 바로 그 1년 뒤인 2001년 청주의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때, 처음에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던 일이 극적으로 반전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심사위원장이 바로 이곳 노르웨이 사람 밴딕 루카스 씨가 아니었던가.

미 대륙 발견자가 노르웨이 사람임에도 스페인 같은 강대국 힘에 밀려 인정받지 못했던 약소국의 동병상련이, 프랑스에 빼앗겨 파리에 가 있는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直指)의 유네스코 등재의 기폭제가 된 것이 아닌가. 잠시 감회에 젖어 잉스타 흉상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이 일화를 가이드에게 들려주자, 오슬로와 청주가 이처럼 좋은 인연이 있음을 몰랐다며 반색을 했다. 학구파인 그녀는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에게 "구텐베르그의 성서 보다 70 여년이나 앞 선 금속활자 인쇄의 메카 청주"를 알리겠다고 했다. 이번 여행길의 청량제였다.

인연이란 운명처럼 다가오지만, 관계는 노력에게 달렸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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