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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01 17:30: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전기 청주를 찾은 임금은 태조, 세종, 세조 등이다. 이들은 계룡산, 초수리(초정약수), 속리산 복천암 등을 가는 도중에 각각 우리고장 청주를 방문했다. 이와 관련, 세 임금의 어가행렬 모습을 살펴보면 재미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어가행렬에도 개인의 성격이나 당시 문화가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 세종은 백성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어가행렬 자체를 간소화하려 했다. 지방관리가 행정구역 경계까지 마중나오는 것도 그리 반기지 않았다.

'충청도 도사(都事) 한질이 와서 문안을 드리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번 초수 행차에는 참으로 간편한 것을 따르려 하였는데, 충청도 도사가 지경을 넘어 왔으므로 번거로운 폐단이 없지 않을 것이다. 이 뒤로는 삼가서 이같이 하지 말라" 하였다.'-<세종실록>

태조 이성계의 어가행렬에서는 고려 문화가 상당부분 그대로 계승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건국 초기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인용문 중 나례(儺禮)라는 단어가 그 힌트어가 된다.

'청주에 이르니 목사 진여의와 판관 민도생 등이 나례(儺禮)를 갖추어 북교(北郊)에서 맞이하고, 부로(父老)들은 노래를 불러 올리면서 어가 앞에 절하였다.'-<태조실록>

나례는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 민가와 궁중에서 마귀와 사신(邪神)을 쫓아내는 의식으로, 고려시대 문헌에 처음 등장한다. 12~16세의 소년을 뽑아 이를 진자라 했다. 그리고 24인을 1대(隊)로 하여 가면에 붉은 치마를 입히고 춤을 추게 했다.

이밖에 호각군은 20인을 1대, 기(旗)를 잡는 사람 4인, 퉁소를 부는 사람 4인, 북을 가지는 사람은 12인으로 구성하였다. 나례는 광해군대까지 존속되다 인조대 이르러 그 폐단 때문에 혁파됐다.

조선시대 임금중 과단성과 과격성을 겸비한 인물은 아무래도 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세조일 것이다. 그의 청주 어가행렬에 이런 면이 그대로 노정돼 있다.

세조의 어가는 죽산, 진천을 거쳐 청주로 들어왔다. 세조는 그 와중에 신라 김유신 장군의 태가 묻혀있는 진천 길상산에서 적지 않은 군사들을 산짐승 몰이꾼으로 동원, 사냥놀이를 했다.

'임금이 지응사 김국광(金國光)에게 이르기를, "충청도 군사는 2만여 인이나, 보병을 다 계산하면 4만여 인에 이를 것이니, 명일 길상산에서 몰이하게 하라" 하고…'-<세조실록>

세조 어가행렬은 엄한 군기를 지니기도 했다. 횃불의 밝기가 일정치 않거나, 병졸들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하옥하거나 그 자리에서 포박(면박)하기도 했다.

'5고(鼓)에 어가가 거둥하였는데, 어가 앞의 횃불이 혹은 꺼졌다가 혹은 밝아졌다가 하였으므로 횃불을 없애도록 명령하고, 즉시 경력 고태정과 진천 현감 남척을 가두었다. 길상산 사장에 이르러 부장 이몽석 등 두 사람이 군사를 잃어버렸으므로 면박(面縛)하여 하옥하게 하였다.'-<세조실록>

세조실록에는 '병조의 표기가 느리게 와서 교룡기와의 거리가 지나치게 멀기 때문에, 정랑 민정과 진무 조숭지를 불러서 갓을 벗고 보행(步行)하게 하였다'라는 표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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