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7.26 16:08: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매일 오후 4시 5분부터 6시까지 방송되는 모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은 청취율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배우 출신 여성 진행자의 거침없는 입담과 이에 보조를 잘 맞추는 남성 진행자,청취자들의 생생한 참여 등이 인기 비결로 보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필자의 귀에 거슬리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아버님'이다.

여성 진행자는 실제 나이가 자신보다 한참 많은 남성 진행자와 친구 사이처럼 농담을 주고받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호칭은 절대로 '~씨'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아버님'이다. 한글에 서툰 외국인에겐 마치 자유분방한 집안의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대화하는 것처럼 들리지도 모르겠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아버님은 '자기의 아버지와 나이가 비슷한 남자를 친근하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라고 돼 있다. 따라서 여성 진행자는 자신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 남성 진행자의 호칭에 대해 고민한 끝에 이 단어를 선택한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상당수 청취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청취자 중에는 이 남성 진행자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냥 '***씨'라고 부르면 된다.

#사회가 연성화되면서 언제부터인가 한국사회에서는 40대 이후 가장이나 남성들의 권위가 추락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사회에서 '아버지'란 단어는 갈수록 듣기가 어려워진다. '아빠'란 단어보다도 훨씬 더 사용 빈도가 낮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의미의 '아버지'란 호칭을 자주 들었다. 요즘도 가끔 듣는다.

처음엔 필자가 다니는 수영장에서였다.

몇 달전까지 강사였던 20대의 그녀는 강습 시간에 필자를 꼭 '아버지'라고 불렀다. 하기야 나이로 치면 필자의 딸뻘이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심기가 편치는 않았다. 당시 남녀수강생 중에선 필자가 그래도 나이로 치면 '젊은축(?)'에 속해서,가끔 연습을 할 때 선두에 서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용감한 녀석(?)'이 다른 수강생들은 어떻게 부르나 유심히 관찰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 겉모습이 대략 40대 이후로 보이면 '아버지'나 '엄마'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필자보다 나이가 몇 살 어린 40대 후반 여성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사실을 목격하면서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성은 '엄마'라고 다정하게 부르면서,남성은 '아빠'가 아닌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그렇다고 본인에게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20대 후반의 유부남 강사도 그녀와 같은 방식의 호칭을 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필자 같은 중년 남자는 '아버지',아가씨나 미시를 넘긴 나이로 보이는 여성은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이로 봐서 할아버지나 할머니 급에 해당되는 수강생은 어떻게 부를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필자가 다니는 수영장은 '고령화 사회의 축소판'이어서 70대는 물론 80대 수강생도 더러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심히 관찰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나 '할머니'란 단어는 절대로 들을 수 없었다. 필자보다 더 나이가 어린 40대들이 들으면 "억울하다"고 하겠지만,어르신들도 모두 필자와 동격인 아버지,또는 엄마였다.

두 번째는 세종시의 모 가정의학과 병원에서 경험했다(요즘도 가끔 경험하고 있다).

어깨 통증이 있어 두달쯤 전 이 병원을 처음 방문한 필자를 접수 창구에 있던 여성은 '아버지'라고 불러 곤혹스럽게 했다. 30대 중반의 유부녀로 짐작되는 이성에게서 이런 호칭을 듣다니…유쾌할 리가 없었다. "혹시 내 뒤에 나이 드신 분이 서 있나"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기막힌 일은 조금 뒤 일어났다. 물리치료실에 있던,20대 초반으로 짐작되는 앳된 모습의 여성(물리치료사라고 해 두자)은 친절했다. 필자에게 '아버지'란 단어를 귀가 따갑도록 남발했다. 단지 수영 강사와 다른 점은 60대 이후 어르신들을 '할아버지'나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상했다. 왜 병원과 수영장에서 호칭이 달라야 할까.

'불편한 진실'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필자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친구나 지인에게 질문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그냥 '수강생'이나 '환자'라고 부르면 무난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들을 강사님이나 아가씨라고 부르듯이…" 대답은 대부분 이랬다.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기 위해 그런 호칭을 쓰겠지. 골치 아프게 따질 필요가 뭐 있어?" 하지만 요즘 한국사회에선,40대 이후에도 결혼 경험이 없는 사람이 적지 않다. 따라서 단지 겉모습만으로 아버지나 엄마란 호칭을 듣는 그들은 필자보다도 더 억울해하지 않을까.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