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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9.27 16:14: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어사(御史)는 암행어사와 일반어사로 구분됐다. 암행어사는 글자 그대로 왕명을 받고 비밀리에 지방을 순행하면서 악정(惡政)을 살피던 특명 관직을 말한다.

이들의 임명과 임무는 일체 비밀에 붙여졌다. 암행어사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세조 때였다. 성종실록에 '암행어사'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나, 세조 때 이미 도입됐던 정황이 나타난다.

'옛날에 세조(世祖)께서 신에게 분부하기를, '지금 그대들을 보내는 것은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옛날 사람의 말에 '고양이를 기르는 집에서는 쥐가 함부로 다니지 못한다' 고 했으니, 암행어사(暗行御史)가 한 번 나간다면 탐관(貪官)이 저절로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성종실록>

암행어사 제도는 조선 전기에는 그리 발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군신간의 신뢰를 해치는 것이라고 해서 안 좋게 여겼다. 대신 공개리에 활동하는 일반어사 제도가 더 많이 활성화됐다.

종류도 파견 목적에 따라 순무, 균전(均田), 독운(督運) 등 매우 다양했다. 순무는 순찰, 균전은 형평 과세, 독운은 조운을 살피는 것을 일컫고 있다. 이밖에 호패(號牌), 구황(救荒), 재해 점검을 위해서도 일반어사가 자주 파견됐다.

암행어사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극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박문수의 활약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조선전기 어사는 시쳇말로 '꼴심'을 크게 쓰지 못했다.

중종 때 김익수(金益壽·?~?)라는 인물이 충청도어사로 파견됐다. 어사는 활동을 하고 귀경을 하면 임금에게 활동 내용을 반드시 보고토록 돼 있다. 이른바 복명(復命)이다. '푸대접받는 일반어사'의 모습이 이 시기에 자주 등장한다.

'충청도 어사 김익수(金益壽)가 복명(復命)하였다. 이어 아뢰기를, "신이 1일에 전교를 받고 비인현에 도착하였는데 현의 성문을 닫고 들여보내지 않았으니, 이는 현감이 시킨 것인지 아전들이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임금의 명을 받들고 간 사신을 대우하는 사체가 지극히 매몰스러웠습니다."'-<중종실록>

일반어사에 대한 당시 지방관들의 푸대접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심지어 밥까지굶기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물론 김익수가 내용을 과장되게 복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체가 지극히 매몰스러웠다'(事體至爲埋沒)는 표현으로 봐, 일반어사에 대한 푸대접은 그 정도가 상당히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의 '사체'(事體)는 사리(事理)와 체면(體面)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신은 말을 타고 다니느라 피곤한데다가 밥먹을 겨를도 없어서 기갈이 심했으나 전혀 음식을 공궤(供饋)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대로 밤을 새웠는데 아침에도 역시 이와 같았으므로 또 밥을 먹지 못한 채 나왔습니다. (…) 이처럼 대우할 수는 없는 것인데, 사체가 지극히 매몰스럽게 되었습니다.'-<중종실록>

중종은 의외로 "추고하라"는 반응만 보인다.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다. 추고(推考)는 죄가 있는지 여부를 한번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김익수는 중종과 명종 때 이례적으로 충청도관찰사도 두번씩이나 역임하는 등 우리고장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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