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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10 17:57: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올해 11월 11일은 여느해보다도 떠들썩하게 넘어갈 것 같다.

아라비아 숫자 '1'이 6개 겹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우선 빼빼로데이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게 틀림없다. 하루 전날이 수능시험일이니,시험을 끝낸 학생이나 젊은 연인들이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11시 11분에 맞춰 이벤트를 벌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날 벌어질 이벤트의 최고 압권은 '주민등록번호 111111 만들기'라고 해야 하겠다. 이왕이면 100년에 한 번 돌아오는 귀한 날 자식을 낳아 쭉쭉빵빵 번호 '111111'을 선물하려는 열성 부모가 적지 않다는 보도다. 심지어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출산일을 11일로 앞당기는 임산부가 있는가 하면,출생 신고일을 조작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식 사랑은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산부인과 병원에는 11월 11일에 맞춰 아이를 '계획생산'하기 위해 이미 올해초부터 예비 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졌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정확한 인구통계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결국 올해 미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2월 14일) 베이비' 가 예년보다 많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골치 아픈 게 많은 현대사회다. 따라서 어떤 현상에 대한 의미 부여를 통해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정신건강 상으로도 유익할 것이다. 10개의 숫자 중에서 가장 먼저 오는 1이란 숫자는 대부분의 경우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기억하기 쉬운 게 주된 이유다. 숫자로 표시되는 디지털시계를 봤을 때 11시 11분이면 아무 이유도 없이 즐거워지는 반면 4시 44분이면 괜히 기분이 언짢아지는 느낌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냉철히 생각해 보자. 개인과 관계되는 숫자에 1이 많아서 실제로 도움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전교 1등' '승진 1순위' 같은 경우 당사자는 즐겁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 '111111-*******'이 과연 좋은 것일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도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아이핀(IPIN)까지 등장했다. 이런 현실에서 올해 11월 11일생이 남들보다 쉽게 주민증 위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요즘같은 대중사회,정보화사회에서는 남들이 알아보기 쉬운 숫자가 그 숫자와 관계되는 사람에겐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자가용 승용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만 해도 호사가들 사이에서 '1111'같이 기억하기 쉬운 차량번호판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고위 공직자처럼 이른바 '빽'이 센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하지만 자동차가 대중화된 요즘엔 사정이 다르다. 번호가 쉬워서 좋을 이유는 거의 없다. 음주나 주정차 단속 요원들에게 기억될 확률이 어려운 번호보다는 아무래도 높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모 후보는 자동차 번호판을 '2002'로 달았다가 망신만 당하고 번호를 바꾸기도 했다. 차량 번호판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경호하기가 힘들었던 게 주된 이유였다. 게다가 선거에서도 졌다.

조선시대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없었다. 16세 이상의 남자만 요즘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호패를 지닐 수 있었다.

전 국민에게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번호제도가 생긴 것은 불과 43년전이다. 1968년 11월 21일부터 간첩 식별 편의 등의 목적으로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면서,새로 태어나는 국민에게 주민번호가 주어진다. 우리나라는 태어날 때 받은 단 하나의 번호에 지문을 포함한 개인의 모든 정보를 담아 관리하는 주민등록제도를 시행하는 세계 유일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인도인이 발명했다는 아라비아 숫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50년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전에는 대부분의 문서에서 숫자를 한자나 한글로 표기했다.

2011년은 우리 고유의 단군기원(檀君紀元)으로 따지면 4344년(서기+2333년)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동시에 모든 공문서는 단군기원으로 작성됐다. 하지만 박정희 장군이 일으킨 1961년 5 ·16군사쿠데타 이후 들어선 새 정부는 예수 탄생을 기원으로 삼아 만든 '수입산 역법'인 서력기원(西曆紀元)을 쓰고 있다.

'111111 이벤트'는 지극히 서구적이다. 주민등록번호,아라비아숫자,서력기원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전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좋은 숫자는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남의 나라 사람이 만든 단순한 숫자에 너무 크게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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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