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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5.07 15:25: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5월을 시작하자마자 행복한 편지 두 통이 날아들었다. 충북일보 '나눔의 행복 시즌2-행복의 날개'에 보도된 당사자들의 편지였다.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의 글로 희망을 전했다.

작은 도움이 때로는 뜻하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다. 없는 가운데 떼어주는 반쪽짜리 인심은 더욱 정겹다. 넉넉하게 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함께 들어 있는 까닭이다. 세상이 아직 살만한 이유도 이런 반쪽 콩에서 찾을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찾자

2012년 1월16일자 충북일보 3면에 보도된 이선영(16)양은 희귀병을 앓고 있다. 몸속에 쌓인 구리가 뇌와 신장, 각막 등에 이상을 미치는 '윌슨병(Wilson's disease)'이다. 희망을 갖기 힘든 상황이었다.

2012년 2월13일자 3면엔 '주성이 할머니 이야기'가 실렸다. 지난 1월26일. 음성군 읍내리 한 낡은 집에 불이 났다. 폐암을 앓았던 61세의 할머니는 온 힘을 다해 손자 주성이(2)와 집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타버렸다. 꿈과 희망이란 단어조차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두 사연 모두 아주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보도 후 기적이 일어났다. 선영이는 지금 희망차게 살아가고 있다. 주성이 할머니는 주성이를 훌륭하게 키워 보답하겠다고 한다. 깜깜한 현실을 밝혀준 등불 덕이다.

작은 정성으로 모아진 후원금이 등불 역할을 했다. 철부지급(轍·之急) 상황의 구세주였다. 철부지급은 장자의 '외물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매우 위급한 상황을 말한다. 철부란 수레바퀴로 패인 곳에 고인 물속의 붕어를 뜻한다. 사람이 다급하고 곤궁한 처지에 이른 경우를 두고 이런 말을 쓴다.

우리는 흔히 돈이 없어 중요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물론 이를 알고 수 천 만원씩 기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몇 천원을 내는 초등학생 역시 있다. 콩 반쪽을 나누는 나눔의 행복 실천자들이다.

선영이도 반쪽 콩과 같은 정성의 후원금으로 정기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후원금은 병원비로 다 썼다. 그러나 지금은 병과 맞설 희망을 갖게 됐다. 주성이 할머니는 후원금으로 월세 방을 구했다. 후원자들의 작은 도움이 선영이와 주성이네 식구를 살린 셈이다.

우리는 과연 어떤가. 별로 남을 도와 준 일이 없다. 흔한 불우이웃 돕기도 잘 하지 못했다. 자선 단체에 기금도 잘 내지 못했다. 돈도 돈이지만 도움을 어렵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콩 한 쪽을 나눠 먹는 게 도움인 줄 몰랐다.

어느 한 덩어리 뚝 떼어주는 것도 나눔이다. 반쪽 밖에 없으면 반의 반쪽으로 나누는 것도 나눔의 행복 실천이다. 어떤 의미에선 더 진정성을 갖는다. 장자가 도움을 청하러 간 관리에게 화를 낸 이유와도 같다.

장자 이야기를 더 해 보자. 장자는 집에 식량이 떨어지자 지방장관격인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빌려 달라고 했다. 그런데 감하후는 "장차 내 봉읍(封邑)이 나오면 그것을 받아서 삼백금쯤 빌려 주겠다"고 대답했다. 당장의 끼니가 급했던 장자는 화를 내고 돌아 왔다.

장자의 '외물편'에 보면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에 있는 붕어의 급함"이란 의미로 철부지급이라는 고사성어가 전해진다. 위급한 경우나 몹시 고단하고 옹색함을 비유할 때 자주 인용된다.

장자가 화를 낸 이유는 당장 급한 것을 해결하지 못해서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멀리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관리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궁극적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책을 찾는 게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나눔은 작은 씨앗을 뿌리는 일

"지금은 빌려줄 돈이 없다. 며칠만 기다리면 세금이 들어오니 그때 많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말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지금이 절실하다. 물에 빠진 사람 죽은 후에 건져야 아무 소용없다.

남을 돕는 일도 마찬가지다. 갖고 있는 중에서 표 나지 않을 정도로 떼어 주는 게 좋다.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끼지 않아 편하다. 도움이 절실한 사람에겐 작은 정성도 아주 큰 효과를 낸다.

선영이와 주성이 할머니가 고마워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액수로는 큰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고마움은 선영이와 주성이 할머니에게 살 희망을 줄 정도로 컸다. 나눔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눔은 작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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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